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12일(월)-14일(수)까지 한티 피정의 집에서 2007 본당 사무직원 피정이 있었다.
늦은 오후 하나둘씩 한티 피정의 집으로 도착하여 방 배치 후 오리엔테이션에서 피정지도를 맡은 사무처장 이용호(가브리엘) 신부는 “이번 피정은 성경말씀을 통해 서로의 생각을 함께 나누고 참여하며 결론을 도출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하였다.
사전에 전혀 공개되지 않아 참가자들에게 기대감을 가지게 한 이번 피정은 성경을 중심으로 자각·회심·활동의 단계 안에서 10개의 주제로 10여 명씩 11개 조로 나누어 이루어졌다.
첫번째 주제1(얕은 동기)에서는 조별로 사진을 보고 즉흥적으로 떠오르는 느낌을 서로 교환해 보면서 우리가 일상의 많은 부분에 있어 얕은 동기로 판단하고 결정함을 깨달을 수 있었다.
조금 더 깊이있게 생각하는 주제2(깊은 동기)에서는 ‘마더 데레사’ 이야기를 듣고 우리와 구별되는 특징 세 가지를 찾아 보았다. 11개 조별 발표를 통하여 마더 데레사는 ‘부르심에 대해 응답하시는 청빈, 무소유로 이루어진 삶’이라는 결론에 대해 이용호 신부는 “하느님을 안다는 것은 큰 동기를 찾는 것으로 자신를 다스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우리가 어울려 살아가기 위해서는 ‘공동체 의식’이 반드시 필요함을 거듭 강조하였다.
첫째 날의 마지막 순서인 주제3(우리의 모습 - 사도 베드로의 신앙 성장 과정)은 사도 베드로와 우리의 삶을 비교해 보았다. 12개의 성경 구절에서 각자에게 다가오는 다양한 의미를 통해 얕은 동기에서 깊은 동기로 성장해 나가는 가능성을 경험해 보았다.
매 주제마다 계속되는 조별 발표를 통해 “전지 작업은 처음이었는데 모두가 함께 참여할 수 있어서 참 좋다.”는 신암성당 조춘선(율리아) 씨의 말처럼 각 조원들은 한층 더 가까워진 것 같았다.
다함께 아침 미사를 봉헌한 둘째 날은 자각의 단계를 마무리하는 주제4(하느님의 모습)로 시작되었는데 ‘하느님의 모습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는가?’에 대해 얕은 동기와 깊은 동기로 토의해 보았다.
피정이 점점 더 깊어지는 가운데 동촌성당 손민자(데레사) 씨는 “프로그램에 관하여 전혀 모르고 시작한 기대감으로 인해 피정에 더욱 집중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하였다.
이어진 주제5(예수 그리스도 - 회심의 단계)에서는 10개의 성경구절을 읽고 묵상을 통해 예수님의 동기와 인간 예수의 특징을 찾아보았다. 여기서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는 하느님의 뜻이며 행복의 원천은 하느님의 뜻을 드러내고, 인간에 대한 배려임을 깨닫을 수 있었다.
계속되는 성경읽기와 묵상이 쉽지는 않았지만 지도신부가 준비한 유인물을 통해 각자의 생각을 정리하고 조별로 발표하는 가운데 주제6(이 세상에 현존하시는 예수 그리스도 - 우리와 함께 계시는 하느님)에서는 조금 다른 작업이 진행되었다. 6개의 성경 구절 의미를 되새기며 지난 신문 기사를 오려서 하느님의 현존과 하느님의 현존을 방해하는 기사를 작성해 보았다.
일정표에 ‘사막체험’이라는 제목으로 모두가 궁금해 하던 주제7(내 생활 안에 계신 하느님 - 사막체험)은 예수 그리스도와의 관계, 행동, 반응에 대해 논의해 보았다. 특히 ‘사막체험’은 1시간 30분간의 침묵 속에 ① 나에게 예수님은 누구인가? ② 나는 어떤 경우에 예수님을 느끼는가? ③ 예수님이 이 세상에 현존하시도록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에 대해서 고민해 보았다. 활동의 단계인 주제8(부르심에 응답 - 결심)은 앞의 ‘사막의 체험’을 풀이해 보았고, 주제9(신앙 안에서의 만남)에서는 하느님과 인간과의 만남을 성경구절을 통해 토론해 보았다. 마지막 주제10(신앙의 성장)에서는 우리가 공동체 안에서 성장하기 위한 요인과 그 장애 요인에 대해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10개의 주제가 끝이 나고 피정을 마무리하면서 이용호 신부는 “2박 3일 동안 소화하기에는 힘든 과정이었지만 가정과 직장 공동체 안에서 얕은 동기와 깊은 동기를 찾기 위한 중요한 과정이었다.”면서 “앞으로 우리 공동체가 더욱 성장하길 바란다.”고 하였다.
이제까지의 피정 동안 가장 많은 인원이 참가하였다는 사무직원회 이태기(안드레아, 두산성당) 회장은 “쉴틈 없이 진행된 피정이었지만 사람들이 끝까지 참여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고 하였고, 복자성당 황경순(베로니카) 씨는 “처음에는 잘 몰랐는데 피정이 진행 될수록 하나의 주제에 가까이 다가가게 되고 하느님에 대해서 제대로 생각하고 되돌아보게 되었다.”면서 “다만 각 주제별의 묵상시간이 짧았던 것이 조금 아쉽다.”고 하였다.
그동안 이루어졌던 피정과 달라서 처음에는 생소하고 힘들었지만, 피정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는 주님께 한걸음 가까이 다가간 자신을 발견할 수 있는 2박 3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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