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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선교이야기
나의 방문교리 이야기


글 신재기 이냐시오 · 박영순 아나다시아 부부|군위성당

  

제가 살고 있는 이곳은 고(故) 김수환 추기경님의 생가가 있는 군위입니다. 1959년 17세 때 군위성당에서 세례성사와 견진성사를 받은 이후로 냉담 한 번 하지 않고 신앙생활을 해오고 있습니다.

 

전자제품대리점을 운영하면서 군위군 구석구석에 전자제품을 배달하던 저는 언젠가부터 하느님께 자주 미안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30년 가까이 제 삶을 위해 전자제품 배달은 잘 하면서 정작 하느님의 부름 받은 자녀로서 말씀의 배달은 게을리하고 있음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우리 부부는 본당 내 뜻을 같이하는 교우 몇 분과 2006년 교구에서 실시하는 ‘교리교사교육’에 참석하게 되었고, 교육을 다녀온 후 곧 기회가 주어지기에 ‘방문교리(찾아가서 하는 교리교육)’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26명이 하느님의 자녀로 태어나도록 도움을 줬습니다.

 

저는 교육 때 배운 ‘함께하는 여정’이란 교리책을 가지고 6개월 동안 한 주에 한 번씩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방문교리를 다녔습니다. 교리를 하러 다닌 곳은 군위군에서 먼 곳은 편도 25km정도, 가깝게는 10km 내외의 거리였습니다. 이곳은 농촌이라 주로 밤 시간을 이용하여 다녔고, 교리시간은 처음에는 한 시간 정도로 시작해서 나중에는 두 시간 이상 걸리기도 했습니다. 그럼 그동안 방문교리를 한 사연 가운데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2006년 가을, 군위읍에서 25km쯤 떨어진 군위군 산생면 화전동에 사시는 심영만 씨 부부를 대상으로 6개월 동안 한 주에 한 번씩 찾아가서 교리를 하여 부부가 세례성사를 받고 현재까지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어떤 자매님이 몸이 불편한 친정어머니를 모시고 성당에 왔습니다. 딸은 포항에서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데 엄마가 성당에 나갔으면 좋겠는데 몸이 불편하여 성당에서 하는 교리는 참석하기 힘들어 저희 부부가 방문교리를 하기로 했습니다. 찾아가보니 남편분이 계시기에 같이 교리를 하자고 해서 한 주에 한 번씩 저녁시간을 이용해 두 분을 상대로 6개월간 교리를 진행하여 두 분이 모두 세례를 받으셨습니다. 할머니는 몇 해 전에 돌아가시고 할아버지는 지금껏 열심히 하고 계십니다. 현재 할아버지는 88세이십니다. 그곳은 안동교구 소속 의성군 봉양면 화전리입니다.

또 어느 날 저녁미사에 참례하러 갔더니 본당 신부님께서 오늘 낮에 어떤 노인이 성당 마당을 서성이고 계셔서 어떻게 왔느냐고 물으니 대구에서 성당에 다니고 있는 질녀가 성당에 가보라고 해서 왔다고 하여 연락처를 받아두었다며 노인의 전화번호를 제게 주셨습니다. 전화를 드리고 이튿날 찾아가보니 할머니가 배가 잔뜩 부은 채로 방안에 누워 계셨습니다. 노부부를 상대로 6개월간 한 주에 한 번씩 찾아가서 교리를 하여 두 분이 세례를 받으셨습니다. 할머니는 몸이 불편하여 신부님께서 직접 찾아가셔서 세례를 주셨습니다. 세례 후 할머니는 돌아가시고 할아버지는 현재 봉성체를 하고 있습니다.

 

군위군 소보면 보현동에 사시는 자매님의 경우, 남편이 임종 직전 서울에서 신앙생활을 하는 딸의 권유로 대세를 받고 돌아가셨습니다. 그후 우리 부부가 자매님 댁을 찾아가 방문교리를 시작했습니다. 밤 시간을 이용해서 한 주에 한 번씩 6개월 동안 방문해서 교리를 했습니다. 밤늦은 시간까지 이어지는 방문교리에 혹시 혼자 지내시는 자매님이 부담스러워 할까봐 우리부부는 항상 같이 갔습니다. 자매님은 세례를 받은 후 지금까지 주일미사에 빠지지 않고 참례하며 꾸준히 신앙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군위읍에서 12km쯤 떨어진 군위군 효령면 장군 2리에 사시는 당시 90세, 91세 되신 할머니 두 분과 며느리인 자매님까지 세 분을 상대로 교리를 하게 되었습니다. 세 분 역시 외지에서 신앙생활을 하는 따님과 인근 신자들의 인도로 방문교리를 하게 되었습니다. 6개월 동안 일주일에 한 번씩 세 분을 찾아가서 방문교리를 실시하여 모두 세례를 받으신 후 할머니 한 분은 곧 돌아가시고 다른 한 분은 요양원에 계시고, 자매님은 지금껏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방문교리’로 세례성사를 받은 분들의 사연도 많고, 방문교리를 하다가 중간에 연기되거나 그만둔 분들도 계십니다.

 

저는 그동안 가두선교단과 현재 교구 선교센터에서 활동하면서 소책자 「천주교를 알려드립니다」를 만나는 사람마다 주면서 신앙을 가져보라고 권하곤 했는데, 어느새 1000여 권 정도를 나눠주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2014년도에는 안동교구의 초청으로 농은수련원을 시작으로 각 지구와 몇 개의 본당을 다니면서 ‘선교체험담’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이외에도 저의 60년 신앙생활을 돌아보니 참으로 한 일이 많은 것 같고, 하느님의 일도 할 수 있을 때가 축복이고 은총의 때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도 저희 부부는 ‘하느님, 감사합니다.’라는 기도로 하루를 시작하고 마칩니다.

 

“사랑의 주님! 저희 부부에게 은총을 주시고 언젠가 당신의 부르심에 ‘예.’하고 떠날 수 있도록 언제나 준비된 삶을 살도록 당신의 도구로 써 주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