<글 싣는 순서>
1. 한국 가톨릭교회와 대구교구
2. 대구교구의 현재
3. 교구 설정 100주년 기념사업
4. 100주년 준비 3개년 로드맵
5. 2008년 ‘성찰의 해’ 중점 추진사항
1. 한국 가톨릭교회와 대구교구
1.1 복음전파와 대구교구 설정
우리나라에 복음이 전파된 것은 1784년입니다. 혹독한 박해 중에서도 우리나라에 처음 교구가 설정된 것이 1831년이었습니다. 그 하나의 조선교구가 서울교구와 대구교구 2개로 분할된 것이 1911년이었고, 서울교구는 경기 이북지역, 대구교구는 충청 이남지역을 관할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로 계속 교구가 설정되어 지금은 군종교구 포함 16개 교구로 발전되었습니다.
군종교구를 제외한 15개 교구는 서울, 대구, 광주 등 3개 관구로 편성되어 있습니다. 서울관구에는 서울, 수원, 인천, 의정부, 춘천, 원주, 대전 등 7개교구, 대구관구에는 대구, 안동, 부산, 마산, 청주 등 5개 교구, 광주관구에는 광주, 전주, 제주 등 3개 교구가 속해 있습니다.
1.2 한국 가톨릭교회를 선도하는 대구대교구
그동안 우리교구는 한국 가톨릭교회를 선도해 왔습니다.
1) 한국교회 최초의 시노드
우리 교구는 1997년부터 1999년까지 한국교회 최초의 시노드를 개최하였습니다. 시노드는 교회 회의입니다. 세계 전체교회 회의가 공의회이고, 지역교회 회의를 시노드라고 합니다. 교회 구성원 모두가 참석하지 못하니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 대표를 뽑아서 하는 대표자회의입니다.
시노드라는 말 자체가 생소하던 때, 대구대교구는 2000년 대희년을 앞두고 교구전체가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교구민 전체의 의견을 결집하려고 시노드를 개최하였고, 이는 다른 교구의 모델이 되고 있습니다.
2) 한국교회 최초의 제2차 시노드 계획
우리 교구는 교구설정 100주년을 맞아 제2차 시노드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다른 교구는 이제 시노드를 개최하거나 계획하고 있는데 우리 교구는 두 번째 시노드를 개최하여 교구설정 100주년이라는 전환점을 맞아 교구의 미래에 대해 교구민 전체의 지혜를 결집하고자 합니다.
3) 한국교회 최초 100주년 기념대성전 건립계획
우리 교구는 한국교회 최초로 교구설정 100주년을 기념하는 대성전을 건립하고자 의견을 모으고 있습니다. 교구민 전체의 역량을 모아 아름다운 성전을 지어 하느님께 봉헌하고 교구설정 100주년을 기념하는 상징물로 삼고자 합니다.
4) 한국교회 최초 언론인 〈가톨릭신문〉 창간
우리 교구는 일찍 언론과 미디어가 선교에 중요한 수단임을 내다보고 1926년에 한국교회 최초의 가톨릭 언론인 〈가톨릭신문〉을 창간하였습니다. 오늘날 방송 등 다양한 미디어 매체들이 교회 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 언론은 앞으로도 선교에 주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5) 한국교회 최초 여성교육기관 효성여대 설립
우리 교구는 낙후되었던 여성교육에 일찍 관심을 가지고 1952년에 효성여자대학을 설립하여 여성교육에 이바지하였습니다. 효성여대는 한강 이남의 명문대학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여성교육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6) 한국교회 최초 주일학교 산간학교
우리 교구는 학생들의 종교교육에도 큰 관심을 가져왔고, 주일학교 학생들을 위한 산간학교를 개발하여 적지 않은 효과를 거두었습니다. 이는 다른 교구의 주일학교 교육에 좋은 모델이 되었지요.
2. 대구대교구의 현재
2011년 우리 교구는 교구설정 100주년을 맞습니다. 우리 교구는 초대교구장 안 플로리아노 주교님 이래로 여덟 분의 교구장님께서 교구발전을 위해 헌신하셨고, 지금은 제9대 최영수(요한) 대주교님께서 교구장으로 계십니다.
지난 1986년부터 2007년 3월까지 21년 동안 교구장으로 재임하신 이문희(바울로) 대주교님께서 은퇴하시고 새로운 교구장님이 착좌하셨고, 2011년 교구설정 100주년을 앞둔 것이 현재 우리 교구의 상황입니다.
100주년은 지난 100년간의 역사를 되돌아보면서 미래를 전망하는 전환점입니다. 지난 100년은 우리 민족과 교회에 격동의 시기였습니다. 일제의 식민지라는 고난의 시기를 거쳤고, 민족해방의 기쁨도 잠시, 6·25전쟁이라는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었습니다. 그 후로도 정치·사회·경제 전반에 걸쳐 오랜 불안정을 겪어 왔습니다. 이러한 국가와 민족의 시련 속에서도 우리민족은 이를 슬기롭게 극복해왔고, 우리 교구 또한 꾸준한 성장과 지역의 복음화에 매진해 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세상이 너무나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급변하는 세상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개인이나 기업과 같은 조직 할 것 없이 다들 걱정이 많습니다. 변화의 트렌드를 재빨리 읽고 적극 대처하기 위해 우리 사회 곳곳에서 개혁과 혁신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습니다.
이러한 세상의 급격한 변화는 우리 교회에도 큰 도전이 되고 있습니다. 정신적인 가치들이 뒷전으로 밀려나고 물질주의와 개인주의가 전면에 등장하고 있지요. 과거에는 전통을 따르는 것이 당연한 정서였는데, 지금은 각자가 갖가지 정보를 수집하고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사람들의 사고방식과 삶이 더욱 다양화되고 모든 분야에서 패러다임이 급격하게 바뀌고 있습니다.
교회 내적으로는 신앙의 열기와 선교열의가 줄어들고 있고 청소년들은 교회로부터 멀어지고 있습니다. 눈높이가 높아진 오늘날 평신도들은 강론이나 사목적 배려에서 성직자들에게 더욱 적극적인 요청을 해오고 있습니다.
교회 외적으로는 쾌락주의와 극단적인 이기주의의 사조로 인간의 존엄성이 무시되고 생명경시 풍조가 만연되고 있습니다. 사회전반에서 정직하고 진솔한 삶의 태도가 사라지고 천박한 풍조들이 난무하고 있고, 가정도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되고 만다는 것이 역사의 순리입니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맞설 때 변화는 오히려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자신의 현재 모습을 진지하게 성찰하고 각오를 새롭게 해야 하겠습니다. 현실에 안주하려는 나약한 마음이나 경직된 사고를 과감하게 버리고 변화하는 세상에 정면으로 맞서야 하겠습니다.
2000년 교회역사를 돌이켜볼 때 중요한 전환기에서 변화를 거부하다가 큰 위기를 겪은 교회의 뼈아픈 역사를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진실로 우리 교구 모든 구성원이 한 마음으로 단결하고 똘똘 뭉쳐 미래를 직시할 때 100주년은 우리 교구의 새로운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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