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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기 쉬운 교리상식
세례명과 대부모에 관하여


이용호(가브리엘)|신부, 교구 사무처장 겸 <빛> 주간

아흔아홉 살 때 하느님은 아브람에게 아브라함(창세 17, 5)이라는 이름으로, 사라이에게는 사라(창세 17, 15)라는 새로운 이름을 사용하도록 명하시고, 아브라함에게는 할례를 통하여 축복하셨습니다. 이 계약으로 아브라함은 온전한 신앙의 백성을 대표하는 아버지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신앙고백을 하고 세례를 받음으로써 하느님을 아버지로 섬기는 믿음의 백성이 됩니다. 이때 우리도 새로운 이름을 받게 됩니다. 세례명은 주로 성인, 성녀들의 이름을 사용합니다. 그러나 간혹 그 어원이 고유명사에서 나온 펠릭스(용맹), 그라시아(은총) 등과 같은 단어도 있고, 천사의 이름을 사용하기도 하며 성인들과 천사들의 이름을 여성화시켜서 사용하는 바울라, 프란체스카, 라파엘라, 미카엘라, 가브리엘라로 사용하는 예도 있습니다. 반대로 성모님의 경우에 남성화시켜 마리오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세례명은 신분의 변화를 나타내는 경우, 예를 들면 견진성사나 종신서원, 교황성품의 경우에 본래의 세례명에 새로운 이름을 추가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새 교황으로 성품되면서 새로운 이름을 사용합니다. 수도자는 종신서원의 경우에 여자 수도자가 남성의 세례명을 사용하는 예도 있습니다.

세례 때는 신앙의 후견인이라는 의미로 대부모를 세우게 되는데 서양교회는 대부모를 아버지, 어머니로 두 분을 함께 세우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남성은 남자, 여성은 여자 대부모를 대상으로 하고, 대부모의 자격은 신앙적으로 세례를 받는 이에게 영적으로 모범을 주고 인간적인 품위를 갖추고 견진성사도 이미 받으신 분이라야 합니다.

일선 사목 현장에서는 간혹 ‘세례명을 왜 바꿀 수가 없느냐?’고 질문하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세례명은 원한다고 해서 바꾸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세례를 받은 이가 견진성사를 계기로 기존의 세례명에 추가로 새 이름을 덧붙여 사용하도록 허락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현재는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이 교회의 오래된 관습입니다.

따라서 세례명은 한번 정하면 바꾸지 않기 때문에 세례명을 정하기 전에 미리 성인전을 읽어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아울러 대부모님으로 모실 분은 신부님이나 수녀님 그리고 예비신자 교리반에서 소개를 받아 인사를 드리는 것이 좋겠고, 세례명의 성인 축일이 언제인지 그리고 그날을 잘 기억할 수 있는지도 꼼꼼이 챙겨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