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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대교구 - 살쯔부르그대교구 자매결연 40주년 기념행사를 다녀와서
세계 복음화를 위해 하나 된 지역 교회들의 만남


송재준(마르코)|신부, 대구가톨릭대학교 교목처장

작년 유난히 무더웠던 7월말, 유럽 오스트리아의 21명 젊은이들이 우리 교구를 방문했었습니다. 우리 자매교구인 살쯔부르그대교구에서 온 손님들이었습니다. 방문단은 우리 젊은이들과 함께 교구청년미사 봉헌, 관덕정 순교자들의 삶을 만나고, 한티성지 십자가의 길, 동화사 선방 체험 등을 통해 순교자들의 증거 위에 세워진 젊은 교회의 열정과 불교를 체험하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최영수 대주교님을 찾아뵙고 다음 해에 있을 자매교구 결연 40주년 기념행사에 초청하시는 살쯔부르그 대교구장 고트가서 대주교님의 서한을 전해 드렸습니다.

마침내 금년 9월, 총대리 조환길 주교님을 단장으로 이성우 신부님, 릴리회 엠마 프라이징어 회장, 권덕용, 김민지 젊은이 대표, 독일 뮌헨 교포사목 중인 한인갑 신부님으로 구성된 대구대교구 대표단이 자매교구인 살쯔부르그 대교구를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자매교구의 역사>를 간략하게 소개해드리면, 올해로 40주년을 맞이하게 된 대구대교구와 살쯔부르그대교구의 긴 인연은 1968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 해 살쯔부르그대교구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1962-1965년)의 정신을 구현하기 위해 교구 시노드를 개최하고, 지역교회 상호간의 긴밀한 유대를 위해 “세계교회와 발전지원을 위한 교구위원회(DKWE)”를 구성하게 됩니다. 이어 구체적으로 아시아 한국의 대구대교구, 남아메리카 볼리비아의 성 이냐시오교구, 아프리카 콩고의 보쿤구교구와 자매관계를 맺게 되었습니다. 당시 독일 뮌헨에서 유학 중이던 이성우 신부님과 대구대교구에서 활동한 바 있던 루디 크라네비터(Rudi Kranewitter) 박사가 양 교구 자매결연에 산파 역할을 하였습니다. 특히 1970년 대구대교구가 살쯔부르그 탁삼 본당 내에 코레아 젠트룸(Korea Zentrum)을 개설하고 교구사제를 상주시킴으로써 양 교구 상호간의 본격적인 활동이 시작되었습니다. 이후 코레아 젠트룸은 유럽에 한국 교회와 문화를 전하고, 유럽 교회의 다양한 사목 프로그램들을 한국 교회에 도입하는 창구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이번 자매결연 40주년 행사에 참여한 네 개 교구 대표단들은 살쯔부르그대교구의 해외선교기관인 본데코(Bondeko)에서 보다 성숙한 자매교구 관계 발전을 위한 토론회와 전체회의를 가졌습니다. 각 교구 주교님들의 말씀과 실무자들의 진지하고 활발한 의견 교환을 통해 참석자들은 자매교구 관계에 대한 지금까지의 발자취를 뒤돌아보고, 현재의 상황을 토대로 앞으로의 보다 긴밀하고도 발전적인 방안들을 모색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우리 교구는 자매결연 초기인 1970년대 살쯔부르그대교구로부터 내당성당, 가천 청소년교육관 건립 등 주로 교구 기관시설 설립에 필요한 경제적인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부터는 양 교구의 교구장 주교님 및 대표단의 상호 방문과 인적, 학문적 교류를 통해 보다 다양한 사목적 협력관계를 발전시켜 오고 있습니다. 2002년 9월 양 교구의 학자들이 대구가톨릭대학교에서 가졌던 비교종교학 심포지움, 2005년 2월 살쯔부르그대교구 대표단과 함께 방문하신 고트가서 대주교님의 “유럽에서의 가톨릭교회”에 대한 강연, 2005년과 2007년 교회의 미래인 젊은 신앙인들의 상호방문을 통한 신앙과 문화 체험 등이 좋은 예라 하겠습니다. 이러한 양 교구관계의 발전에는 전임 교구장이신 이문희 대주교님의 각별한 관심과 애정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이번 방문에 있어서도 우리 대표단은 1962년 30세의 젊은 나이에 한국에 오셔서 지금까지 나환우들을 위해 한평생 봉사해오신 엠마 프라이징어 여사의 고향인 엡스(Ebbs) 본당에서 주일미사를 봉헌하고 그 곳 신자들과의 만남을 가지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에를(Erl)이란 작은 마을에서 관람하였던 “예수님 수난공연(Passionsspiele)”도 참으로 소중한 체험이었습니다. 마을 주민 1,450명 가운데 630명이 직접 배우로 출연한 이 공연은 5년간의 준비기간이 소요되었다고 합니다. 약 4시간에 걸친 공연 동안 객석을 가득 메운 1,500명의 관객들과 함께 저희 대표단 역시 신앙을 생활화하고 있는 그 분들의 모습에 깊은 감동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바쁜 일정 가운데서도 조환길 주교님께서는 뮌헨 한인본당을 방문하시어 견진성사를 집전하시고 외국에서 생활하고 계시는 신자들에게 큰 기쁨을 주셨습니다.

이번 행사의 절정은 9월 24일 살쯔부르그대교구의 주교좌 대성당에서 주교단 공동집전으로 봉헌된 자매결연 40주년 경축미사였습니다. 인종과 언어, 피부색이 다른 각 대륙의 신자들이 한 마음으로 세계의 복음화를 위해 기도했던 이 미사에서 조환길 주교님은 강론을 통해 최영수 대주교님의 인사를 전하고 “양 교구 간 자매결연이 우리 교구가 세계 교회를 새롭게 인식하고, 물질적·영적으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룩하는데 큰 힘이 되었음.”을 강조하면서 “이에 힘입어 대구대교구도 1990년대 중반부터 러시아, 카자흐스탄, 볼리비아, 중국 등에 선교사를 파견하고, 선교후원회를 조직해 돕고 있다.”고 소개하기도 하셨습니다.

살쯔부르그대교구와의 자매결연 40주년 기념행사에 참여하면서 하느님께서 자매교구를 통해 우리에게 베풀어주신 풍성한 은혜를 다시 한번 깊이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볼리비아의 원시림에서 선교사로 헌신하고 계시는 우리 교구 신부님들이 계십니다. 앞으로도 자매교구들과의 긴밀한 유대를 바탕으로 복음적 삶의 체험과 사랑을 나눔으로써 우리 교구가 영성적으로 풍성해지고, 세계 복음화에 기여하게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