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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본당을 소개합니다 - 성정하상성당
자율과 참여로 이루어진 공동체


취재|김선자(수산나) 기자

제1차 시노드 대회 이후 많은 본당들이 소공동체 운동에 매진해 왔지만 소공동체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 본당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그 가운데에서도 2006년 2월 19일, 첫 미사를 봉헌하고 사목자와 신자들의 합심 아래 ‘자율과 참여’로 운영되는 ‘공동체’ 중심의 본당, 성정하상성당(주임 : 류승기 바오로 신부)을 찾아 그들이 만들어 가는 공동체를 만나보았다.

황금동과 지산동. 그 사이에 자리잡은 성정하상성당은 대단위 아파트 재개발 지역에 세워진 성당으로 도시 실정에 맞는 새로운 성당을 만들어 보자는 교구장의 유지를 받들어 작은 대지 220평 위에 생겨났다.

2005년 11월 4일 부임한 류승기 주임신부는 “성당 준비모임을 시작하여 임시성당에서 첫 미사를 봉헌하기까지 그리고 지금의 성당을 짓고 공동체 중심의 성당으로 거듭나기까지 신자들과 함께 ‘우리 본당이 어떤 본당이 될 것’에 대해 공유하며, 그 당시 본당이 처해 있는 현실을 잘 분석하여 신자들과 함께 연구했다.”고 들려준다. 이에 황금동성당과 성김대건성당에서 분가해 온 신자들을 대상으로 연령분포, 신앙의 열심 정도, 빈부격차, 모임에 참여 가능한 신자 수 등 신자들과 성당의 환경과 상태가 어떠한지에 대해 나누고 또 나눴다. 이후에는 공동체 모임의 특징과 필요성에 대해 교육하여 신자들의 참여와 주인의식을 고취시켜 나갔다.

2천여 명이 교적을 두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활동하는 신자는 800여 명의 성정하상성당은 처음부터 자율과 역할분담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내세웠다. 그 예로 본당의 사목 평의회 조직을 신자들이 활동하는 공동체에 그대로 도입하여 신자들 스스로 모든 일을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방식으로 구성하여 공동체에 참여하는 모든 구성원들에게 적합한 역할을 맡겼다. 그로인해 자연스럽게 사목회의가 구성되었고, 각자가 맡은바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공동체 전체가 참여하는 교회와 본당 위원회를 만들 수 있었다.

이렇듯 성당 안에서 내실을 다져 각자의 구역으로 돌아간 공동체는 복음화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문제점들을 위원회를 통해 해결해 나갔고, 공동체 스스로 동네 교회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소공동체를 하니 무엇보다 성경을 자주 접하게 되고 레지오마리애 활동을 할 때보다 하느님 말씀에 더 귀가 열리게 되었고 미사 때에도 독서나 복음말씀을 되새기게 된다.”며 소공동체 운동의 예찬론을 펼친 강정기(마리아) 회장은 “처음엔 모든 것이 힘들어 성당에 가는 것이 부담스러웠지만 소공동체 교육을 받는 동안 모든 것이 달라지기 시작했고, 그림과 함께 성경으로 교육하며, 때로는 예시를 들어 이해할 때까지 가르치고 지적하는 반복되는 교육 속에서 신부님의 진심과 열정을 느낄 수 있었고, 이에 우리 신자들은 공동체 중심의 성당에 대해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며 그렇게 공동체 중심의 성정하상성당이 탄생하게 되었다고 들려준다.

또한 강정기 회장은 “소공동체 모임을 막 시작했을 무렵, 나누기, 자유기도, 성경말씀 등 이 모든 것이 어렵게만 느껴졌고, 그중에서도 서로의 마음을 드러내놓고 보이는 것이 가장 힘이 들었지만 이제는 그로인해 한층 더 가까워져 한 가족, 한 형제가 되었다.”고 말했다.

공동체 중심의 성당으로 뿌리내린 지도 어느덧 3년, 류승기 주임신부는 “사제가 필히 해야 할 성사집행을 제외한 나머지는 각 공동체 안에서 신자들의 손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6구역 21개 공동체의 성정하상성당은 크게 공동체 낮팀, 청년공동체, 청소년공동체, 노인공동체로 운영된다. 공동체 낮팀은 저녁모임에 참여할 수 없는 짝교우나 어린 자녀를 둔 어머니들이 참여하며, 노인공동체는 성경공부를 하는 교재를 가지고 일주일에 한번 노인들의 집을 돌아가면서 모임을 갖고 있다. 또한 청소년공동체는 초,중,고등학생이 주축이 되어 주일 복음말씀으로 성경 나누기를 하며, 더불어 스카우트 활동도 하고 있다. 이와함께 청년공동체는 대학생과 청년들로 파스카 성경공부를 한다.

이렇듯 신자들 스스로 만들어가는 공동체를 관리하는 것은 본당 복음화 위원회의 몫이다. 각 공동체에서 선발된 복음화 위원들은 한 달에 두 번 주임신부와 함께 모임을 가져 공동체의 현 상태를 분석하고, 각 공동체를 방문하여 공동체 모임의 진행상황이나 참석 정도, 분위기 등을 파악하여 보고서를 작성한다. 작성된 보고서를 기준으로 각 공동체의 성장과정을 감독하는 등 복음화 위원회는 공동체 운동의 기본 교재를 연구하고 또 위원회 내에서 시범발표를 한 뒤, 필요에 따라 각 공동체로 파견되어 교육했다. 방법으로는 교재 ‘함께 하는 여정’ 활용법, 말씀 나누기 7단계 교육 등 정착하기까지 약 6개월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고, 그후 다시 활동에 대한 교육을 실시했다. 이렇게 점차적으로 교육함으로써 공동체 구성원들의 의식을 서서히 성장시키면서 지역 복음화를 위한 역할 수행도 할 수 있도록 늘 교육하며 지금의 공동체 중심의 성정하상성당을 만들어왔다.

공동체 중심의 본당으로 자리잡기까지 어려운 점도 많았지만 이제는 누구보다 열심히 참여하고 자율적으로 움직이며 자신들만의 성당을 만들어가고 있는 성정하상성당의 사제와 신자들. 그들이 노력해 만든 공동체 안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새기며, 따라서 사는 모습에 찬란한 빛이 함께 하며 앞으로 보다 발전되고 단결된 공동체 중심의 본당으로 더욱 더 성장해 나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