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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싶었습니다 - 동구보건소 김효진(소화 데레사) 소장
능력 안에서 열심히


취재|박지현(프란체스카) 기자

우리는 살면서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리며 살아간다. 집에서는 가족의 일원으로, 직장에서는 각자 맡은 일에 따라, 성당에서는 또 다른 이름으로 불리며 살아간다. 이번 달 ‘만나고 싶었습니다’에서는 다양한 이름 안에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동구보건소 김효진(소화 데레사, 성바울로성당) 소장을 만나보았다.

항상 주님 안에서
조부모부터 시작된 신앙으로 모태신앙을 가지고 있는 김효진 소장은 본당 내에서 다양한 활동을 해 오고 있다. 성소후원회, 전례위원회, 사목평의회의를 거쳐 현재 청소년분과 위원장과 주일학교 교장선생님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 소장은 교감선생님 자리가 비어 있어 주일학교 교사들을 직접 이끌어가고 있다. “매주 회의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개선해 나가는 한편, 얼마 전부터 교리교사들을 대상으로 5분 교리를 실시하고 있다.”는 김 소장은 “내가 너무 힘들게 하는 건 아닐까 하는 염려와 달리 교사들이 좋아하며 잘 따라주어 고맙다.”고 말하였다. 교리교사가 부족한 다른 본당에 비해 16명이나 되는 교사들이 너무 기특하고 예뻐서 그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는 그녀는 “자꾸 줄어드는 주일학교 학생들의 신앙생활은 어머니의 영향이 큰 것 같다. 새벽미사에 어머니와 같이 나오는 고3 학생이 두 명 있는데 이 시간만큼은 주님께서 다 보고 계시지 않을까?”라면서 청소년들의 신앙생활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한다고 이야기했다.
더불어 성소자에 대한 관심이 각별한 김 소장은 “안에서는 열심히 기도하고, 밖에서는 신앙인으로 제대로 생활하지 못한다면 그 모습을 보고 자라는 아이들이 성소를 얻지 못한다.”면서 “신자로서 사제나 수도자에게 화를 내거나  나쁘게 이야기 한다면 누가 사제의 길을 가겠느냐?”고 말하며 믿을 교리에 어긋나지 않는 이상 사제나 수도자에게 함부로 하는 것은 결코 옳지 않은 일이라고 이야기 하였다.]

 

환경을 살리기 위한 작은 움직임
지난해 교구 내에 환경위원회가 결성되었다. 대구가톨릭대학교 전헌호(실베스텔) 신부를 위원장으로 경산성당 주임 정홍규(아우구스티노) 신부, 대신학원 김명현(디모테오) 신부, 대구가톨릭대학교 박장근(베드로) 신부, 대구가톨릭대학교 우형택 교수, 계성고등학교 이채영 선생과 함께 김효진 소장도 위원으로 구성되었다.
전임 본당 주임인 전헌호 신부의 임명으로 얼떨결에 시작하게 되었다고 하지만 이제 김 소장은 언제, 어디서나 환경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환경에 열성적인 관심을 가진 전헌호 신부를 중심으로 매월 첫째 주 금요일, 정기 월례 회의를 가지며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는 환경위원회에 대해  “우리의 활동은 교구 차원에서 꼭 필요한 움직임.”이라는 김 소장은 “환경운동의 가장 기본은  가정의 철저한 분리수거.”라고 말한다. 예를 들어 요구르트 병 하나를 버릴 때에도 병과 윗부분을 따로 분리해야 하지만 아직 이마저도 제대로 되지 못하고 있다.
본격적인 환경 운동에 앞서 ‘교육’이 가장 우선이라고 생각한 환경위원회에서는 지난 해 9월 29일부터 11월 24일까지 각 본당 신자들을 대상으로 ‘제1기 환경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였다. 9주에 걸쳐 이루어진 교육을 통해 40여 명의 참가자들은 ‘환경’에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되었고, 환경을 살리기 위한 제대로 된 방법을 배우게 되었다. 이번 교육에 여러 명이 참가한 본당이 있는 반면, 단 한 명도 오지 않는 본당을 보면서 김 소장은 “사람들이 환경오염은 알고 있지만 그 심각성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것 같다.”며 “신자들을 움직이기 위해선 무엇보다 본당 신부님들과 수녀님들의 관심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하였다.
취재 도중 갑자기 기자에게 손수건 사용여부를 물어본 김 소장은 “손수건 대신 사용하는 휴지를 만들기 위해 엄청나게 많은 나무가 베어지고 있다.”고 말하더니 탁자 위에 놓인 달력을 잘라서 재활용한 메모지를 보여주며 “큰 것보다는 생활 가운데 작은 것부터 하나씩 실천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였다.
얼마 전부터 김 소장이 전헌호 신부에게 특별히 건의하고 있는 것이 하나 있는데 바로 ‘말의 공해’다. “말이란 남에게 상처 줄 수 있는 만큼 그 심각성이 대단하다.”는 김 소장은 “남에게 좋은 말, 칭찬하는 말, 사랑하는 말을 전함으로써 좋은 공기와 사랑을 전하는 것 또한 일종의 ‘환경운동’이라 생각한다.”며 앞으로 이 부분을 점차 확대시켜 나가고 싶다고 하였다.
다가오는 6월 13일(토)-14일(일) 환경위원회에서는 영천 산자연학교에서 ‘제2기 환경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강의와 영상물 시청, 조별 토의로 이루어질 이번 교육에 많은 이들의 관심과 참여를 기다리고 있는 김 소장은 “하느님 보시기에 참 좋은 지구를 원래대로 돌려놓는 일이야말로 신앙인으로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면서 “앞으로 위원회 활성화를 위해 개인적인 시간을 아낌없이 투자할 것.”이라고 하였다.

 

사회구성원의 한 사람으로
교직 생활을 하다가 뒤늦게 의과대학에 진학하여 현재 동구보건소를 맡고 있는 김효진 소장은 그동안 다양한 교육을 개설하여 지역주민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다문화 가정이 늘어가는 요즘, 예비 엄마 교실을 열어 신생아 예방접종 방법과 배냇저고리 만드는 방법 등을 알려주고 있으며, 아이들에게 태극기 만들기와 전통 춤을 가르치며 우리나라를 알리고 있다. 또한 유치원이나 어린이 집을 방문하여 금연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자칫 잘못 들은 게 아닐까 싶지만 김 소장은 “교육받은 아이들이 집에 가서 부모에게 직접 금연을 권유 하는 것이 훨씬 효과가 높다.”면서 그만큼 아이들의 교육이 중요한다고 한다.
보건소장 이전에 한 사람의 의사인 김효진 소장은 매주 수요일 저녁 7시-9시까지 한 달에 두 번씩 가톨릭 근로자회관을 찾아 이주 노동자를 위한 무료진료를 실시하고 있다. 1-2명 정도의 노동자를 위해 꾸준히 방문하는 것이 힘들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김 소장은 “그들에게 수요일 저녁 근로자회관에 가면 의사가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시키기 위해 섣불리 그만 둘 수 없다.”면서 “간단한 치료와 더불어 심각한 환자들을 병원과 연결해주는 도우미 역할 정도.”라며 의사로서 본분에 충실할 뿐이란다.

올해로 정년 퇴직을 맞이하게 되는 그녀는 정년 후에도 무료 봉사와 진료를 하며 지낼 계획을 가지고 있다.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음을 하느님께서 주신 선물로 여기며 건강이 허락하는 한 그분이 맡기신 일은 무엇이든 할 것.”이라는 김효진 소장. 그녀는 만나면서 과연 나는 내 능력 안에서 얼마나 열심히 살고 있는지 되돌아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