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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싶었습니다 - 꾸르실료 사무국 제29대 주간 단
부활의 삶을 사는 그들, 하느님 사랑에 맛들이다


취재|김명숙(사비나)·본지 편집실장

기쁨은 감추려 해도 드러나기 마련이어서 얼굴에서도, 몸짓에서도 단박에 표현되고 마는 참 특별한 감정이다. 한순간의 기쁨도 그러한데, 하느님께 마음을 두고 사는 이들이 갖는 영원한 기쁨은 그 곁에만 가도 충분히 느낄 수 있고 알 수 있다. 이번 달 <만나고 싶었습니다>에서는 하느님 사랑을 체험한 이들이 봉사자로 활동하고 있는 대구대교구 꾸르실료 사무국(지도 : 임석환 스테파노 신부, 남성 제111차)의 제29대 주간 단을 만나 그 기쁜 삶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저녁시간, 교구청 내 꾸르실료 교육관의 불이 훤히 켜져 있다. 퇴근하여 바쁜 걸음으로 사무실로 모이는 꾸르실료 사무국의 주간·부주간들. 마침 꾸르실료 봉사를 위한 9일 기도 봉헌의 첫 날이기도 하여 출입문은 수시로 열렸다가 닫혔다가 한다.

1990년 2월, 꾸르실료를 체험한 뒤로 지금까지 봉사자로 활동하고 있다는 이중희(가누도, 남성 제93차, 지산성당) 주간. 처음 꾸르실료 체험 때보다 봉사자로 활동하면서 더 많은 체험을 하게 되었다는 그는 “봉사자로 활동을 하면 할수록 마음이 더 깨끗해지고 욕심이 없어지는 걸 알게 되었다.”고 들려준다. 그의 말처럼 봉사자로 지내 온 시간들이 얼마나 큰 기쁨이었는지, 밝은 표정에서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지난 2007년에 40주년 행사를 치른 한국 꾸르실료. 그리고 2009년이면 대구대교구가 꾸르실료를 도입한 지 40주년을 맞게 된다. 따라서 꾸르실료 사무국에서는 “새로운 40년을 준비하기 위한 꾸르실료 운동의 정체성 확립”이라는 기본 방향을 설정하고 그에 따른 다양한 행사들을 기획하고 있다. 그 중 두드러진 40주년 기념행사로는 꾸르실료 발상지인 스페인 성지순례, 학술 심포지엄 개최, 도보성지순례, 교구 내 본당 순회 고리기도, 40년 약사(30년사 이후), 역사적 자료수집과 대리구별 전시회, 교구 울뜨레야 개최 등이 포함된다.

이 많은 행사 추진을 위해서 잦은 회의는 기본. 주간·부주간들의 회의가 이루어지면, 팀장 회의와 임원단 회의로 이어진다. 바쁜 직장생활을 끝내고 정해진 날 저녁마다 모이는 그들 삶의 자리에 언제나 함께하는 것은 한결 같은 ‘기쁜 마음’이다.

얼굴 가득 미소가 담긴 박경자(리디아, 여성 제101차, 월성성당) 부주간은 “1995년 1월 꾸르실료 체험을 한 뒤로 일상생활에서 기쁨을 느낄 뿐만 아니라 예수님의 사랑을 순간순간 깨닫는다.”며 현재까지도 동기들과 정기적인 만남의 시간을 갖는다고 했다. “꼭 필요할 때마다 성령께서 도와주심을 믿는다.”는 박해룡(아타나시오, 남성 제137차, 성정하상성당) 부주간은 “지난 해 한국 꾸르실료 운동이 어느 정도 정체성을 유지해 왔는지, 전국 꾸르실리스따들에게 설문지를 보내고 회수한 설문지들을 토대로 통계자료를 산출해야 했는데, 그 힘든 작업을 하는 중에 도움의 손길이 있어 잘 정리할 수 있었다.”며 그 역시도 매순간순간 하느님께서 함께 하심을 느낀다고 했다.

올해부터 꾸르실료 사무국에서는 교구 내 꾸르실리스따들을 대상으로 하는 꾸르실료 학교를 열고 ‘심화과정’과 ‘봉사자과정’으로 나누어 운영하고 있다. 교육내용은 차수에 따라 달라지며 꾸르실료를 체험한 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아울러 꾸르실리스따들을 위한 월 미사를 신설하여 매월 첫 수요일 오전 11시, 매월 마지막 수요일 오후 7시 30분에 꾸르실료 교육관에서 봉헌한다. 이런 과정들을 새롭게 편성한 것에 대해 이중희 주간은 “꾸르실료를 체험한 뒤 연결고리가 끊어진 체험자들에게 기회를 마련해 줌으로써 그 때의 첫 마음으로 돌아가기 위한 발걸음의 일환.”이라고 들려준다.

하느님께 받은 은혜를 다시 돌려드리고자 봉사자로 나서게 되었다는 김남규(요셉, 남성 제98차, 만촌성당) 부주간은 “꾸르실료에 참가한 형제들이 하느님을 체험하고 변화되어 가는 모습을 볼 때 봉사자로서 가장 큰 기쁨과 보람을 느낀다.”며 세례 받은 지 3년 이상이면 가능하므로 아직 체험하지 않은 이들의 꾸르실료 참가를 권유한다.

단기 강습회를 뜻하는 ‘꾸르실료(Cursillo)’는 1949년 스페인에서 시작되어 우리나라에는 1967년 처음 도입되었고, 대구에서는 1969년 6월 남성 제1차를 시작으로, 같은 해 7월 당시 교구장 서정길 대주교의 인준을 받음으로써 정식 출범되었다. 3박 4일의 짧은 기간 동안 하느님을 체험하고, 하느님의 은총 안에 내적인 변화와 회심의 삶을 살아가도록 이끌어주는 꾸르실료는 대구대교구의 경우 2008년 2월까지 성직자, 수도자를 포함하여 남성(제217차까지) 9,387명, 여성(제196차까지) 9,141명으로 총 18,528명이 체험하였다.

하느님께로 나아가기 위해 첫 발을 떼었을 때의 그 첫 마음은 세례 받은 이라면 누구나 간직하고 있어서 기억 속에서 결코 지워지지 않는다. 기억하지 않고 잊고 사는 그 순간에도 하느님께서는 우리 곁에 늘 함께 하시는데, 다만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할 따름이다. 꾸르실료 창시자들의 뜻을 따라 살고자, 다시 새롭게 정체성을 회복하고자 발로 뛰며 하느님 사랑에 맛들인 대구대교구 꾸르실료 모든 임원단들. 그들의 가슴에 타오르는 부활의 빛은 지금 이 순간에도 그리스도인의 빛이 되어 세상을 불 밝히고 있다.

* 스페인 꾸르실료 발상지 및 루르드 성모성지 순례단 모집
일정 : 2008. 4. 30(수) ~ 5. 12(월) 12박 13일
대상 : 꾸르실리스따 / 문의 : 053-253-3399 , 257-25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