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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싶었습니다 - 성토마스아퀴나스성당 이두희(프란치스코)·류은희(글라라) 가족
하느님의 사랑 안에서 감사하며 살다


취재 김명숙(사비나) 편집장

 2016년 ‘가정의 해’를 맞아 세 번째 소개할 가족은 성토마스아퀴나스성당(주임 : 주국진 보나벤투라 신부)에서 온 가족이 함께 활동하며 하느님의 사랑을 느끼고 배우며 사랑을 실천하며 살아가는 이두희(프란치스코)·류은희(글라라) 가족의 이야기이다. 때마침 불어닥친 극심한 한파로 유난히 추웠던 날, 성토마스아퀴나스성당에서 이두희 님 가족을 만나 그들의 신앙이야기를 일문일답으로 엮어보았다.

  

Q 언제 세례를 받으셨는지, 성가정을 이룬 뒤 좋은 점은 무엇인지요?

A 이두희(프란치스코) : 저는 2001년 1월 2일에 세례성사를 받고 2003년 10월 5일에 견진성사를 받았습니다. 세례를 받기 전에는 옳고 그름의 기준을 오로지 제 자신에게 맞추어 모든 것을 판단할 때에도 저처럼 착하고 너그러우며 관대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하느님을 알고 난 뒤부터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제 자신이 얼마나 이기적이고 때때로 제 판단이 얼마나 경솔한지를 알게 된 것이죠. 이렇게 바뀔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도 제 삶의 중심에 예수님이 찾아 오셨기 때문이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저 자신의 생각보다는 하느님의 뜻을 먼저 생각하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함으로써 가족구성원 간에 불화와 갈등이 있을 시에 ‘예수님이시라면 과연 어떻게 하실까?’라며 해결의 실마리를 ‘하느님의 뜻’에서 찾으려고 했고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려는 노력을 통해 ‘문제해결의 기적’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이런 부분들이 세례와 함께 많이 달라진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A 류은희(글라라) : 저는 1989년 12월 17일에 세례성사를 받고 1996년 9월 19일에 견진성사를 받았어요. 신앙인으로 살면서 저는 가족 모두가 세상을 살아가는 기준이 같아서 가장 좋습니다. 또 저희 가족이 사는 기준이 ‘세상의 잣대’가 아닌 ‘하느님의 뜻’에 있기에 늘 감사하며 살아 갈 수 있어 행복합니다.

 

Q 현재 두 분께서 하고 계시는 일과 활동에 대해 들려주시겠어요?

A 이두희 : 저는 대학강사로 일하면서 본당에서는 평신도사도직협의회 회장과 복사단, ‘나눔과 섬김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5년 전 꾸르실료체험 이후 본당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죠. 그리고 ‘나눔과 섬김회’는 본당 신자들 중 남성 30~40대 연령층으로 구성된 봉사단체로, 본당에서 발생되는 각종 행사를 지원하고 대외적으로는 어려운 이웃이나 타 신앙공동체의 불편을 개선하는 단체입니다. 회원들 모두 서로 협조하며 한마음으로 애쓰고 있습니다.

A 류은희 : 저희 본당이 청소년시범본당이어서 주임신부님을 비롯하여 본당공동체에서도 청소년들에게 많은 관심을 갖고 가르치고 있어요. 저는 올해 교리교사 10년차로 두 아들을 키우면서 결혼 전에 하던 일은 쉬고 현재 본당 주일학교에서 초등부 5학년을 맡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제가 지금까지 주일학교에서 봉사할 수 있었던 것은 남편 프란치스코 씨의 도움 덕분이에요. 남편은 세례 이후 바로 본당에 소속된 활동을 하지는 않았지만 제가 주일학교에서 계속 봉사할 수 있도록 그 당시 유치원생이었던 두 아이를 돌보아 주며 많은 도움을 주었고 피정과 기도로 신앙심을 키워갔어요. 그런 남편께 늘 고마워하고 있어요.

 

Q 부모의 신앙이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이나 변화로 어떤 것들이 있나요?

A 이두희 : 저희 부부가 성당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 두 아이들도 자연히 성당에 머물고 생활하는 것에 큰 거부감이 없고, 요즘처럼 개인주의가 만연한 시대에도 불구하고 단체생활에 잘 적응하고 타인에 대한 배려심이 많이 키워진 것 같습니다. 특히 토요일의 경우 청소년 레지오, 미사참례, 교리공부 등을 하며 오랜 시간을 성당에서 보내다 보면 간혹 힘들다고 투정 부릴 때도 있지만 비교적 잘 따라주니 신앙이 자연스럽게 몸에 밴 것 같습니다.

A 류은희 : 저희 아이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유아세례를 받고 늘 신앙 안에 살고 있어서인지 특별히 달라진 점은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하느님과 함께여서 옳고 그름의 분별은 어느 정도 아는 것 같아요.

  

Q 가족이 함께 본당에서 활동하면서 기쁘고 보람된 일을 손꼽는다면요?

A 이두희 : 집에서는 볼 수 없는 타인에 대한 배려나 자신을 희생하고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는 예쁜 마음을 서로 보여주고 확인할 수 있어 좋습니다.

A 류은희 : 저 같은 경우는 주일학교에서 봉사하다 보니 우리 아이들의 신앙생활을 좀 더 가까이에서 보고 함께 할 수 있고, 서로의 생각과 관심사를 더욱 많이 공유할 수 있어 좋아요. 사실 결혼하기 전 제 소망이 남편과 아이들이 함께 미사에 참례하며 성가정을 이루는 것이었는데 그 소망을 이루게 되어 감사하고 기뻐요. 무엇보다 기뻤던 일은 두 아이가 아빠 축일(프란치스코 축일)에 복사를 서게 되어 다함께 미사에 참례했던 기억이 오래토록 가슴에 남아 있답니다. 그리고 저희는 가족의 축일에 선물로 축일미사를 넣고 함께 미사에 참례하는데 그 또한 같은 신앙을 가졌기에 가능한 일이므로 항상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Q 올 한 해 ‘가정의 해’를 지내면서 가족끼리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요?

A 이두희 : 집에서 아내(글라라)가 가족기도를 하자고 소집시키기 전에 저와 아이들이 먼저 아내에게 기도하자고 말할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 합니다.

A 류은희 : 가족이 좀 더 성경(말씀)을 가까이 하는 한 해가 되면 좋겠어요.

 

Q 끝으로 이재홍·이재성 친구의 신앙생활이야기 좀 들려줄래요?

A 이재홍(토마스 아퀴나스) : ‘항상 하느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살기’가 제 모토인데요, 성당에 가면 교리선생님들께서 우리에게 교리도 잘 가르쳐 주시고 즐겁게 놀아주셔서 좋고 또 친구들뿐 아니라 형과 누나들도 있어서 더 좋아요. 그리고 지난 겨울방학 때 성당에서 선생님 인솔 하에 친구들과 부산으로 하루 은총여행을 다녀왔는데요, 그날 정말 신나고 즐거웠어요.

A 이재성(안토니오) : 저는 ‘올해 안에 미사 때 해설을 해 볼 것이다.’를 목표로 정했어요. 그리고 새벽 복사를 서면 일찍 일어나는 습관이 생겨 좋긴 한데요, 어떤 때는 피곤하고 불편하기도 했어요. 그렇지만 새벽미사, 평일미사에 복사를 서면서 제 신심이 조금씩 깊어지는 것을 느끼고 있어요. 아, 그리고 겨울방학 때 성당에서 선생님, 친구들과 스케이트장에 다녀온 것도 신나고 즐거웠는데 다음에 또 가고 싶어요.

 

올해 중2 이재홍, 중1이 되는 이재성. 신앙 안에서 밝게 성장해가는 두 형제는 방학 때도 열심히 복사를 서고 본당에서 실시하는 학생교육에도 참여하는 등 학교공부와 신앙생활을 둘다 잘 해나가고 있다. 또 복사 5년 개근상을 받은 형(이재홍)을 본받아 동생(이재성)도 열심히 복사를 서고 있다. 이처럼 부모가 자녀에게 하느님을 알게 하는 것, 즉 신앙을 물려주는 것보다 더 값진 유산이 또 있으랴. 그 신앙을 아이들이 잘 지키고 키워 갈 수 있도록 묵묵히 지켜보며 아이들에게 모범을 보이는 이두희·류은희 부부의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게 와닿은 오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