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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달의 성인
성녀 스콜라스티카“이는 슬기롭고 지혜로운 동정녀, 그리스도를 마중나갔네.”


글 장성녕(안드레아)|대구대교구 문화홍보실

 

천주교회의 성인들 가운데는 가족이 모두 성인이 되시거나 형제자매지간에 성인성녀가 되신 분들이 많습니다. 그 중에서도 남매지간인 베네딕토 성인(480~547년)과 스콜라스티카 성녀께서는 깊은 형제애와 영적 친교로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서방 수도생활의 한 기초를 놓으신 베네딕토 성인의 쌍둥이 누이동생이 되시는 스콜라스티카 성녀께서는 이탈리아 몬테카시노에 오빠가 세운 수도공동체에 들어가 베네딕토 수도회의 첫 수녀가 되셨습니다. 두 성인 남매께서는 가끔 만나 함께 기도하고 거룩한 대화를 나누곤 하셨는데, 성녀께서 마지막으로 오빠를 만나던 날, 평소와는 다르게 밤이 깊었음에도 불구하고 오빠에게 조금 더 함께 있자고 청하며 붙잡았습니다. 성녀께서는 이제 더 이상 이 세상에서 오빠를 다시 만날 기회가 없으리란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베네딕토 성인께서는 수도 규칙을 어길 수 없다하여 굳이 돌아가려고 하셨습니다. 성녀께서 눈물을 흘리며 잠시 기도를 바치니 청명하던 날씨가 갑자기 흐려지며 천둥 번개가 치더니 세찬 비바람이 몰아쳐 성인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성녀께서는 “오빠는 비록 제 청을 들어 주지 않으셨지만 주님께서는 제 청을 들어 주셨습니다.”하고 말씀하셨습니다.

결국 두 성인 남매는 밤새도록 천상영복에 관한 거룩한 대화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승에서 오빠를 마지막으로 만나는 것임을 하느님께서 성녀에게 미리 알려 주셨던 것입니다.

스콜라스티카 성녀께서는 이 만남이 있은 지 3일째 되는 날,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베네딕토 성인께서는 성녀의 유해를 자신을 위해 마련해 놓았던 수도원의 무덤에 안장했습니다. 그 후 오래지 않아 베네딕토 성인도 동생을 따라 선종하셨습니다.

- 성녀 스콜라스티카(480~547, 축일 2월 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