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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달의 말씀살이 - 소공동체를 위하여
이 달의 말씀살이
- 소공동체를 위하여


글 교구 성서사도직과 이동철, 박상욱, 한승호, 김동현, 김범식 신부

 

· 소공동체 복음나누기 자료제공 : 교구 성서사도직 담당 (053) 250-3082 cafe. daum.net/biap

 

 

* 매주 하는 복음 나누기 7단계

 

(1) 주님을 초대한다.

“기도로 이 자리에 예수님을 초대해 주십시오.”

 

(2) 말씀을 듣는다.

“ ― 복음 ― 장을 펴 주십시오. 어느 분이 ― 절부터 ― 절까지 읽어 주십시오.”(다 읽고 난 후 잠시 침묵한다.) “다른 분이 본문을 다시 한 번 읽어 주십시오.”

 

(3) 복음말씀을 마음에 새긴다.

“각자 마음에 와 닿는 단어나 짧은 구절을 선택하여 큰 소리로, 기도하듯이 세 번씩 읽어 주십시오. 읽는 사이에는 잠시 침묵을 지켜 주십시오.” “어느 분이 본문을 다시 한 번 읽어 주십시오.”

 

(4) 침묵 중에 주님의 말씀을 듣는다.

“3분 동안 침묵 속에서 주님께서 우리에게 하시고자 하는 말씀을 듣도록 합시다.”

 

(5) 마음 안에 들려온 말씀을 나눈다.

“이제 각자 주님께로부터 들려온 말씀을 함께 나눕시다. 왜 그 말씀이 내 마음에 와 닿았는지, 그 말씀을 통해 주님이 나에게 무엇을 말씀하시는지 이야기해 봅시다.”

 

(6) 모임에서 해야 할 활동에 대하여 토의한다.

“지난 번 모임에서 결정했던 사항을 어떻게 실천했는지, 그 결과와 개선해야 할 사항에 대해 이야기합시다.” “이번에는 어떤 활동을 하는 것이 좋을까요?” “우리 주위에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이웃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입니까?”

 

(7) 자발적으로 함께 기도한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대로 자유롭게 기도합시다.”

 

 

 

10월 2일 연중 제27주일 : 루카 17,5-10.

5 사도들이 주님께, “저희에게 믿음을 더하여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6 그러자 주님께서 이르셨다. “너희가 겨자씨 한 알만 한 믿음이라도 있으면, 이 돌무화과나무더러 ‘뽑혀서 바다에 심겨라.’ 하더라도, 그것이 너희에게 복종할 것이다.

7 너희 가운데 누가 밭을 갈거나 양을 치는 종이 있으면, 들에서 돌아오는 그 종에게 ‘어서 와 식탁에 앉아라.’ 하겠느냐?

8 오히려 ‘내가 먹을 것을 준비하여라. 그리고 내가 먹고 마시는 동안 허리에 띠를 매고 시중을 들어라. 그런 다음에 먹고 마셔라.’ 하지 않겠느냐?

9 종이 분부를 받은 대로 하였다고 해서 주인이 그에게 고마워하겠느냐?

10 이와 같이 너희도 분부를 받은 대로 다 하고 나서, ‘저희는 쓸모없는 종입니다.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 하고 말하여라.”

 

■ 예수님 초대

어느 분이 짧은 말로 예수님을 이 자리에 초대해 주시기 바랍니다.(다음 기도를 바칠 수 있습니다. “주님, 성령의 빛으로 저희의 눈을 여시어 주님의 길을 보게 하시고, 저희의 귀를 여시어 생명의 말씀을 듣게 하소서. 아멘.”)

 

■ 말씀 읽기

어느 분이 루카복음 17장 5-10절을 큰 소리로 천천히 읽어 주십시오.

 

■ 세밀한 독서

다음의 사항들을 살펴보며 본문의 말씀을 각자 천천히 읽겠습니다.

- 사도들이 주님께 청한 것은 무엇입니까?(5절)

- 주님께서 사도들에게 겨자씨와 믿음에 관하여 들려주신 말씀은 무엇입니까?(6절)

- 밭을 갈거나 양을 치는 종이 돌아오면 그 종에게 주인은 어떻게 합니까?(7~9절)

- 분부를 받은 대로 다 하고 나서, 우리는 어떻게 대답하여야 합니까?(10절)

복음말씀을 누가 한 번 더 천천히 읽어 주십시오.

 

■ 새겨 듣기

잠시 침묵 가운데 복음을 통해 들려주시는 말씀을 곰곰이 새기며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시간을 가집시다.(3~5분)

 

■ 나누기

오늘 하느님께서 나에게 들려주시는 말씀을 짧게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 실천하기

지난주 결심하고 실천했던 것을 나누어 봅시다. 주님에 대한 나의 믿음과 사랑, 신뢰는 어떤 모습입니까? 종의 모습으로 오신 주님의 사랑에 감사드리며 이웃을 위한 사랑의 실천을 하나씩 정합시다.

 

■ 청원기도

우리 반공동체, 본당공동체, 지역공동체, 우리나라, 지구촌공동체에 기도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해 주는 시간입니다.

 

■ 마침기도

마침성가는 가톨릭 성가 271번을 부르겠습니다.

* 위 성가는 예시 자료입니다. 자유롭게 성가를 고르셔도 됩니다.

 

  

연중 제27주일 복음묵상 이동철(대건안드레아)|봉덕성당 보좌신부

‘Give and Take’라고 지칭되는 문화가 있습니다. 영문의 의미 그대로를 표현하면 ‘주고 받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의미를 좀 더 깊이 생각해 보면 ‘내가 상대에게 무언가를 주었으니 나도 받아야 한다.’ 또는 ‘내가 상대에게 무언가를 받았으니 나도 상대에게 무언가를 주어야겠다.’는 것입니다. ‘내가 상대에게 무언가를 주었으니 나도 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했을 때 상대에게 무언가를 받지 못한다면 실망을 하게 되고 상대를 원망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내가 상대에게 무언가를 받았으니 나도 상대에게 무언가를 주어야겠다.’라는 생각은 자칫 ‘상대에게 주는 것’에 대한 부담을 가질 수 있습니다. ‘Give and Take’라는 문화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은 아닙니다. ‘Give and Take’라는 문화는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은 우려도 있으나 상부상조를 통해 서로의 삶이 더 풍성해지는 좋은 영향을 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문화가 ‘하느님과 나’라는 관계에서도 적용되는 것일까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믿음과 믿는 이들의 자세에 대하여 말씀하십니다. 믿음이 있다면 세상 어떤 일도 마음먹은 대로 된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믿는 이들의 자세는 무엇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그저 자신의 믿음에서 비롯된 실천들을 묵묵히 해 나가는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나는 과연 어떠한 마음으로 신앙생활을 하고 있습니까? 신앙생활을 하면서 세상 안에서의 일들이 내 마음대로 되기를 바라고 있지는 않습니까? 하느님께 ‘내가 믿음을 드렸으니, 내가 원하는 것을 주십시오.’라고 청하지는 않습니까? 혹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하느님을 원망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예수님의 삶을 들여다봅시다. 그분께서는 하느님의 모습을 지니셨지만 하느님과 같음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않으시고 오히려 당신 자신을 비우시어 종의 모습을 취하시고 사람들과 같이 되셨습니다. 이렇게 여느 사람처럼 나타나 당신 자신을 낮추시어 죽음에 이르기까지, 십자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순종하셨습니다. 비록 겟세마니 동산에서 당신의 수난을 앞두고 기도하실 때에 ‘아버지, 이 잔을 저에게서 거두어 주십시오.’라고 기도하시며 고통을 표현하기는 하셨지만 결국 그 하느님의 뜻에 순종하신 예수님이십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삶을 통해 우리가 어떻게 진정한 행복을 얻을 수 있는지, 어떻게 하느님 나라에 갈 수 있는지 가르쳐 주셨습니다.

우리와 하느님과의 관계에 있어서 세상의 것을 바라는 ‘Give and Take’는 맞지 않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생명을 주셨고 그 생명으로 우리는 살아가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세상 안에서의 무언가를 달라고 기도하기보다 우리가 사랑을 실천하는데 더 필요한 하느님의 은총을 베풀어달라고 기도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사랑하는 행동을 했을 때 나 자신을 드러내기보다 그 기회를 마련해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려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오늘 종과 주인의 이야기를 해 주신 것입니다.

“이와 같이 너희도 분부를 받은 대로 다 하고 나서, ‘저희는 쓸모없는 종입니다.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하고 말하여라.”

 

 

 

10월 9일 연중 제28주일 : 루카 17,11-19.

11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으로 가시는 길에 사마리아와 갈릴래아 사이를 지나가시게 되었다.

12 그분께서 어떤 마을에 들어가시는데 나병 환자 열 사람이 그분께 마주 왔다. 그들은 멀찍이 서서

13 소리를 높여 말하였다. “예수님, 스승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14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보시고, “가서 사제들에게 너희 몸을 보여라.” 하고 이르셨다. 그들이 가는 동안에 몸이 깨끗해졌다.

15 그들 가운데 한 사람은 병이 나은 것을 보고 큰 소리로 하느님을 찬양하며 돌아와,

16 예수님의 발 앞에 엎드려 감사를 드렸다. 그는 사마리아 사람이었다.

17 그러자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열 사람이 깨끗해지지 않았느냐? 그런데 아홉은 어디에 있느냐?

18 이 외국인 말고는 아무도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러 돌아오지 않았단 말이냐?”

19 이어서 그에게 이르셨다. “일어나 가거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 예수님 초대

어느 분이 짧은 말로 예수님을 이 자리에 초대해 주시기 바랍니다.(다음 기도를 바칠 수 있습니다. “주님, 성령의 빛으로 저희의 눈을 여시어 주님의 길을 보게 하시고, 저희의 귀를 여시어 생명의 말씀을 듣게 하소서. 아멘.”)

 

■ 말씀 읽기

어느 분이 루카복음 17장 11-19절을 큰 소리로 천천히 읽어 주십시오.

 

■ 세밀한 독서

다음의 사항들을 살펴보며 본문의 말씀을 각자 천천히 읽겠습니다.

- 예수님께서는 어디를 지나가시는 길입니까?(11절)

- 어떤 마을에 들어가시는데 그분께 마주 오는 사람은 누구입니까?(12절)

- 그들은 멀찍이 서서 소리를 높여 무엇이라고 말합니까?(13절)

-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신 말씀은 무엇이며 그들이 가는 동안에 그들의 몸은 어떻게 됩니까?(14절)

- 하느님을 찬양하며 돌아온 사람은 누구이며 그는 어떻게 행동했습니까?(15~16절)

- 예수님께서 사마리아인에게 하신 말씀은 무엇입니까?(17~19절)

복음말씀을 누가 한 번 더 천천히 읽어 주십시오.

 

■ 새겨 듣기

잠시 침묵 가운데 복음을 통해 들려주시는 말씀을 곰곰이 새기며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시간을 가집시다.(3~5분)

 

■ 나누기

오늘 하느님께서 나에게 들려주시는 말씀을 짧게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 실천하기

지난 주 결심하고 실천했던 것을 나누어 봅시다. 하느님께 받은 큰 사랑을 함께 나누어 봅시다. 그리고 하느님께서 기뻐하실 일 한 가지를 정해서 실천하도록 합시다.

 

■ 청원기도

우리 반공동체, 본당공동체, 우리나라, 지구촌공동체에 기도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해 주는 시간입니다.

 

■ 마침기도

마침성가는 가톨릭 성가 401번을 부르겠습니다.

* 위 성가는 예시 자료입니다. 자유롭게 성가를 고르셔도 됩니다.

 

  

연중 제28주일 복음묵상 박상욱(라우렌시오)|범물성당 보좌신부

흔히 아쉬울 때는 있는 힘을 다하여 청하고 구하면서도 막상 그것을 성취하고 나면 까맣게 지난날을 잊어버리는 때가 많습니다. 예컨대 방탕한 아들을 위하여 어머니가 열심히 기도했지만 막상 그 아들이 회개하고 돌아오면 주님께 감사드리는 것을 잊어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고3 수험생이 수능시험 전에 ‘하느님, 도와주십시오.’라고 매달리고는 막상 수능시험이 끝나면 주일미사 대신 놀러가기 바쁜 학생들도 있습니다. 몸이 아플 때 ‘하느님께서 낫게만 해주신다면 성당에 열심히 나가고 봉사도 많이 하겠습니다.’라고 약속해 놓고는 막상 병이 나은 뒤에는 까맣게 잊어버리기 일쑤입니다. 이처럼 어떤 어려운 일이 있을 때는 간절히 기도하면서 미사에 열심히 참석하지만 막상 그 일이 잘 되고 나면 감사할 줄 모르고 그냥 잊어버리고 나 몰라라 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오늘 복음 말씀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수님께서 열 명의 나병환자를 치유해 주시지만 막상 감사하러 온 사람은 이방인 사마리아인 한 사람뿐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사마리아 사람에게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은 감사가 곧 믿음이고, 그 믿음 때문에 구원을 받는다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감사하며 살아가는 사람은 구원받은 삶을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무릇 천주교신자로 살아간다는 것은 모든 일에 감사하며 구원받은 삶을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감사와 구원에 관련된 이야기가 하나 있습니다.

우산장사와 짚신장사를 하는 아들을 둔 어머니가 있었습니다. 이 어머니는 두 아들의 상반된 장사 업종 때문에 매일매일 근심과 걱정으로 살아갔습니다. 햇볕이 쬐는 날이면 우산을 파는 큰아들을 걱정했고, 반대로 비가 쏟아지는 날이면 짚신을 파는 작은아들을 걱정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이 어머니는 해가 떠도 걱정, 비가 와도 걱정이었습니다. 매일 걱정과 근심 속에 살았던 어머니가 하루는 성당을 찾아와 신부님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소연 하였습니다. 바로 그때 본당신부님이 그 어머니에게 근심과 걱정에서 헤어날 방법을 이렇게 가르쳐주었습니다. “해가 뜨면 작은아들의 장사가 잘 될 것을 생각하며 하느님께 감사드리세요. 반대로 비가 오면 큰아들의 장사가 잘 될 것을 생각하며 하느님께 감사드리세요.” 과연 그렇게 생각하니 그 어머니는 비가 와도, 해가 떠도 걱정이 없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어머니는 천주교 신자가 되어서 매일 하느님께 감사하며 행복하게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감사한 마음을 통해서 결국 구원을 선물로 받게 된다는 것을 우리에게 알려줍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오늘 복음에서 열 명의 나병 환자가 예수님께 치유를 받았지만 감사하며 주님께 돌아온 사람은 오직 한 사람, 사마리아인뿐이었습니다. 감사한 마음을 가졌던 그만이 구원을 선물로 받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습니까? 일상 안에 늘 감사하며 살고 있습니까? 어떤 이들은 감사할 거리가 많지 않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지금 주변을 돌아보면 내가 하느님께로부터 참으로 많은 것을 받은 사람임을 알게 될 것입니다. 사실 ‘기억하고 감사하는 것’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가장 위대한 행동입니다.

“언제나 기뻐하십시오. 끊임없이 기도하십시오. 모든 일에 감사하십시오.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살아가는 여러분에게 바라시는 하느님의 뜻입니다.”(1테살 5,16-18)

 

 

 

10월 16일 연중 제29주일 : 루카 18,1-8.

1 예수님께서는 낙심하지 말고 끊임없이 기도해야 한다는 뜻으로 제자들에게 비유를 말씀하셨다.

2 “어떤 고을에 하느님도 두려워하지 않고 사람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한 재판관이 있었다.

3 또 그 고을에는 과부가 한 사람 있었는데 그는 줄곧 그 재판관에게 가서, ‘저와 저의 적대자 사이에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십시오.’ 하고 졸랐다.

4 재판관은 한동안 들어주려고 하지 않다가 마침내 속으로 말하였다. ‘나는 하느님도 두려워하지 않고 사람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만,

5 저 과부가 나를 이토록 귀찮게 하니 그에게는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어야겠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끝까지 찾아와서 나를 괴롭힐 것이다.’”

6 주님께서 다시 이르셨다. “이 불의한 재판관이 하는 말을 새겨들어라.

7 하느님께서 당신께 선택된 이들이 밤낮으로 부르짖는데 그들에게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지 않으신 채, 그들을 두고 미적거리시겠느냐?

8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하느님께서는 그들에게 지체 없이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실 것이다. 그러나 사람의 아들이 올 때에 이 세상에서 믿음을 찾아볼 수 있겠느냐?”

 

■ 예수님 초대

어느 분이 짧은 말로 예수님을 이 자리에 초대해 주시기 바랍니다.(다음 기도를 바칠 수 있습니다. “주님, 성령의 빛으로 저희의 눈을 여시어 주님의 길을 보게 하시고, 저희의 귀를 여시어 생명의 말씀을 듣게 하소서. 아멘.”)

 

■ 말씀 읽기

어느 분이 루카복음 18장 1-8절을 큰 소리로 천천히 읽어 주십시오.

 

■ 세밀한 독서

다음의 사항들을 살펴보며 본문의 말씀을 각자 천천히 읽겠습니다.

- 예수님께서 어떤 뜻으로 제자들에게 비유를 들어 말씀하십니까?(1절)

- 비유의 내용은 무엇입니까?(2~5절)

- 주님께서 재판관의 말을 새겨들으라고 하시는 것은 무슨 이유입니까?(6~7절)

- 8절을 함께 낭독합시다.

복음말씀을 누가 한 번 더 천천히 읽어 주십시오.

 

■ 새겨 듣기

잠시 침묵 가운데 복음을 통해 들려주시는 말씀을 곰곰이 새기며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시간을 가집시다.(3~5분)

 

■ 나누기

오늘 하느님께서 나에게 들려주시는 말씀을 짧게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 실천하기

지난주 결심하고 실천했던 것을 나누어 봅시다. 우리는 얼마나 자주 낙심합니까? 그리고 끊임없이 기도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기울입니까? 나의 십자가를 주님 앞에 내려놓으며 성체조배를 합시다.

 

■ 청원기도

우리 반공동체, 본당공동체, 지역공동체, 우리나라, 지구촌공동체에 기도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해 주는 시간입니다.

 

■ 마침기도

마침성가는 가톨릭 성가 64번을 부르겠습니다.

* 위 성가는 예시 자료입니다. 자유롭게 성가를 고르셔도 됩니다.

 

 

연중 제29주일 복음묵상 한승호(베드로)|월성성당 보좌신부

여러분 정말로 간절하십니까?

‘기도는 신앙생활의 심장과 같다.’는 말이 있습니다. 심장이 멈추면 육신의 생명이 죽음을 맞이하듯이, 기도를 멈추면 죽은 신앙생활이 된다는 뜻일 것입니다. 기도는 분명히 신앙생활의 중요한 요소입니다.

오늘 복음의 첫 시작 말씀처럼 낙심하지 말고 끊임없이 기도해야 한다는 뜻으로 예수님은 과부의 청을 들어주는 불의한 재판관의 비유를 말씀해 주십니다. 그런데 이 비유 말씀을 통해 ‘아! 기도란 내가 바라는 것이 이루어질 때까지 하느님께 끈질기게 졸라대는 것이구나.’라고 생각하면 예수님의 말씀을 온전히 깨달은 것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오늘 복음 말씀을 깊이 깨닫기 위해서는 먼저 비유의 주인공인 ‘과부’의 처지에 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과부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 즉 재산이나 능력, 지위에 의지할 수 없는 처지의 사람입니다.

그러기에 다른 사람의 도움에 의지해야 합니다. 구약과 신약성경에서 과부는 고아와 함께 ‘가난한 사람들’입니다. 고아와 과부는 약자이며 소외된 사람, 빼앗긴 사람들입니다. 과부는 적대자와의 관계에서 자신의 힘이나 능력으로 그것을 해결할 수 없기에 재판관에게 귀찮게 졸라대는 것입니다.

기도하는 사람은 마치 과부가 전적으로 재판관에게 의지하듯이 하느님께만 의지하는 사람입니다. 그렇습니다. 기도란 자신의 능력에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만 의지하는 신앙인들의 간절한 탄원입니다. 인간의 지혜나 힘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에 자신을 내맡기는 전적인 투신이요, 봉헌입니다. 진정으로 기도하는 신앙인은 자신의 소유에 기대는 것이 아니기에 그들은 ‘가난한 사람들’입니다. 낙심하지 말고 끊임없이 기도해야 한다는 말씀처럼 기도의 항구함만이 믿음을 지킬 수 있는 길입니다. 기도는 믿음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믿음은 생활이 동반되어야 합니다. 그러니 ‘하느님께서 기도를 들어주시지 않았다.’고 불평하기보다 언젠가는 들어주실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살아야 할 것입니다.

쉼 없는 기도생활을 통해서 주님 앞에 올바로 설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합니다. 기도를 통해 우리의 믿음을 성숙시키고 지켜 나가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간절함만큼 여러분의 믿음과 신앙도 성숙합니다. “여러분은 정말 하느님 앞에 간절하신가요?”

 

 

 

10월 23일 연중 제30주일 : 마태 28,16-20.

16 열한 제자는 갈릴래아로 떠나 예수님께서 분부하신 산으로 갔다.

17 그들은 예수님을 뵙고 엎드려 경배하였다. 그러나 더러는 의심하였다.

18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다가가 이르셨다. “나는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받았다.

19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20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 예수님 초대

어느 분이 짧은 말로 예수님을 이 자리에 초대해 주시기 바랍니다.(다음 기도를 바칠 수 있습니다. “주님, 성령의 빛으로 저희의 눈을 여시어 주님의 길을 보게 하시고, 저희의 귀를 여시어 생명의 말씀을 듣게 하소서. 아멘.”)

 

■ 말씀 읽기

어느 분이 마태오복음 28장 16-20절을 큰 소리로 천천히 읽어 주십시오.

 

■ 세밀한 독서

다음의 사항들을 살펴보며 본문의 말씀을 각자 천천히 읽겠습니다.

- 열한 제자는 어디로 떠나 산으로 갔습니까?(16절)

- 예수님을 뵙고 그들은 어떻게 하였습니까?(17절)

-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신 말씀은 무엇입니까?(18~20절)

- 예수님께서는 언제까지 우리와 함께 있겠다고 말씀 하십니까?(20절)

복음말씀을 누가 한 번 더 천천히 읽어 주십시오.

 

■ 새겨 듣기

잠시 침묵 가운데 복음을 통해 들려주시는 말씀을 곰곰이 새기며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시간을 가집시다.(3~5분)

 

■ 나누기

오늘 하느님께서 나에게 들려주시는 말씀을 짧게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 실천하기

지난주 결심하고 실천했던 것을 나누어 봅시다. 세례를 받은 나의 삶을 돌아보며 이웃에 그리스도를 선포하는 신앙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어떤 것인지 나누어봅시다.

 

■ 청원기도

우리 반공동체, 본당공동체, 지역공동체, 우리나라, 지구촌공동체에 기도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해 주는 시간입니다.

 

■ 마침기도

마침성가는 가톨릭 성가 39번을 부르겠습니다.

* 위 성가는 예시 자료입니다. 자유롭게 성가를 고르셔도 됩니다.

 

 

연중 제30주일 복음묵상 김동현(요셉)|지산성당 보좌신부

우리 교회는 작년 이맘때 ‘답게 살겠습니다.’ 운동을 선포하고 시작했습니다. 기억나시나요? ‘사제답게 살겠습니다.’, ‘수도자답게 살겠습니다.’, ‘신자답게 살겠습니다.’ 이처럼 ‘답게’ 살겠다는 말은 우리에게 주어진 신분이나 직책을 잘 이행하고 살아갈 때 ‘~답게 산다.’고 말합니다.

1년이 지난 지금 우리의 모습을 돌아볼 때입니다. 내가 있는 자리에서 얼마나 ‘나답게’ 살아가려고 노력했는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가정에서 가족들을 이해하고 사랑하며 서로 함께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나요? 교회 안에서 함께 친교를 나누고 기쁘게 봉사하며 나눔을 실천하는 시간을 가지셨나요? 사회에서 신앙인으로 하느님의 뜻을 보여주며 하느님의 나라를 가꾸어 가는데 힘 쓰셨나요?

오늘 복음에서 제자들은 예수님을 다시 뵙고 엎드려 경배합니다. 하지만 더러는 의심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런 제자들에게 중요한 하늘나라 일을 맡기십니다. 그분은 하늘로 올라가시기 전 제자들과의 마지막 만남에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하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함께 있겠다고 약속해 주십니다. 우리에게도 아주 중요한 일들이 맡겨져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는 것입니다. 다른 이들을 복음화 시키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도 제자들처럼 더러는 의심하고 부족한 신앙생활 속에 살아갑니다. 그렇기에 예수님의 말씀을 선포하고 가르침을 따르기 전에 우리가 그분의 발자취를 따르는 그리스도인으로서 그리스도인답게 살고자 노력하는 것이 복음 선포에 가장 기본적인 일일 것입니다. 우리가 각자의 자리에서 신앙인답게 살아가는 것, 그것이 바로 민족의 복음화를 위한 첫걸음이 됩니다.

이 기본적인 일을 위해서 해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복음을 전하러 떠나는 우리의 마음을 변화시키는 것입니다. 먼저 세상에 물든 우리의 헌 마음을 씻어내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리스도라는 새 마음으로 갈아입어야 합니다. 우리가 먼저 올바른 ‘복음화’를 이루어야 합니다. 우리가 그리스도를 따라 살지 않고 복음 선포의 길을 떠난다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우리 집이 아니라고 쓰레기를 길거리에 아무 데나 버리는 사람, 쉽게 비속어를 사용하거나 욕을 하는 사람, 자기에게 주어진 일에 늘 불평만 늘어놓는 사람, 불안한 미래 때문에 점이나 사주를 보는 사람…. 내가 이런 행동을 하고 이런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서 복음을 선포하고 예수님을 이야기한다면 결코 설득력이 생기지 않겠지요.

진정한 복음 선포는 말로 하는 선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삶을 통한 복음 선포입니다. 우리의 삶에서 그리스도의 향기가 번져 나오는 것입니다. 그러한 삶의 모습을 보고 다른 이들이 그리스도를 알고 싶어 한다면 가장 좋은 선교이고 복음화일 것입니다. 오늘도 다른 이들을 위해서 내가 먼저 웃고, 기쁘고 열정적으로 또 정직하고 성실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합시다.

 

 

 

10월 30일 연중 제31주일 : 루카 19,1-10.

1 예수님께서 예리코에 들어가시어 거리를 지나가고 계셨다.

2 마침 거기에 자캐오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세관장이고 또 부자였다.

3 그는 예수님께서 어떠한 분이신지 보려고 애썼지만 군중에 가려 볼 수가 없었다. 키가 작았기 때문이다.

4 그래서 앞질러 달려가 돌무화과나무로 올라갔다. 그곳을 지나시는 예수님을 보려는 것이었다.

5 예수님께서 거기에 이르러 위를 쳐다보시며 그에게 이르셨다. “자캐오야, 얼른 내려오너라. 오늘은 내가 네 집에 머물러야 하겠다.”

6 자캐오는 얼른 내려와 예수님을 기쁘게 맞아들였다.

7 그것을 보고 사람들은 모두 “저이가 죄인의 집에 들어가 묵는군.” 하고 투덜거렸다.

8 그러나 자캐오는 일어서서 주님께 말하였다. “보십시오, 주님! 제 재산의 반을 가난한 이들에게 주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다른 사람 것을 횡령하였다면 네 곱절로 갚겠습니다.”

9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오늘 이 집에 구원이 내렸다. 이 사람도 아브라함의 자손이기 때문이다.

10 사람의 아들은 잃은 이들을 찾아 구원하러 왔다.”

 

■ 예수님 초대

어느 분이 짧은 말로 예수님을 이 자리에 초대해 주시기 바랍니다.(다음 기도를 바칠 수 있습니다. “주님, 성령의 빛으로 저희의 눈을 여시어 주님의 길을 보게 하시고, 저희의 귀를 여시어 생명의 말씀을 듣게 하소서. 아멘.”)

 

■ 말씀 읽기

어느 분이 루카복음 19장 1-10절을 큰 소리로 천천히 읽어 주십시오.

 

■ 세밀한 독서

다음의 사항들을 살펴보며 본문의 말씀을 각자 천천히 읽겠습니다.

- 그때에 예수님께서 어디를 지나가고 계셨습니까?(1절)

- 자캐오라는 사람은 어떤 사람으로 묘사되어 있습니까?(2절)

- 그는 왜 예수님을 볼 수 없었습니까?(3절)

- 그는 예수님을 보려고 어떻게 했습니까?(4절)

- 예수님께서 그가 있는 곳을 쳐다보시며 무엇이라고 말씀하십니까?(5절)

- 예수님의 말씀에 자캐오의 반응과 사람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6~8절)

- 9~10절을 함께 낭독합시다.

복음말씀을 누가 한 번 더 천천히 읽어 주십시오.

 

■ 새겨 듣기

잠시 침묵 가운데 복음을 통해 들려주시는 말씀을 곰곰이 새기며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시간을 가집시다.(3~5분)

 

■ 나누기

오늘 하느님께서 나에게 들려주시는 말씀을 짧게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이웃의 아픔이나 어려운 일을 볼 때 나는 어떻게 행동합니까?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은 어디인지 찾아보고 기도와 선행을 함께 나누도록 합시다.

 

■ 실천하기

지난주 결심하고 실천했던 것을 나누어 봅시다. 우리는 예수님을 만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기울이는지 생각해 보고, 내 이웃을 위해서도 어떠한 나눔을 할 수 있는지 한 가지를 정하고 실천합시다.

 

■ 청원기도

우리 반공동체, 본당공동체, 지역공동체, 우리나라, 지구촌공동체에 기도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해 주는 시간입니다.

 

■ 마침기도

마침성가는 가톨릭 성가 6번을 부르겠습니다.

* 위 성가는 예시 자료입니다. 자유롭게 성가를 고르셔도 됩니다.

 

 

연중 제30주일 복음묵상 김범식(아브라함)|성서성당 보좌신부

얼마 전 휴가 차 외국에 갔다가 놀이공원에서 하는 퍼레이드를 본 일이 있었습니다. 행렬이 예정된 길가에는 1시간 전부터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앉아 있었습니다. 시작 시간이 임박하자 안내요원들은 대기 중인 사람들에게 쓰고 있는 큰 모자들을 벗고, 사진을 찍을 때도 머리 위로는 카메라를 올리지 말아주길 당부했습니다. 뒷사람들이 행렬을 보다 잘 볼 수 있도록 배려한 조치였습니다. 곧 퍼레이드가 시작되었고 사람들은 경쾌한 음악과 함께 박수로 다양한 캐릭터들의 행진을 맞이하였습니다. 화려한 퍼포먼스에 어깨가 절로 들썩이는 것이 축제 분위기를 한껏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주위를 둘러보니 뒤늦게 와서 좀 더 행렬을 잘 볼 수 있는 곳을 찾아 이리저리 뛰어다니거나 앞 사람의 머리 너머로 발과 목을 쭉 빼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습니다.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예수님의 일행을 맞이하는 마을의 분위기도 비슷한 부분이 많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오신다는 이야기가 퍼지자 사람들은 이스라엘의 구원자라고 불리는 위대한 랍비를 보기 위해 한참 전부터 길가에 몰려들었을 테고, 화려한 춤이나 신나는 노래는 없었을지라도 어쩌면 보다 정신없고 떠들썩한 분위기로 예수님과 동행하는 많은 제자들을 맞이했을 것입니다. 뒤늦게 온 자캐오도 그 중 하나였을 테지요.

그러한 축제 분위기 속에서 자캐오가 겪은 상황을 돌이켜 봅니다. 그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가려져 예수님을 보지 못합니다. 물론 그러는 와중에도 예수님께선 이동 중이셨으니 자캐오의 마음은 조급해집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에게 자리를 내주지 않습니다. 오히려 로마의 세금징수원인 그를 냉대하며, ‘감히 네가 여길 오다니~’라는 모습을 노골적으로 드러냈겠지요. 그러한 사람들의 태도와 눈초리가 자캐오로 하여금 일찍이 나와서 자리를 잡고 있지 못하게 만들었던 이유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이 다른 이들로부터 적대적인 공격을 당하면 크게 두 가지 반응을 보입니다. 움츠려들거나 더 공격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입니다. 그밖에도 다른 하나가 있는데 그것은 이미 그러한 행동에 무뎌질 대로 무뎌져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물론 어떤 경우가 됐든지 그 사람의 영혼에는 심각한 상처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자캐오가 예수님을 만나러 가는 과정은 자신의 처지를 계속해서 확인하는 과정이기도 했습니다. 그것은 축제 분위기 속에서 더욱 쓰라린 체험일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는 그동안 어땠을지 몰라도, 그 자리에서만은 움츠려 들거나 더 악독하게 굴지 않고 전혀 다른 행동을 취합니다. 예수님을 봐야겠다는 일념으로 부정적인 감정들을 이겨내고 체면도 버린 채 돌무화과나무 위에 아슬아슬하게 자신을 올려놓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런 자캐오를 불러 내리십니다. 아슬아슬했던 자리에서, 환영받지 못하고 겉돌아야 했던 그 자리에서 사람들의 한가운데로, 당신의 포근한 손길이 닿는 자리에로 불러내십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그를 아브라함의 자손이라고 말하십니다. 어쩌면 예수님을 만나러 가는 자캐오는 그동안 자신이 만들어놨던 장애들과 마주해야만 했을지도 모릅니다. 사실 죄악에 빠져 있던 이들이 그들에게 다가오시는 주님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어려움을 겪어야 하는지 모릅니다. 그것은 주님의 자비에 결함이 있어서가 아니라 우리가 만들어 놓은 갖은 장애들이 스스로 원할 때에만 거둬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교회는 예부터 인류의 연대성 안에서 공유되는 ‘죄로 기우는 성향’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모든 이들은 여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근본적으로 우리는 선으로 기우는 본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주님을 느끼고 그분께 향하고자 하는, 곧 아브라함의 후손으로서 지니는 신앙에로의 성향을 지니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의 신앙생활이 뭔가 어긋난 것 같고 주님이 멀게만 느껴진다면, 항상 내 곁에 계신 그분을 바라보지 못하게 가로막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내가 만든 잘못의 결과물이라면 우리도 자캐오처럼 용기를 내야 합니다. 그 과정이 아프고 위태롭게 느껴지더라도 그것들을 직면하고 나아갈 때 자비하신 주님께서는 우리를 당신의 행로에 다시 불러들이십니다. 주님과 함께하는 그 축제의 길에 참여하는 우리가 될 수 있도록 용기를 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