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8일(수) 광주대교구 평화방송 사장 장용주 신부 특강내용
사람은 때로는 강한 부정을 통해 긍정을 얻기도 하고, 또 거짓을 통해 참을 알기도 한다. 광주대교구는 대구대교구처럼 큰 교구지만 성모당같은 곳이 없어 딱히 내세울만한 것이 없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광주대교구가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여러분들도 알다시피 ‘나주의 윤율리아 사건’ 때문이다. ‘나주 윤율리아 사건’은 윤율리아가 ‘눈물을 흘리고 계신 성모님을 보았다. 피눈물을 흘리시는 성모님을 보았다. 성모님이 이리저리 움직인다.’ 등을 주장한 사건이다.
윤율리아가 성모님께 받았다는 다양한 메시지, 초자연적인 현상들, 즉 개인에게 일어나는 행위를 사적계시라고 하는데 이를 올바르게 규명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검증이 뒤따른다. 사적계시에 앞서 먼저 공적계시를 알아야 한다. 공적계시는 하느님이 인간 구원을 위해서 당신 자신의 뜻과 업적을 드러내는 것이다. 또한 공적계시는 하느님의 자기 계시로, 계시하는 분이 하느님이여야만 하고, 계시를 내릴 때는 내용, 수용자, 일치된 순수성과 단일성이 있어야 하는 것으로써, 수령자는 하느님이 주신 말씀을 그대로 간직하고 수용해야 하며 절대로 왜곡해서는 안된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에 사용하기 시작한 사적계시는 특수하거나 특별한 경험, 예컨대 발현이나 환시, 들음, 예언 등과 같은 현상들을 통하여 개인에게 전해진 계시다. 사적계시는 공적계시의 내용에 부합되어야 하고, 공적계시에 위배되는 사적계시는 있을 수 없으며, 도덕성에 위반되고 상반되면 거짓이다.
바로 나주 윤율리아가 1985년에 이런 사적계시를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도 윤율리아는 다양하고 무수한 이상 현상들이 일어난다고 주장하며 하루도 쉬지 않고 계시를 받아 현재는 1,000개가 넘는 계시를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윤율리아가 펴낸 책들을 살펴보면 여기저기 인용하여 편집한 흔적이 역력하며, 사적계시의 내용은 없고, 신앙인이면 누구나 생활화된 ‘기도하고 회개하고 사제들을 위해 기도하라.’는 것뿐이었다. 어떻게 된 것이 하느님은 사적계시를 윤율리아에게만 주고 있는가? 이것은 생각해봐야 할 문제이다.
사적계시의 식별과 판단 기준은 첫째, 사적계시 안에 나타난 진리의 내용심사 둘째, 그리스도교 신앙과의 일치 여부 심사 셋째, 교도권의 가르침과의 일치 여부 심사 넷째, 사적 계시를 받은 사람이 모든 면에서 정상인지 판단 다섯째, 사적계시가 가져다 주는 영적인 결실 심사로 이루어진다. 하지만 윤율리아가 받았다는 사적계시는 사적계시의 식별과 판단기준에 어느 한 가지도 부합되는 것도 없고, 올바른 것이 없다.
윤율리아가 받았다는 성모님의 메시지를 보면 성모님은 수다쟁이로 나서기를 좋아하는 분이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성모님은 그런 분이 아니다. 항상 순종하고 순명하며, 조용히 사랑을 실천하고 베푸는 분이시다. 일련의 예를 들어 보면 예수님께서 열 두 살 되던 해, 성모님이 군중 속에서 예수님을 잃어버려 3일 밤낮을 찾아 다닌 적이 있다. 성모님은 충격이 컸지만 하느님께 ‘그대로 내게 이루어지소서.’라고 기도했을 뿐 여느 엄마들처럼 울거나 이상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 오로지 하느님께 모든 것을 맡겼을 뿐이다.
요즘 윤율리아는 사적계시도 모자라 성체기적 ‘성모님이 나타나 성체를 신부의 손에서 빼앗아 자신에게 주었다.’는 가톨릭 교리(신품성사를 받은 사제만이 성체를 영할 수 있고, 모실 수 있는 고유의 권한)에 어긋난 신빙성 없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나주 윤율리아 사건’ 진상 조사를 위해 3년 동안 공정하게 조사한 결과 윤율리아의 주장은 거짓으로 드러났지만 여전히 윤율리아는 그릇된 주장으로 신자들을 현혹하고 있으며, 사회적으로도 문제가 되고 있다. 결국 이 사건은 교황청까지 들어가게 되었고, 자료를 보내달라고 해서 MBC PD수첩에 방영된 내용을 이태리어로 번역해 보내드린 적이 있다.
신자 여러분은 알아야 한다. 우리가 믿고 공경하는 성모님은 항상 제자리에서 우리를 지켜봐 주시고, 돌봐주시며, 우리 모든 신앙인들의 모범이시며 어머니이시다. 이런 성모님을 열심히 공경하고 그 안에서 사랑하는 교구민들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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