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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그리스도의 젊은 사도, 청소년과 청년
그리스도의 젊은 사도, 청소년


글 황성재 프란치스코 신부 | 교구 청소년국장

 

얼마 전 각 교구 청소년국에서 소임을 하고 있는 사제들의 모임이 있었습니다. 이 모임에서 의정부교구 청소년국장 신부님과 담당 신부님들이 교구 사제 연수를 위해 2년 동안 준비했던 결과물을 공유하는 자리가 있었습니다. 결과물로 만들어진 보고서와 교구장 주교님께 드리는 제안서도 좋았지만, 무엇보다도 2년이라는 시간 동안 청소년국 소속 사제들뿐만 아니라 뜻을 같이 하는 교구 사제들과 평신도들이 함께 모여 고민하고 토론하고 조사하고 연구하며 내일을 위한 오늘의 발걸음을 한다는 것이 좋아 보였습니다.

우리 교구는 지난 2000년 대희년을 준비하면서 제1차 교구 시노드를 개최하였고 그 결과로 교구장 교서를 발표하였습니다. 교구장 교서 중에는 청소년 신앙 교육에 관한 내용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 중 26항에는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주일학교는 신앙교육에 대한 부모들의 등한함, 본당의 관심 부족, 교사의 자질 미비, 교재의 부실과 교육 방법의 낙후성 등으로 학생들을 모아 들일 힘이 약하여 지속적으로 학생 수가 줄고 출석률이 저조합니다. 학생들은 과외수업에 매여 있고 대중매체에 이끌려 교리공부는 구태여 하지 않아도 된다고 여기는 것이 보통입니다.” 1999년 10월에 교서가 발표된 지 어느덧 20년 가까이 시간이 흘렀지만 마치 오늘의 상황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아 매우 놀랍습니다.

얼마 전 교구 내 모든 신부님들에게 메일을 한 통 보냈습니다. 내용은 다름이 아니라 청소년 사목을 위해 많은 신부님들의 의견을 듣고 싶고 함께 나누고 싶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 메일에 어떤 분들은 격려의 답장을 보내주시기도 하고, 어떤 분들은 자신의 생각을 답장으로 보내주셨으며, 또 어떤 분들은 직접 만나 의견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여기서

‘청소년 사목을 하는 데 있어서 현재 우리에게는 어떤 문제가 있는가?’라는 물음에 20년 전 제1차 시노드 교구장 교서에서 언급된 내용이 다시 언급되었습니다.

그럼 그동안 무엇을 한 것인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것인가? 그것은 아닙니다. 그동안 이러한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학년별 교재와 주일복음을 주제로 한 교리교재를 만들었고, 주일학교 교리교사들을 위한 교육들도 있었습니다. 첫영성체와 견진성사를 계기로 부모 교육도 실시하였습니다. 하지만 세상이 바뀌어 가는 것을 따라가기에는 부족함이 있었습니다. 그러니 많은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똑같은 어려움이 우리에게 남아 있습니다. 어찌 보면 이러한 어려움은 앞으로도 계속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신앙은 지금까지 지속되어 온 것처럼 앞으로도 계속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이는 우리의 미래인 청소년들을 통해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세상의 많은 유혹과 장애물이 있지만 이것이 오늘날에만 있는 것도 아니기에 이를 위한 노력은 중단없이 이어져야 할 것입니다.

올 한 해 우리는 ‘그리스도의 젊은 사도, 청소년과 청년’이라는 주제로 살았습니다. 교구장 사목교서에서는 이렇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청소년 사목의 목표는 청소년들이 그리스도를 알고, 그리스도를 체험케 함으로써 그리스도를 전하는 사도가 되게 하는 것입니다.” 이 말씀에 비추어 올 한 해를 돌아보며 생각해봅니다. 물론 일 년이라는 시간 안에 이를 이룰 수는 없었습니다. 다만 이를 계기로 저 멀리 있지만 잃지 말고 찾아가야 하는 목표점이 무엇인지 다시 새기게 되었습니다.

2018년은 우리 교구 초대 교구장이신 플로리안 드망즈 주교님께서 교구의 초석을 다지면서 바치신 허원에 따른 ‘성모당 봉헌 10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이에 따라 드망즈 주교님께서 하셨던 세 가지 일, 주교관과 신학교 건립과 주교좌성당 증축의 정신에 따라 청소년들을 사도로 양성하고자 합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불러 사도로 양성하신 것처럼 기도, 교육, 복음화라는 주제에 따라서 앞으로 살아갈 계획입니다. 세상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못내 답답하지만 그래도 한 걸음씩 걸어갈 것입니다. 저 멀리 목표를 향해 어디로 어떻게 가야 할지 정확히는 아직 모르지만 그것만을 바라보며 나아갈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2,000년 전 고기 잡는 이들을 사람 낚는 당신의 사도로 양성해 한 배를 타고 나아가신 것처럼, 청소년들을 사람 낚는 사도가 되도록 돕고 그들과 함께 ‘복음화’호를 타고 나아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2017년 그리스도의 젊은 사도, 청소년과 청년은 이번 호로 끝맺습니다. 그동안 좋은 글 보내주신 청소년·청년담당 신부님들과 애독해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