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주님의 부활을 경축하며, 그분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길 기원합니다. 오늘날의 우리 사회는 갈수록 경제 여건이 어려워지고, 그로 인해 사회 전반이 너무나 혼란스러워졌습니다. 모두가 어려워하는 이 시기에 우리 신앙인들이 먼저 이 난관을 지혜롭게 잘 극복하고 이웃들에게 생명과 희망의 부활 메시지를 전해주어야 하겠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이번 부활축제 시기 동안엔 주님의 제자들이 부활하신 주님을 어디에서 찾고 있는지, 또한 자신들의 어려운 처지를 어떻게 극복하고 있는지를 전례독서들을 통하여 우리가 깨달아야 하겠습니다. 놀랍게도 이 기간 동안 교회가 봉독하는 복음말씀들이 주님의 부활사건과 성찬례를 많이 결부시키고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는 제자들이 성찬례 안에서 부활하신 주님을 만났고, 거기에서 자신들의 힘든 처지를 극복하게 되는 힘을 얻게 된 초대교회의 생활상을 우리에게 전해주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들이 세상 이야기들을 가끔 뒤집어 생각해보듯이, 성찬례 안에서 제자들이 부활하신 주님을 만났다는 성경의 말씀을 뒤집어 생각해보면, 성찬례를 떠나서는 부활하신 주님을 참되게 만나 뵙기가 어렵다는 설명이 될 것입니다. 신앙생활을 통하여 경험하는 것은 자신의 생명을 나누어주는 성찬의 삶에 기꺼이 동참할 때만이 비로소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는 우리를 위하여 자신의 생명을 나누어주신 주님과 부활하신 주님이 같은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빛은 주위가 어두우면 어두울수록 더욱 밝게 빛나듯이, 참 신앙인의 삶은 세상이 어려울수록 더욱 진가를 발휘하게 마련입니다. 이 어려운 세상에 여러분 자신이 주님 부활의 생생한 표징이 되도록 성찬의 삶을 실천하십시오. 이기적인 욕망을 버리고 주님의 모범을 따라 생명 나눔에 기꺼이 동참하십시오. 그래야지만 여러분도 부활하신 주님을 만날 수 있을 것이고, 또한 세상 사람들도 여러분을 통하여 부활하신 주님의 모습을 바라볼 수가 있게 될 것입니다.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아시는 바와 같이 우리 교구는 교구설정 100주년을 준비하며 2009년을 ‘비전의 해’로 정하였습니다. ‘비전’은 우리 함께 미래를 잘 준비하고 미래를 함께 공유하자는 것입니다. “교회가 성찬례를 이루고, 성찬례는 교회를 이룬다.”는 교회의 가르침처럼, 교회와 성찬례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습니다. 이렇게 볼 때 성찬의 신비가 교회의 비전 그 자체라고 하겠습니다. 우리 모두 올 한 해는 주님의 제자들처럼 주님의 성찬례 안에서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고, 그 주님을 이웃들에게 힘차게 전하도록 합시다.
다시 한 번 주님 부활의 기쁨과 평화를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