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요즘 새삼 매스컴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깊이 느끼고 있습니다. 그리고 소식 궁금하던 사람들도 모두 연락을 해오니 얼마나 기쁜지…. 저의 모교인 대구가톨릭대학교 측에서도 연락이 왔더군요. 모교 출신 신자가 교황님 즉위미사에서 세계 가족을 대표해서 축복을 받았다고 말입니다.
제 265대 베네딕토 16세 교황님의 즉위 미사에 초대 받아서 교황님을 알현하고 강복을 받고, 또 모든 사람들이 축하해 주시고, 기도해 주시니 제 인생에서 이보다 더 기쁜 일이 또 어디 있을까 싶습니다.
<빛> 잡지에서 연락을 받고 갑자기 교황님 알현 때의 소감을 적으려 하니 생각이 나지 않지만, 우리 가족이 바티칸으로부터 교황님을 뵙는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난 것은 ‘깨어 있으라.’는 성서 말씀이었습니다. 내가 진정 하느님을 바라보며 살지 않고, 계속 딴전만 피며 살고 있었기 때문에 주님께서 나에게 가르침을 주시려고 그 영광스런 자리에 부르신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구요.
그리고 교황님 즉위식 날, 교황님을 만나 뵈었을 때 떨리거나 그러진 않았는데, 그 순간 어떻게 그 자리에 있었는지는 제대로 기억이 나질 않더군요. 나중에 평화방송 홈페이지에서 ‘다시 보기’로 미사 중계를 봤는데, 교황님께서 제 손을 두 손으로 잡으시고 축복의 말씀을 하신 후에 제 볼을 살짝 쓰다듬어 주시는 것을 보고 나니, 그제야 새삼 기쁘고 벅찬 마음에 눈물이 났어요. 그리고 나 같은 미천한 사람이 이런 큰 축복을 받아도 되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어쨌든 너무나 감사하고 행복한 일이라는 것만은 제 마음 속에 오래오래 남아 있습니다.
미사가 모두 끝나고 성 베드로 대성당 앞 광장을 가로질러 차를 타러 가는데, 한복 입은 우리 가족을 알아본 각 국의 사람들이 사진을 찍자고 다가오는 바람에 정말 힘들었던 기억이 새삼 떠오르네요. 이 모든 것이 그냥 힘들기만 한 것이 아니고, 큰 축복과 함께 찾아온 거라 저희 가족은 기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그날의 벅찬 감동을 기억하며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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