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9일(목) 가톨릭대학교 문화영성대학원 박문수 교수 특강내용
한국교회 신앙의 문제점은 무엇일까? ‘한국인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에 대한 설문 조사 결과 첫째, 건강 둘째, 돈 셋째, 가정의 행복이었다. 이것은 ‘신앙’은 중요하지 않다는 결론에 이르게 한다. 개신교 신자들은 십일조를 하지만 가톨릭 신자들은 그렇지 못하다. 돈에 대한 애착이 많다는 이야기가 된다. 가치관이 돈밖에 없는데, 신앙이나 구원이 귀에 들릴 수 없다.
평신도에게 가장 중요한 가정이 편하면 사회가 편하다. 평신도로서 성직자나 수도자보다 떳떳한 한 가지는 바로 ‘자녀’가 있다는 것이다. 평신도가 경험한 영적경험을 상기시키기 위해서는 소중한 경험이 필요한데 그것이 바로 아이를 낳아 조건 없는 사랑을 베풀어 본 경험이다. 타인에게 조건 없이 주는 경험은 기쁜 영적 체험인 것이다. 갓난 아이에게 조건 없이 무언가 준 경험은 하느님을 만난 사람만이 할 수 있다. 내가 도울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으면 당당하게 도우면 된다. 돕는다는 것, 아파하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다. 다른 인간에 대한 무한한 책임은 자식이 아니면 할 수 없다. 자녀에게 베푸는 사랑은 하느님의 사랑이다. 하지만 그것을 너무 빨리 잊는다는 단점이 있다. 이것을 널리 이웃과 함께 나눈다면 훨씬 커질 것이다. 이 사랑을 주변 이웃에게 행할 때 훌륭한 신앙생활이라 할 수 있다.
한국인은 왜 종교를 가질까? 그것은 마음의 평화를 얻기 위해서이다. 종교적 가치보다 마음의 평화를 우선시 한다. 그래서 종교에 대한 마음이 약하다. 우리는 교회에 대한 충성심과 신앙에 대한 충실성이 약하다. 심지가 굳어져서 신앙이 단단해져야 한다. 신자들의 약한 성경기반을 다져 천주교 신자에 대한 발자국을 남겨야 한다.
신앙에 대한 세 가지 차원은 수행, 수복, 봉사이다. 수행은 참고 사는 것이다. 천주교는 성직자, 수도자들만 참고 산다. 각자 하나씩 정해서 실천해 보자. 참는 것이 열 번이면 습관이 되고 1,2년의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삶의 방식이 된다. 참는 것이 자연스러워져서 절제가 몸에서 배어나와야 훌륭한 신자이다. 말보다는 사는 모습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표양이 되어야 한다. 신앙인으로서 참고 안 하는 게 있어야 한다.
수복은 복을 빈다는 것이다. 복을 비는 것은 나쁘지 않지만, 무조건 빌기만 하는 게 문제다. 진정한 봉사란 교회 공동체 밖에 나가서 하는 일이다. 교회 울타리를 벗어나야 한다. 이웃들과 나눌 때, 그것이 봉사다.
신앙에 대한 다섯 가지 차원이 있다. 첫째, 메타노니아(회심). 우리는 과연 신앙생활을 하면서 받아들이거나 버리면서 사는가? 마음의 중심가치가 신앙이 되어야 한다. 둘째, 코이노니아(친교, 공동체 친교, 잔치)는 단체 활동을 통해 행복을 맛보는 것이다. 성당 모임은 친목모임과 달리 활동의 중심에 하느님이 있어야 한다. 신앙으로 모인만큼 조금 달라졌으면 좋겠다. 셋째, 마르띠라노(복음선포, 선교). 천주교에는 선교하는 방법이 없다. 신앙을 선택해서 행복하고 좋으면 다른 이에게 전하지 않을까? 전하지 않는다는 것은 신앙의 뜨거운 맛을 못 본 것이다. 천주교 신앙으로 내가 행복해야 한다. 미사 드리는 것을 덕으로, 행복을 전하고 체험할 수 있으면 좋겠다. 넷째, 레이뚜르기아(성사와 전례). 현재 우리는 너무 형식화 되어있고, 타성에 젖어있다. 자극이 필요하다. 어렵고 힘든 사람을 만나면 자극을 받는다. 어려운 일이 있으면 다시 돌아보게 된다. 고통을 회피하기보다는 달게 받아서 살아서 우리에게 다가오시는 주님을 제대로 받자. 다섯째, 디아코니아(봉사). 신앙생활 관련 조사결과, 신앙에 한발만 담그고 있는 소극적인 신자들이 많다. 하느님은 성당 안팎에 다 계시다. 어디서든지 이웃과 함께하는 적극적인 모습을 가지자.
교회가 나아갈 방향은 교회가 만들어 갈 방향이다. 확고한 신앙으로 다른 사람을 포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 방법으로 첫째,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세속과 신앙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절대 저절로 주어지지 않는다. 둘째, 제대로 된 신자가 되어야 한다. 셋째, 봉사적 영성적 평화가 우리에게 있기 위해서 우리는 행복해야 한다. 필요한 도움이 있으면 기꺼이 나누자.
우리 교회는 아직 투명하고 도덕성이 있으며, 정직하다. 이것이 우리 교회의 장점이다. 앞으로 더 행복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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