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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내게로 오다
성직자 묘지에서


글 안봉태(소피아)|시인, 만촌1동성당

 

한평생

주님의 제자 종으로

소임을 마친 목자들이

영혼은 하늘나라 가시고

국화꽃 향기 그윽한 묘지에

육신이 잠들어 계신다.

낯익은 사진에 눈이 갔다.

아! 우리 신부님

교리를 가르쳐 주시고

견진세례를 주신 분

내 자식들에게 첫 영성체를

우리 딸 관면 혼배를

첫 손주에게 유아세례를

아! 보고 싶은 신부님들

모두 여기에 계신다.

 

만추의 짧은 해가

서산 위에서 손짓 할 때

묘지 위에 모인 예쁜 단풍잎들

저녁기도 바친다.

 

* 약력 : 문학예술2005년 신인상 시 부문 수상 등단. 한국문학예술가협회 및 대구·경북 작가회, 대구문인협회, 대구여성문학회, 국제펜클럽한국본부, 가톨릭문인회 회원 등 활동. 시집으로 햇살도 그대 위에서 반짝인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