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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싶었습니다-영남교회사연구소 백경옥 소장
교구 100년사 편찬을 위한 전산화 작업을 하며


김명숙(사비나) 본지 편집실장

이제 우리는 언제, 어디에서든지 컴퓨터만 켜면 각자가 알고 싶은 지식과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인터넷 강국이라든지, 정보의 메카라든지 하는 말들이 그다지 낯설지가 않은 시대, 그 시대에 살고 있다.  

대구광역시 중구 남산 3동 천주교 대구대교구청 별관에 위치한 대구가톨릭대학교 부설 영남교회사연구소(소장 : 백경옥 레베카). 영남지역의 교회 관련 문헌들을 수집하고 연구하는 영남교회사연구소가 교구 사료 전산화 작업으로 한창 바쁜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2011년이면 대구대교구 설정 100주년이 되는 해, 100년에 이르는 그간의 교구 관련 문서와 사진들을 전산으로 작업하는 일이란 여간한 노력과 정성이 들어가지 않을 수 없다. 그 고되고 지루할 법도 한 전산화 작업의 여정에 영남교회사연구소 백경옥 소장이 함께 한다.

 

대구가톨릭대학교 사학과 교수로서, 보직으로 영남교회사연구소의 책임을 맡게 된 백 소장은 이미 1996년 대구 순교자들의 시복시성을 위한 순교록 작성 작업에 관여하면서 그동안 연구소 간사로 봉사해 온 이력이 있었던 터. 그런 까닭에 남다른 안목과 사학자로서의 식견을 겸비하여 실무 작업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이 작업은 교구의 정책적인 결정에 의한 것으로써 적극적인 지원이 뒤따랐다.

 

대구대교구의 역사는 1911년 안세화(安世華, 프랑스 이름 : 플로리아노 드망즈 Florianus Demange) 주교가 초대교구장으로 부임하면서 시작된다. 따라서 1911년대로 거슬러 올라, 교구 설정 당시의 공문들에서부터 사진, 교구 관련 자료 등 오랜 세월 교구청 문서보관실에 켜켜이 쌓여 있던 사료들을 끄집어 내어 복원하는 일이란 결코 간단하지만은 않았다. 백 소장은 까다롭고 복잡한 작업을 위해 발품을 팔아가며 최첨단 장비들을 최대한 활용하여, 한 장 한 장 스캔을 받고, 훼손된 사료들은 포토샵(Photoshop, 컴퓨터에 입력된 화상에 다양한 편집과 수정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사진 이미지의 색상보정, 오래된 사진의 복원, 이미지합성, 문자디자인과 인쇄물디자인, 웹디자인 등의 작업을 할 수 있다.) 작업을 통해 보다 완벽하고 정교하게 복원하여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있다. 이 작업을 위해 현재는 여러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인 플립앨범을 이용하여 만들어 놓았는데, 여기서 플립앨범(Flip Album)이란 3차원의 공간에서도 책장을 넘겨보듯 아주 간편하게 펼쳐 볼 수 있고, 또 원하는 부분은 더욱 자세히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이러한 전산화 작업이 어느 정도 진척되었는지 궁금해 하자, 백 소장은 “2004년 3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으니 1년 좀 넘었네요. 그렇지만 이제 겨우 10% 정도의 성과를 얻었을 뿐, 앞으로 해야 할 일들과 찾아야 할 사료들이 산재해 있다.”는 말로 그간의 수고로움을 대신했다.

 

사실 교구 설정 이후 100여 년에 이르는 분량의 공문이나 문서, 사진들 이외에도 교구 산하 교육기관, 사회복지시설, 의료기관, 언론매체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는 정보들을 수집하여 전산화 하는 작업은 여간 만만하지 않다. 그럼에도 이 일에 대해 백 소장은 “10% 정도 도달한 것에다 90%의 희망을 안고 쉼 없이 매진하여 꼭 해야 할 일.”이라며, “특히 1939년 이후부터 1963년 사이에 누락된 교구 공문들이 꽤 있는데, 지속적으로 찾아내어 복원해놓는 일 또한 해야 할 과제 중의 하나.”라며 강한 의지를 내비친다.

 

책이나 지면을 통해 만나는 즐거움 못지않게 인터넷으로 접하는 정보는 젊은이들에게 하나의 삶의 양식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이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교구사 자료의 전산화 작업은 앞으로 교회 역사에 뜻이 있는 젊은이들이나 연구자들에게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교구 발전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의 역사가 없이는 새로운 미래를 창출해 낼 수 없듯이, 탄탄한 교구의 역사를 바탕으로 교회는 더욱 발전해 갈 것이기 때문이다. 그 일을 지금 영남교회사연구소에서는 백 소장을 비롯한 조교들이 기쁜 마음으로 함께 밤을 밝혀가며 이루어가고 있다.

 

교수라는 직분 외에 영남교회사연구소의 책임자로서 선뜻 방대한 작업에 뛰어든 백경옥 소장. 그녀는 이런 교구 사료 전산화 작업의 필요성에 대해 “요즘 사람들은 그 어느 때보다 알고자 하는 욕구가 강한 시대에 살고 있다.”면서 “이제는 언제든지 연구자들이 디지털 매체를 통하여 교구사 자료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작업을 하는 것이 우리 연구소에서 해야 할 일입니다. 아울러 원본은 더 이상 훼손되지 않도록 가능한 한 원형 그대로 잘 보존해 두어야겠지요.”라며 이번 작업의 취지에 대해 설명한다.

 

남산동 연구소와 하양 교정을 바쁘게 넘나들면서도 하나씩 하나씩 일이 진척되어 갈 때마다 뿌듯함과 신앙인으로서 깊은 보람을 느낀다는 백경옥 소장. 머잖은 2011년, 대구대교구 설정 100주년이 될 그 날을 위해 자신이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그녀의 열정이 아름답다. 

 

알려 드립니다.

영남교회사연구소에서는 교구 관련 사료들을 찾고 있습니다. 특히 1939-1963년 사이의 교구 관련 문서나 사진을 갖고 계신 분들께서는 꼭 연락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자료는 사용 후 돌려 드립니다. (연락처 : 053 - 250 - 31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