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 - 세 번째 이야기
특전미사(전야미사)를 위한 근거는 무엇인가요?
1965년 독일의 주교들은 ‘주일과 축일의 전야미사’ 허락을 5년 기한부로 교황청으로부터 받았습니다. 이에 대한 근거로써 사제부족, 주말 여가선용과 여행, 한 사제가 주일 아침 여러 대의 미사 집전에 대한 과중한 요구 등이 제시되었습니다. 당시 독일 주교들은 교황청이 내린 이 허락을 각 본당에 내리는데 오히려 삼가는 편이었습니다.
그렇지만 그 사이에 얻은 좋은 사목적 경험들이 로마에 전반적인 허락을 청원하는 계기를 제공하였고, 마침내 1969년 그 허가를 얻어 오늘날까지 여전히 유효합니다.
따라서 이에 대해 결정하는 일은 이제 본당 공동체의 책임입니다. 여기서 주일미사에 대한 전야(특전)미사는 아무런 제한이 없습니다. 1967년에 나온 <주일 또는 의무축일의 전야미사에 관한 미사지침>은 이에 대해 언급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로텐부르크(Rottenburg) 교구도 1969년 모든 본당 공동체에 “주일과 의무축일의 전날 저녁에 한 대의 미사를 도입하고, 이 미사참례로서 신자들은 자신의 주일의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허락한 교구 중의 한 교구입니다. 그러나 파싸우(Passau) 교구처럼 1974년에도 주일과 의무축일의 전야미사를 실시하려면 교구에 신청해야 하는 제한적인 조치를 취한 교구들도 있었습니다. 이는 로마에서 부여받은 전반적인 승인과는 상반되는 조치였습니다.
실제로 전야미사가 토요일 저녁에만 거행되고 의무축일 전날 저녁에는 거행될 수 없다면 이는 이해하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교회가 지정한 많은 의무축일이 휴일이 아닌 날이 많기에 신자들은 축일 당일만 저녁미사에 참여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주일 특전미사가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자리 잡았으므로, 축일에도 전야미사가 없는 경우에는 많은 사람들이 성당에 오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1960년대 말 독일 교구들 안에서는 전야미사에 대한 극심한 찬반 논쟁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 림부르크(Limburg) 교구의 보좌주교였던 캄페(Kampe) 주교님은 일찍이 찬성하면서 다음과 같이 언급하셨습니다. : “주일 저녁의 불안정한 우리의 생활방식을 보면 전날 저녁의 조용한 미사거행은 필요한 것으로 여겨집니다. 생활의식이 아침에서 저녁으로 옮겨지고 있음에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그리고 밤이 다가오는 것은 부활 기념을 가리키며 마지막으로 토요일 저녁미사는 부활의 특성 때문에 주일 저녁미사보다 앞섭니다.”
그 사이에 많은 본당 공동체에서 전야미사가 신자들이 많이 참석하는 미사가 되었습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주일의무’를 이행하는 것이 아니라, 주일은 이 미사로서 시작한다는 이해입니다.
전야미사를 통하여 그리스도교의 주일을 지키고 보존하려는 정당한 걱정이 더 커지지 않고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에 비추어보면, 주일의 의미가 전야미사로 흐려질 수 있을 것이라는 많은 교구들의 염려는 쓸데없는 걱정이라는 것이 증명되었습니다. 그간의 경험은 주일미사에 경건하고 고귀한 가치를 두는 열심한 신자들이 주로 전야미사에 참례한다는 것을 증명함과 동시에 그들의 능동적인 참여를 분명히 알 수 있으며 나아가 수많은 영성체가 이를 증명합니다.
전야미사가 하나의 새로움을 가져왔다는 데에는 조금의 의심도 없습니다. 힘든 시기에 특이한 형태로 생겨났어도, 먼저 제한된 조건 하에 허락이 되었고 그런 다음 로마에서 독일 교구들을 위해 전면적인 허락이 허용되었으며, 이제는 전 교구 안에서 확실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전야미사는 바로 주일과 축일의 성화를 위하여 도움과 유익이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제 눈길을 우리 한국 교회에 돌려보면, 한국 교회는 현행 교회법 “미사참례의 계명은 축일 당일이나 그 전날 저녁에 어디서든지 가톨릭 예식으로 거행되는 미사에 참례하는 것으로 이행한다.”(1248조 1항)는 조항에 의거하여 주교회의가 제정한 한국천주교 사목지침서는 아래와 같이 규정하고 있습니다. : “주일과 의무 축일 전날 오후 4시부터 주일과 의무 축일의 미사를 집전할 수 있다.”(74조 1항) “미사참례의 의무는 주일과 축일의 당일이나 그 전날 저녁의 미사에 참여하는 것으로 이행된다.”(74조 2항)
이와 직접적으로 관련하여 한국 주교회의가 정하여 사도좌에 신청 승인된 의무 축일에 관해서 한국 주교회의 사목지침서는 “한국 교회의 의무 축일은 모든 주일과 예수 성탄 대축일과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과 성모 승천 대축일이다.”(교회법 제1246조 2항 : “주교회의는 사도좌로부터 미리 승인을 받고 어떤 의무 축일을 폐지하거나 주일로 옮길 수 있다.”, 1985년 주교회의 추계 총회 결정, 사도좌 인준 1986년 9월 23일, 교구사제 특별권한, 제8조) 라고 정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주일과 의무 축일 전야미사라고 할 때, 한국 교회는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과 성모 승천 대축일을 제외한 의무 축일(예를 들면, 주님 공현 대축일, 주님 승천 대축일, 그리스도의 성체와 성혈 대축일)을 모두 주일로 옮겼기에 의무 축일 특전(전야)미사는 위의 두 대축일을 제외하면 없는 셈이 됩니다.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12월 8일), 성 요셉 대축일, 성 베드로와 바오로 사도 대축일, 모든 성인 대축일은 의무 축일로 경축하지 않으나 미사 참여는 권장합니다.
전례력-세 번째 이야기
왜 대림 첫 주일에 교회력의 새해를 시작하나요?
연중 거행되는 전례를 위한 강조점은 성경 독서의 선택을 통해 주어지며, 그것은 언제나 대림절과 더불어 새로 시작합니다. “전례 거행에 더 풍부하고 더 다양하고 더욱 적합한 성경 봉독이 마련되어야 한다.”(전례헌장 35항 2)는 것이 전례 개혁를 이끄는 주제였습니다. 그러므로 주일을 위한 새 독서 순서는 소위 말하는 ‘가’해, ‘나’해, ‘다’해 3년 주기로 하여 펼쳐집니다. 연중 평일을 위해서는 홀수, 짝수의 2년에 걸친 고유한 주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독서 순서의 중요한 장점은 연중 주일들에 매 4년마다 같은 성경이 되풀이하여 봉독된다는데 있습니다.
그리하여 구약과 신약의 모든 중요한 성경말씀을 들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성경의 깊은 이해가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주일미사에 규칙적으로 참례하는 사람은 자신의 일생동안 여러 번 같은 말씀을 들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한 가지 단점이라면 교회일치에 기여하지 못하는 것으로, 과거 개신교의 신앙인들과 공동으로 가졌던 독서 순서를 이제는 더 이상 공유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어떤 해에 어떤 순서가 해당되는지는 각자가 쉽게 계산할 수 있습니다. 그해를 3이란 숫자로 나누어서 나누어지면 ‘다’해가 되고 1이 남으면 ‘가’해, 2가 남으면 ‘나’해가 됩니다. 예를 들어 2008년을 3으로 나누어보면 1이 남게 됩니다. 그러니 자연 ‘가’해가 됩니다. 작년 2007년은 3으로 나누어지는 연도이기에 ‘다’해가 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2007년 대림 첫 주일로써 ‘가’해가 시작됩니다. 왜냐하면 전례서들은 항상 전년도의 대림절로 시작되기 때문입니다.(2007년 12월 2일 대림 제1주일부터 2008년 11월 29일 연중 제34주간 토요일까지가 ‘가’해이고, 2008년 11월 30일 대림 제1주일부터는 ‘나’해가 시작됩니다.)
주일 복음 배분에 있어 ‘가’해에는 ‘마태오 복음서’가 봉독되고, ‘나’해에는 ‘마르코 복음’이, ‘다’해에는 ‘루카 복음’이 봉독됩니다. 이 중 ‘나’해에 봉독되는 마르코 복음서는 분량 면에서 가장 짧기 때문에 연중 17-21주일에는 요한 복음서 6장으로 보충합니다. 또한 연중시기가 아닌 사순시기 중반부터(사순 제3,4,5 주일) 부활시기(부활 제2,3,4,5,6 주일) 동안에는 요한 복음서가 봉독됩니다.
주일의 제1독서는 해당되는 주일의 복음과 조화를 이루는 구약성경에서 선정됩니다. 제2독서는 신약의 독서로써 주로 사도 바오로의 서간들과 야고보의 편지가 읽혀집니다. 베드로와 요한의 편지들은 부활시기와 성탄시기에 읽혀집니다. 이렇게 각 서간도 실상 자기 독서의 해를 가지고 있는 셈입니다.
연중 평일 복음 독서는 언제나 1년 주기로 되어 있습니다. 연중 제1-9주간에는 마르코 복음이, 제10-21주간에는 마태오 복음이, 제22-34주간에는 루카 복음이 봉독됩니다. 연중 평일의 독서 순서는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연속적으로 읽혀지는 준연속의 법칙(전례 독서로서는 적합지 않은 일부 항복이나 구절은 생략하기에)을 가집니다. 그러나 축일과 성인 기념일로 인하여 중단되기도 합니다. 여기에서 그때그때 주간 공동체의 집회에 적합한 독서를 선택해야 합니다. 특별한 계기를 가지거나 성사전례 미사는 여러 가지 독서 중에서 적합한 것을 선택할 수 있는 고유 독서집을 가집니다.
연중 평일에는 2년 주기를 가지고 있으며 첫째 해는 홀수 해가, 둘째 해는 짝수해가 됩니다. 첫째 해인 홀수 해는 주로 구약의 독서를, 짝수 해는 주로 신약의 독서(사도들의 저서와 묵시록)가 봉독됩니다. 그러나 특별시기(사순, 대림, 성탄 및 부활시기)의 제1독서는 1년 주기로 매년 반복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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