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웃게 하는 당신》이라는 책을 인터넷 바오로딸 서점의 신간 소식을 통하여 처음 접하게 되었습니다. 매년 30여만 쌍의 젊은이들이 행복한 결혼 생활을 꿈꾸며 혼인 생활을 시작합니다. 또 수많은 결혼 생활 준비를 위한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이 가정에서의 재테크나 자녀 교육에 관한 것이지,어떻게 하면 부부가 서로 친밀하고 책임 있게 혼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 알려주는 책이 없다는 게 부부일치운동(ME)을 하는 나에게는 늘 아쉬움으로 남아 있었는데, 《나를 웃게 하는 당신》은 그런 아쉬움을 채워주기에 충분하였습니다. 배우자인 프란체스카와 단숨에 읽어 내려가면서 “어쩜 이렇게 우리 부부 이야기하고 같을까!”라며 놀라움을 금하지 못하였습니다.
이 책은 서강대학교에서 ‘결혼준비특강’을 진행하였던 예수회 신성용 크리스 신부님과 안미경 데레사와 김재훈 토마스 부부가 함께 쓴 책으로 사제 생활과 혼인 생활 중에 직접 체험한 생활 속의 이야기를 각 주제에 따라 이해하기 쉽게 풀어서 대화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어제 밤부터 왜 이렇게 머리가 아프지?” 이런 말을 하면 남편은 즉시 “빨리 약 사 먹어.” 하고 말한다. 누가 약 사 먹을 줄 몰라서 물어봤을까? 다음날 또 아프다고 하면 남편은 화를 내며 “병원에 가봐! 병 키우지 말고….”하며 금세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변한다. 아프다니 약 먹고 병원 가라는데 왜 이렇게 섭섭한 것일까? 남편의 말은 내게 ‘아프면 알아서 해. 나는 신경 쓰고 싶지 않아.’라는 말로 들리기 때문이다.>
책의 내용 중 일부분인데 결혼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부부간의 대화이며 그중에서도 잘 들어 주는 것, 즉 배우자의 말을 정성을 다하여 들을 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마음까지도 읽는 노력이 적극적인 대화라는 것을 이야기 합니다.
이와 같이 《나를 웃게 하는 당신》에서 우리는 혼인의 여정 가운데 겪게 되는 부부의 구체적인 사례를 보게 됩니다. 부부의 혼인 전과 혼인 후의 로맨스 기간의 배우자를 바라보는 느낌, 시간이 흐르면서 가지게 되는 실망과 환멸의 순간, 그 갈등과 환멸을 벗어나고자 사랑하기로 결심하고 배우자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면서, 용서를 청하고 또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을 통하여 부부가 전보다 더욱 가까워짐을 체험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혼인 성사도 다른 성사와 마찬가지로 그리스도께서 은총을 베풀기 위하여 세우신, 눈으로 볼 수 있는 하나의 표지이며 부부가 서로 사랑하도록, 즉 부부일치가 바로 하느님의 바라심이라는 것을 이 책의 저자들은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책은 ‘실제 혼인 생활의 체험 삶의 현장’이라는 것입니다. 우리 부부도 ME주말 봉사를 하거나 본당에서 특강을 하고 나면 다른 부부들로부터 “실제 두 분의 이야기인가요?”라는 질문을 종종 듣곤 합니다. 그러므로 가까운 형제자매나 부모에게도 털어 내놓기 어려운 부부의 이야기를 활자화하여 공개한다는 것은 여간 큰 용기가 없으면 하기가 힘든 것이어서, 책이 나오면 이민을 가든지, 출판된 모든 책을 사버리든지 할 요량까지도 생각했었다는 데에 깊이 공감했었습니다.
부부의 이야기에 넋을 놓다가 어느새 우리에게 이웃집 형이나 아저씨와 같이 다가온 신부님을 만납니다. 얼마 전 돌아가신 김수환 추기경님이 우리 천주교 신자들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들에게 신망을 받았던 까닭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에도 그저 친근한 이웃집 할아버지와 같이 사람들에게 소박한 모습으로 다가 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하듯이 크리스 신부님의 독신 생활을 하는 사제로서의 고뇌와 하느님과 사람들에 대한 사랑이 담긴 삶의 이야기를 읽고 있노라면 소탈한 인간미가 가슴에 와 닿아 더욱 친근하게 느껴집니다.
마찬가지로 《나를 웃게 하는 당신》은 혼인한 모든 부부들뿐만 아니라 행복한 결혼 생활을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결혼은 로맨스의 무덤’이 아니라 ‘희망’이며, ‘하느님 계획에 따른 부르심’이라는 것을 알게 해주는 삶의 지침서가 될 것임을 확신하며 이 책을 애독자 여러분에게도 권합니다.
* 박준완(디오니시오) 님은 도원성당 전례위원장이면서 대구ME 정보·홍보분과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좋아하는 성경 구절로는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내안에 사시는 것입니다.”라는 갈라디아서 2장 20절의 말씀이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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