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가 휘파람 불던 길,
키 작은 질경이가 애기똥풀 끌어당겨
귓속말 전하고 까르르 웃던
어수룩한 마을길이 사라졌다
새벽에 핀 제비꽃들
앞 다투어 옹알이하고
연초록 잡풀뙈기 곰실곰실 손짓하던
한적한 시골 길이 신작로에 덮였다
갈피 잃은 구름이 햇살 가리고
심드렁해진 바람마저
웃자란 미나리꽝에서 졸고 있는
오후
내 눈시울에 매달린 그 꽃길,
자투리땅 촉촉하게 갈아
한 모퉁이 가득
갈래꽃부리 오롯이 피워야겠다.
* 약력 : 2000년 『문예비전』 신인상 수상, 2010년 『문예비전』 문학상 수상. 대구문인협회 한국문인협회·반짇고리문학회·대구시인협회·가톨릭문인회원. 시집 『연둣빛 떠난 자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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