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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마음으로 세상보기
비밀


이경수(라파엘)|대구가톨릭대학교 교수

무한 경쟁이 만들어 놓은 결과일까, 누구도 어떠한 것도 마지막까지 신뢰할 수가 없고, 그래서 철저히 혼자일 뿐, 믿을 것은 나의 맨주먹밖에 없다고들 한다. 모든 것은 불확실하고 불안하기 때문에, 내가 스스로 내 앞을 걱정해야 하고, 나 혼자서 ‘확실한 토대’를 확보해야만 마음이 놓이는 것이다.

 

작년 미국에서 출판이 된 이후 줄곧 출판계의 이변이라 할 만큼의 기록을 세우고 있는 책이 있다. 우리말로도 번역된 후 도합 스무 몇 주 연속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하고 있다고 한다. 자기계발서에 속하는 《시크릿》이라는 책이다. 이 책의 부제에는 ‘수 세기 동안 단 1%만이 알았던 부와 성공의 비밀’이라는 설명이 붙어 있다. 수식대로라면 대단한 것이다. 역사상 수많은 사람들이 찾아 헤맸지만, 구전과 문학과 종교와 철학에서 단편적으로만 전수되었던, 인생을 뒤바꿀 마법 같은 비밀을 공개한다는 것이다. 돈, 건강, 인간관계, 행복 등 인생의 모든 면에서 활용할 ‘비밀’을 가르쳐 준단다.

 

그 비밀의 주안점은 ‘끌어당김의 법칙’ 이라고 한다. 간절히 원하면 그것은 내게로 끌어 당겨진다는 것이다. 우리 내면의 숨겨진 힘을 잘 활용하면,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이르기 위한 요소로 ‘원하기, 믿기, 바라기’ 등을 제시한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근거로 제시하고 있는 것은 성경의 말씀이다.
“너희가 기도할 때 믿고 청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다 받을 것이다.”(마태 21, 22),
“너희가 기도하며 청하는 것이 무엇이든 그것을 이미 받은 줄로 믿어라. 그러면 너희에게 그대로 이루어질 것이다.”(마르 11, 24)

 

참된 의미로의 하느님과의 인격적 만남을 권고하는 말씀이 마치 혼자서 자기 최면 걸듯이 하면 될 것으로 둔갑하고 있는 대목이다. 습관처럼 모든 것을 나 혼자서 행하는 것이 버릇이 된 것이다. 나를 제대로 세우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는 인격적 관계가 있어야 한다. 인간의 문제는 결코 인간만으로 마지막까지 해결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인간은 인간을 한없이 뛰어넘고 있기 때문이다.”(파스칼)

 

그 자체로 ‘아무 것도 아닌’, 그리고 ‘텅 비어 있는’ 자기 자신을 바로 자기 자신의 힘으로 가득 채워 보려는 ‘실존’에 매달려 있었던 샤르트르에게 자유는 - 인격적 만남이 없는 자유는 - 어찌할 바를 찾지 못하는 ‘자유에로의 처단’일 수밖에 없었고, 인격적 만남이 없는 회개는 나를 끝없이 괴롭히는 ‘자책’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진짜 ‘비밀’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