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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싶었습니다 - 전교박사 방경홍 가브리엘
선교는 하느님이 주신 나의 몫


취재|김명숙(사비나) 편집실장

‘세례를 받는 그 순간부터 우리 모두는 하느님 나라의 복음을 전하는데 앞장 서야 합니다.’는 굳은 신념으로 지금 이 순간도 발로 뛰며 선교하는 방경홍(가브리엘, 수성성당) 씨. 주위에서 ‘전교박사’라고 부를 만큼 20년을 한결 같은 믿음으로 선교에 앞장 서 온 그다. 10월 묵주기도 성월이자 전교의 달을 맞이하여 선교를 위한 봉사의 삶을 살고 있는 방경홍 가브리엘 씨를 수성성당에서 만났다.

방경홍 씨에게는 이력이 많다. 1987년 수성성당에서 세례를 받은 뒤 2007년까지 20여 년 동안 그는 본당에서 선교위원장, 전신자위원장, 구역협의회장, 꼬미시움 단장, 레지오마리애 Pr.단장, 반장, 주일학교 교장 등의 활동을 하였고, 교구에서는 교육위원, 세나뚜스 통신원으로도 봉사하였다. 중학교 교사로 재직하다 명예퇴직을 하고부터는 더욱 열심히 선교에 매진하며 기간제 교사를 거쳐 현재는 방과 후 교사까지 자청하여 잠시도 자신에게 쉴 틈을 주지 않는다. 끊임없는 열정 덕분에 2007년도 대구대교구 레지오마리애 도입 50주년 행사 때에는 선교상도 받았다.

그런 그가 퇴직 후에도 특별히 학교에 관심을 갖는 데는 또 다른 명분이 있다. “학교야말로 선교의 황금어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교사에서부터 학생들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선교의 대상자이지요. 먼저 입교 대상자가 눈에 들면 그 날부터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일 대상자를 위해 기도합니다. 그리고 성당에 데리고 가거나 방학을 이용하여 교리공부를 시작하지요.”

이미 전교사 자격증까지 지니고 있는 그는 재직 중에 방학을 이용하여 여러 차례 교리를 가르친 경험도 있다. 자신이 가르친 학생들의 교리공부가 끝나면 인근 본당에 의뢰하여 절차를 밟아 세례를 받을 수 있도록 주선해 준 다음, 직접 대부를 선다. 학생들을 포함하여 하느님 안에서 영적 인연을 맺어 생겨난 아들만 해도 벌써 46명, 그에게는 이루 설명할 수 없을 만큼 가슴 벅찬 선물이요, 든든한 재산이다.

가톨릭 기도서가 닳고 닳아서 투명테이프로 붙이고 또 붙여가며 온갖 기도문들을 빼곡하게 넣어 다니는 방경홍 씨의 하루는 새벽 4시 10분이면 어김없이 시작된다. 목욕재계를 하고 성당을 찾아 성무일도를 바친 후, 숱한 지인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하느님 앞에 아뢰어가며 그들의 새 날에 축복을 빌어준다. 교황, 사제, 수도자들을 위한 기도는 물론이거니와 이미 세상을 떠난 이들이나 병중에 있는 이들, 입교대상자들, 대자들에 이르기까지, 기도만 하기에도 바쁜 그의 새벽일과는 매일 새벽미사 참례와 뗏세라의 전 기도문을 바치는 것으로 끝이 난다.

‘전교박사’, ‘선교왕’이라는 칭호가 꼭 따라붙는 방경홍 씨는 선교를 잘 하는 특별한 방법에 대해 자신의 체험을 들려준다.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선교를 잘 할 수 있느냐고, 또 왜 그렇게 열심히 선교를 하느냐고 저에게 자주 묻곤 합니다. 그럴 때마다 저의 대답은 항상 한 가지입니다. 매일 미사에 참석하여 성체를 받아 모시라는 겁니다. 예수님의 몸을 우리 안에 모시면 모실수록 선교를 하지 않을 수가 없거든요. 그게 오늘날까지 제가 선교를 하며 쉼 없이 달려온 이유입니다. 무엇보다 성경말씀과 매일 드리는 묵주기도가 선교의 가장 큰 무기입니다.”

계속해서 방경홍 씨는 선교 방법에 대해서도 들려준다. “많은 교우분들이 선교에 대해 생각은 하고 있지만, 정작 실행에 옮기는 일에는 좀 힘들어 하는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선교를 잘 하기 위해서는 믿는 사람답게 삶을 살아야 하고, 대상자는 가까운 사람부터 찾아 계속해서 권면하되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평일 미사에 자주 참례하여 주님께로부터 힘을 얻어 선교를 잘 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입니다.”

전국의 여러 성당에서 초청을 받아 260여 차례의 선교 특강과 단원교육을 통해 자신의 신앙체험과 선교체험을 함께 나누며 하느님을 전하는 일에 자신의 삶을 봉헌하여 온 방경홍 가브리엘 씨. 여건이 허락하는 한 죽는 날까지 선교의 삶을 살겠다는 그는 오늘도 예수님 앞에 나아가 이웃을 위한 기도를 바치며, 자신을 위해서는 단 한 줄의 소박한 기도만을 바칠 뿐이다. “주님, 죽을 때까지 나를 당신의 도구로 써주소서.”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