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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싶었습니다 - 남산성당 위령회
삶과 죽음을 묵상하는 이들


취재 김선자 수산나 기자

2018년 평신도 희년의 특별한 은총의 해를 보내는 가운데, 11월 세상을 떠난 이들을 기억하고 죽음에 대해 묵상하는 위령성월을 맞았다. 교회는 위령성월을 지내는 동안 연옥영혼을 위해 기도하며 적극적인 자세로 죽음을 준비하고 죽은 이들이 하느님 안에서 영원한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위령성월에 상관없이 1년 365일 동안 삶과 죽음을 묵상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각 본당의 위령회이다. 이 가운데에서도 남산성당(주임 : 박수태 비오 신부) 위령회(회장 : 임성우 헬레나)를 통해 11월 위령성월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1946년 투병 중의 환자 돌보기와 임종 도우기, 장례 돌보기를 목적으로 설립된 남산성당 위령회는 20여 명의 회원으로 시작되어 현재 300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을 정도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임성우 회장은 “회원을 모집하기 위한 어떤 활동도 하지 않았는데 신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힘을 실어 주고 있다.”며 “따로 정해진 연령대는 없지만 현재 우리 위령회 회원들은 60대부터 90대까지 다양하며, 또 위령회 회원이 아닌 신자들도 물심양면 도움을 주고 있다.”고 소개했다.

매주 토요일 이른 시각부터 성전 청소를 하는 위령회 회원들은 매일 한 번씩 교구 성직자묘지를 방문해 기도를 하고 있다. 임 회장은 “성직자묘지 입구의 ‘오늘은 나에게, 내일은 너에게’라는 문구를 볼 때마다 살아있는 우리에게 외치는 소리같다.”며 “그때마다 마음을 비우고 새롭게 다지며 기도로 우리 자신을 봉헌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령회의 주요활동은 ①환자를 방문하고 선종을 돕는다. ②신자, 비신자 가릴 것 없이 아픈 이를 위해 병자성사와 병자 영성체를 주선한다. ③비신자일 경우 교회를 가르치고 임종대세를 주선한다. ④장례에 적극적으로 협조한다. ⑤상가방문과 연도를 조직적으로 한다. ⑥유족을 위로하고 교회로 인도한다. 이 중에서도 아픈 이를 방문해 병자성사를 주선하는 일이 많다는 임 회장은 “미리 찾아가 환자가 병자성사를 받을 수 있는 환경과 조건을 만들어 주고 나서 주임 신부님께 보고를 한 다음 진행한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임 회장은 “박수태 주임 신부님은 위령회 회의 때마다 ‘아픈 사람들과 죽은 이들을 위해 기도하면 그 은총이 우리 자신에게 돌아온다.’고 말씀하시는데 그럴 때마다 나의 생활을 반성하게 되고 신앙생활을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마음을 다잡는다.”며 “하느님의 은총을 받으려면 나눔과 자선 활동을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새벽, 밤 가릴 것 없이 언제 어디서나 초상이 나면 15여 명의 회원이 한 조가 되어 입관예절과 연도, 장례미사, 장지에 동행하는 남산성당 위령회는 장례미사 전 유족 가운데 냉담자가 있으면 고해성사를 통해 냉담을 풀 수 있게 도움을 주는 등 유족에게 편안한 장례가 될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

21년째 위령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임 회장은 “많은 분들을 떠나 보내면서 기억에 남는 두 분이 계시는데 3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은 50대 분이 기도해달라고 연락을 해왔는데 그 고인은 돈만 많으면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할 줄 알았다며 여태껏 남을 위해 10원도 준적이 없었는데 기도로 자기를 살려주면 가진 모든 것을 나누겠다.”고 했고, “또 다른 고인은 70세 할머니이셨는데 궂은 일을 하며 3억을 모았는데 3억을 모으기 위해 제주도 구경 한 번 못 갔다며 자신을 살려주면 1억을 주겠다고 하셨는데 이 두 분의 고인을 통해 영혼이 불쌍한 분이 많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연옥영혼을 위해 더 열심히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임 회장은 “나이 팔십이 넘다보니 부끄러움없이 하느님 곁으로 가기 위해 늘 노력하는 가운데 한 달에 한 번 고해성사를 보고 기도하며 하느님 곁에 붙어 살려고 노력한다.”며 “위령회는 단순히 죽은 이를 보내는 것만이 아니라 산 자와 다시 인연을 맺는 활동으로 복음적 삶을 증거하는 활동”이라고 강조했다.

연간계획을 세워 세미나, 교육, 회의 등을 하는 남산성당 위령회는 300명의 회원 중 활동 회원은 30명이다. 임 회장은 “위령회가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박수태 주임 신부님은 위령회에서 노인들이 활동할 수 있게끔 배려해 주시면서 더 활발하고 가족적인 분위기로 변했다.”며 “우리 회원들은 신심단체 활동은 물론이고 성체조배를 통해 많은 기도를 하고 있어 몸도 마음도 건강하다.”고 말했다. 또한 남산성당 위령회에는 회원들뿐만 아니라 뒤에서 묵묵히 위령회를 지지하는 후원자들의 힘이 크다는 임 회장은 “활동을 하다 보면 교통비와 같이 활동비가 필요한데 지금까지 부족함을 모르고 활동하고 있다.”며 “늘 보이지 않게 위령회를 후원해 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면서 11월 위령성월 동안 세상을 떠난 모든 이들과 연옥영혼을 위해 기도하는 가운데, 자기 자신을 위해서도 기도하며 주님 안에 머무는 시간이 되길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