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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성당 동곡공소를 찾아서
그들이 있어 아름다운 공소


취재|김명숙(사비나) 편집실장

여름날의 국도는 소담스레 핀 꽃들이 먼저 반긴다. 청도 나들목을 빠져나와 경주, 운문 방향 이정표를 따라가다가 동곡마을 입구에 다다르면 십자가가 눈에 띤다. 그리고 그 십자가 아래 아름다운 공소건물이 청도성당 소속 동곡공소로, 청도성당(주임 : 함영진 요셉 신부) 관할 공소인 대천, 동곡, 지슬, 토평, 풍각공소 가운데 하나이다. 청도성당 주임 함영진 신부는 “매월 첫 주일을 ‘공소 신자의 날’로 정하여 다섯 개 공소의 신자들이 본당에 와서 미사를 봉헌하도록 했는데 이는 본당과 공소가 하나의 공동체임을 인식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해 준다. 

공교롭게도 공소를 찾은 날이 7월 6일 첫 주일이다. 기자의 취재로 이날 공소 신자들은 본당미사 대신 공소예절을 택하였다. 마음 가득 미안함이 물결쳤다.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대축일 아침 8시. 서둘러 공소에 도착하여 예절에 참석한다. 25명 남짓 공소 신자들이 모인 가운데 공소예절을 이끌어가는 이는 김형수(로마노) 신학생. 지난 3월부터 신학생 복음화과정의 일환으로 동곡공소에 파견된 그는 공소예절 중 강론까지 맡아 한다.

동곡공소(청도군 금천면 동곡리 634-2)는 70~80대 어르신들이 대부분이다. 어르신들은 인근 매전면과 금천면 일원의 10여 개 마을에서 시간 버스를 타고 공소예절에 참석하러 모인다. 최종인(에드몬드) 공소회장은 “관할 구역이 워낙 넓고 거리도 멀어서 어르신들이 하루 몇 번 운행하는 시간 버스를 타고 다니고 있다.”면서 “비록 많은 불편이 따르고 있지만, 공소 신자들 모두 열심히 주일을 지키고 있다.”고 들려준다.

선대 때부터 신앙의 유산을 이어 온 공소의 지킴이 조성환(야고보) 총무. 그는 공소의 자랑거리로 “잘 지어진 공소 건물은 단체 피정의 집으로도 널리 활용되고 있다.”며 “좋은 환경과 아름다운 성전에서 신자들이 하느님을 만날 수 있도록 한층 노력하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곁에서 듣고 있던 박욱현(라우렌시오) 형제도 “우리 공소는 실비로, 아주 저렴하게 피정의 집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많은 교우들의 이용을 부탁하였다. 문득 지금의 공소가 있기까지의 과정이 궁금하다고 여쭈어보니 최종인 공소회장은 기자에게 공소의 역사를 간략하게 정리한 인쇄물을 건네준다.

 

<동곡공소는 1900년경 조인갑(프란치스코) 삼형제가 경남 밀양 산내면에서 세례를 받고 신앙생활을 하던 중 청도군 금천면 동곡 2동으로 이주한 후 가족 중심으로 주일첨례를 드렸습니다. 이후 마을 사람들에게 전교하여 1927년 신자수가 52명에 이르러 초대 조시문(시몬) 회장 자택을 공소로 사용하다, 1948년 교우들이 모금하여 동곡 2동 263번지 초가삼간 별채를 구입하여 공소건물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2대 조차범(가시미로) 회장이 재임하던 1963년경 이대길(시메온) 신부님의 임기 때 현재 위치에 동곡공소, 남천공소, 신지공소가 합쳐져서 동곡공소가 설립되어 학교건물 1개 동을 공소로 사용해 왔었습니다. 이후 수십 년이 흐르면서 건물의 노후로 새 성전 건립의 필요성이 있었으나 어려운 농촌 경제사정으로 새 성전 건립에 대한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이 고장 출신인 정연우(그리산도)·김경희(다리아) 부부가 공소의 어려운 형편을 알고 많은 돈을 공소신축기금으로 보태어주시기로 하여 2004년 11월 18일 새 공소건물을 착공하게 되었고, 2006년 6월 3일 완공하여 새 성전을 하느님께 봉헌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봉헌한 하느님의 성전은 마을 어린이들에게는 놀이 공간이자 선교의 장이기도 하다. 아이들에게 ‘천주교 아저씨’로 불린다는 김형수 신학생. 그는 “아이들이 ‘성당’이라는 공간을 낯설어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드나들 수 있도록 함께 어울림으로써 아이들이 궁금해 하는 것들에 대해 차근차근 설명해주고 있다.”고 했다.


앞으로 동곡공소의 계획은 공소 마당에 인도 블록을 설치하는 일과 피정자들을 위한 주방시설 확충 그리고 대형차의 진입로 구축 등의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 나가는 것이라고 한다. 물론 한순간에 이루어질 일들은 아니지만, 꼭 이루어지리라는 믿음으로 공소 신자들은 무던히 애쓰고 있다. 하느님의 성전을 아끼고 가꾸는 그들이 있기에 동곡공소는 아름답다.

 

* 피정 문의 : 054-373-5599 공소회장 최종인(에드몬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