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로그인

이 달의 성인
창조 영성의 어머니 성녀 힐데가르트(축일 : 9월 17일, 신비가, 교회학자, 1098~1179년)


글 장성녕(안드레아)|대구대교구 문화홍보실

 

현재까지 가톨릭교회 안에는 서른 세 분의 성인께서 교회박사로 선포되셨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 서른 세 분 가운데 여성은 세 분뿐이었는데 아빌라의 성녀 데레사(예수의 성녀 데레사 또는 대데레사라고도 합니다), 시에나의 성녀 카타리나, 그리고 리지외의 성녀 데레사(소화 데레사)가 그분들이었습니다. 그런데 2012년 5월 10일, 베네딕토 16세 교황께서 독일 빙엔의 힐데가르트 수녀를 성인품에 올리시고 네 번째 여성 교회박사로 선포하셨습니다.

대부분의 여성이 문맹이었던 중세에 힐데가르트 성녀는 신학자이자 신비가였으며 시인, 극작가, 과학자, 사회비평가, 화가였고 작곡도 하셨습니다. 독일의 귀족 가문에서 태어나신 성녀께서는 8세 때 베네딕토 수도원에 위탁되어 자라셨는데 14세에 수도서원을 했으며 38세에 수녀원장이 되셨습니다. 43세 때는 신비한 영적체험을 하신 후 신비가로서의 소명을 발견하셨습니다. 훗날 남성 중심의 수도원에서 독립해 빙엔에 수녀들만을 위한 수도원을 세우고 그곳에서 생을 마치셨기에 ‘빙엔의 힐데가르트’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중세의 가장 뛰어난 여성 중 하나로 손꼽히는 동시에 독일 역사상 가장 존경받는 인물 46위에 올라 있는 성녀께서는 문학, 의학, 음악 등 다방면에서 ‘최초’가 되신 천재였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뛰어난 재능을 복음과 교회를 위해 바치셨고 명성에 마음을 두지 않으셨기 때문에 현대에 이르기까지 성녀의 업적이 많이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성녀께서는 또한 당시 일부 성직자들의 부패와 잘못된 삶에 대해 경고하시고 쇄신과 개혁을 촉구한 개혁가이기도 했습니다.

81세로 선종하시기까지 신학과 영성에 대한 저술 외에도 77편의 시와 노래, 36점의 그림, 광물치료와 자연요법에 관한 서적들과 300통에 가까운 편지를 남기셨습니다. 2009년 독일에서는 성녀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위대한 계시」가 제작되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2011년 11월에 개봉되었습니다. 최근에는 성녀에 관한 책들과 성녀의 음악을 담은 음반도 발매되어 시중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