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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아시아청년대회
Joyful Joyful Joyful Asian Youth!
- 제7회 AYD 공식주제가 제목


글 남지원 율리아 | 성바울로성당

 

“Joyful JOSS! Indonesia JOSS!” (제7회 AYD 구호, JOSS : 인도네시아어로 ‘대박!’)

저는 지난 7월 31일(월)부터 8월 10일(목)까지 노현석(베드로) 신부님과 4명의 대구대교구 청년들, 2명의 고등학생들과 함께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에서 열린 제7회 아시아청년대회(Asian Youth Day 이하 AYD)를 다녀왔습니다.

 

AYD를 가기 전, 저는 그저 바른 가톨릭 청년이었습니다. 모태신앙인 어머니 덕분에 태어나자마자 유아세례를 받고 복사단장, 청년회, 교구봉사, 그리고 해외선교까지 하느님이 보시기에 좋은 청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제가 청년사목부의 대표로 이번 AYD에 참가하게 된 것입니다. 처음에는 그저 신나고 기쁘기만 했습니다. ‘하느님이 보시기에 예쁜 일을 하니까 나에게 이런 기회가 오는구나!’하고 자만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저는 편하게 놀러간다는 마음으로 대전에서 진행된 AYD 첫 모임에 갔습니다. 하지만 그곳에 다녀온 후 저의 마음가짐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저는 대구대교구 청년들을 대표해서 가는 것이었고 그저 놀러가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문화 속 하느님을 만나러 가는 것이었습니다. 첫 모임 후 저는 신부님과 다른 청년들과 함께 매주 모여 가톨릭에 대해서 토론하며 공부했고 공동 구매할 물건과 환전 등 준비물을 점검했습니다. 그리고 기존 청년대회에 참가했던 청년들에게 조언을 구해 그곳에서 나눠줄 기념품 배지도 직접 만들고, 나눠주는 명함 대신 스탬프를 제작했습니다. 그렇게 차근차근 준비하면서 기대감과 부푼 마음을 가지고 인도네시아로 출발했습니다.

 교구대회(DID)에서 우리 한국 팀은 세마랑대교구와 마카사르대교구로 배정되었는데 저는 세마랑대교구의 베도노(Bedono)라는 지역에 가게 되었습니다. 베도노는 한국 팀이 간 지역 중 가장 가난하고 먼 지역이었습니다. 9시간의 비행과 3시간 동안 버스를 타고 새벽 2시가 되어서야 그곳에 도착 할 수 있었습니다. 장시간 이동으로 지쳐 있을 저희에게 베도노 사람들은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우리나라보다 해가 일찍 떠 보통 5시에 일어남에도 불구하고 베도노 지역주민들은 전통 차와 도시락을 준비해 한국 팀을 기쁘게 맞아주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새벽 3시가 넘어서야 홈스테이 집으로 갈 수 있었습니다. 이번 AYD에서는 다른 지역에서 온 인도네시아 참가자 1명과 외국인 참가자 1명이 룸메이트가 되어 홈스테이를 했습니다. 저의 룸메이트의 이름은 파니아(Vania)로, 인도네시아에서 영어로 중국어를 가르치는 언니였습니다. 파니아는 저에게 룸메이트 가족들을 소개시켜주었고 화장실을 알려주었습니다. 그때 저는 처음으로 당황했습니다. 샤워기 대신 시멘트 욕조에 바가지가 있었고 자동 양변기 대신 바가지에 물을 퍼서 뒷정리를 해야 하는 좌변기가 있었습니다. 샤워를 할 때마다 도마뱀과 말벌이 튀어나온다 했고 아침 기상이 5시라는 소식까지 전해주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걱정하는 마음으로 첫날밤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다음 날 저는 베도노 생활에 완벽히 적응했습니다. 향이 강해 음식을 먹지 못했던 다른 친구들과 달리 저는 입맛에 맞아 두 그릇씩 먹었고 베도노 지역 전통 춤도 배워서 같이 췄으며 친구들과 오토바이도 타고 소원을 적어 풍등 날리기도 함께하였습니다. 또 낯설었던 화장실도 편안해졌습니다.

     

베도노는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기온이 낮아 저는 추위를 많이 느꼈습니다. 그런 저에게 홈스테이 가족들은 항상 저보다 먼저 일어나 물을 데워주었습니다. 그랬기에 저는 매일 따뜻한 물로 샤워할 수 있었고 감기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그 순간이 저는 교구대회(DID)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의 활발한 성격 덕분에 베도노의 모든 주민들은 저를 알게 되었고 저는 ‘슈퍼스타 줄리아’라는 새로운 별명으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동네 유치원에도 초대받게 된 저는 아이들에게 동요를 가르쳐주었고 한국인 대표로 앞에 나가서 소감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베도노는 휴대전화가 잘 되지 않는 지역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그들과 더 오롯이 함께할 수 있었습니다. 베도노의 마지막 날 큰 성모님이 있는, 대구의 성모당 같은 곳에서 다함께 미사를 드렸습니다. 그곳에서 파니아와 커플 묵주를 서로 선물하고 예수님의 공생활을 나타낸 공원에서 다 같이 사진도 찍었습니다. 그리곤 집으로 돌아와 홈스테이 가족들과 한복 패션쇼를 하고 한국에서 가지고 온 선물도 나눠주며 마지막 날의 아쉬움을 보냈습니다. 베도노를 떠나는 날 홈스테이 가족들과 아쉬운 작별 후 본 대회가 있는 족자카르타로 이동하였습니다. 파니아와 헤어지며 우린 매일 같은 장소에서 보자는 약속을 하고 본 대회를 준비했습니다.

  

본 대회에서는 인도네시아 친구들뿐 아니라 더 다양한 나라의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매일 묵상의 주제를 주고 서로 다른 세 나라의 친구들과 그것에 대해 나눔을 했고, 하나의 성가를 각 나라의 언어로 부르며 매일 다양한 나라의 언어로 미사를 드렸습니다. 각 나라의 전통 춤을 보며 함께 즐기는 시간도 있었고 고해성사와 성시간을 통해 먼 타국에서도 우리와 함께 계시는 하느님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국인 참가자들과 대부분 함께했던 본 대회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익스포져 데이’었습니다. 익스포져 데이는 참가한 다양한 나라의 친구들을 섞어 베도노의 한 지역을 방문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인도네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네팔, 방글라데시 친구들과 함께 숲속에 있는 초등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습니다. 전통 악기를 배워 연주하였고 한국 동요를 알려주기도 했습니다. 또 바나나 줄기로 바구니를 만들었고 말을 표현하는 전통춤도 함께 췄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경험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저는 본 대회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며 하루의 시작은 기도로, 하루의 끝은 조이플 댄스로 마무리했습니다. 마지막 날 파견 미사 후 친구들과 아쉬운 작별인사를 하고 한국 팀은 자카르타로 와서 후속 모임을 시작했습니다. 자카르타 한인 성당에서 저는 염수경 추기경님, 주교님들과 함께 ‘과거·현재·미래의 AYD’를 주제로 나눔을 하며 AYD를 마무리 하기 시작했습니다. 또 시내투어를 하며 자카르타 대성당에도 다녀왔습니다.

준비를 많이 했음에도 부족한 것이 많았고 서로 언어가 달라 의사소통이 힘들 때도 있었지만 그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서로 마음으로 소통했고 예수 그리스도라는 하나의 언어를 사용하는 청년들이었습니다. 염수정 추기경님께서 저희에게 해주신 강론으로 이 글을 마치고자 합니다. “여러분이 하느님을 만나는 것이 영광이듯 하느님도 여러분을 만나는 것이 영광이라고 하십니다. 우리가 만나는 그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얼마나 귀중한지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그것을 많이 알려주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