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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선교이야기
선교는 나의 행복


글 송명희 젬마|욱수성당

 

지금까지 신앙생활을 하면서 저는 선교하는 것이 가장 행복합니다. 누구를 만나든지, 어떠한 장소든지 대상자가 있으면 먼저 말을 건네고 질문도 합니다.

상대가 냉담자라면 “왜 쉬게 되었나요?”라고 물으며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그리고 신앙이 없다고 하면 “나이가 들수록 신앙생활을 해야 더 건강하고 활기차게 생활할 수 있고 규칙적으로 신앙생활을 하다보면 세상이 주지 못하는 기쁨과 평화를 덤으로 받을 수 있습니다.”라며 용기 내어 집 근처의 성당에 가보기를 권유합니다. 그렇게 대화를 이어가다보면 상대의 친구나 친척이 오래전부터 성당에 다니고 있고 같이 가자는 하는데 “아직은 세상이 좋고 친구가 좋아서 그런 것 같아요.”라며 배시시 웃곤 합니다. 그럴 때면 저는 “세상도 좋고 친구도 좋지만 성당에 나오면 좋은 친구들을 더 많이 만나게 되고 좀 더 품격 높은 삶을 살아갈 수 있답니다.”라고 자신 있게 말합니다.

6개월 전 어느 온천에서 만난 냉담교우가 있었는데 일부러 자기 세례명도 모른다고 하는 것 같아서 저도 덤덤하게 “혹시 세례는 어떻게 받으셨어요?”하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결혼하기 전에 성당에 다니고 싶어 혼자 찾아가 세례를 받고 열심히 몇 년간을 다녔어요. 그런데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고 직장을 다니며 바쁘게 살다보니 자연스레 한두 번 빠지게 되었고, 가정에서 혼자 성당을 다니는 게 생각보다 어려웠어요. 그리고 가족들에게 같이 가자고 하는 것도 쉽지 않았어요.”라고 했습니다. 한참동안 그분의 이야기를 듣고 난 저는 “성당 다닐 때는 행복 했나요?”하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그분은 “어떤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그저 편안했어요. ‘미사’ 자체가 좋았고 성모님을 바라보는 것도 좋았어요.”라며 마음속에 있는 말을 꺼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럼 다시 한 번 도전해보세요. 일단 혼자 성당에 한 번 가 보시고 좋으면 남편 분이랑 함께 한 번 더 갈 기회를 만들어 다시 시작해보세요. 우리에게 ‘내일’이라는 시간이 그리 많지 않은 만큼 하느님께 돌아오세요. 저도 기억하며 기도할게요.”라고 했습니다. 결실은 주님의 섭리로 때가 되면 수확할 일꾼을 보내주시겠지요.

저는 제가 살아가는 일상에서 편하게 복음을 전합니다. 지난 2월, 김수환 추기경 선종 10주기 추모미사에 참례하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어느 자매님을 만났습니다. 제가 “혹시 성당에 다니세요?”라고 했더니 그 자매님이 살짝 놀라며 “어떻게 아세요?”라고 묻기에 “그냥 그렇게 보였어요.”하면서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짧은 웃음을 나누다가 그 자매님이 “사실 지금은 쉬고 있어요.”라고 하길래 “얼마나 오랫동안 냉담하셨어요?”라고 했더니 “꽤 오래 됐어요.”하면서 그동안의 사정을 들려주었습니다. 세례를 받고 남편과 함께 레지오 활동도 하면서 열심히 성당에 다녔는데 남편이 갑자기 교통사고로 주님 곁으로 가 버린 뒤 냉담하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하느님을 원망하는 건 아니지만 괜히 성당에 가기 싫어서 지금까지 수십 년째 냉담 중인데 마음은 늘 편치 않네요.”라는 자매님에게 제가 “다시 오시면 됩니다. 앞으로 남은 시간동안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며 지금보다 더 편안하고 좋은 모습으로 지내면 하느님께서 잘 보살펴 주실 겁니다. 기도하겠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악수를 나누고 헤어지면서 때가 되면 주님께서 이 자매님을 인도해주시기를 바라며 마음속으로 화살기도를 바쳤습니다.

저는 그동안 선교를 하면서 너무 성급하게 성당으로 이끌려다 실패한 적이 여러 번 있기에 지금은 그저 자연스럽고 편하게 다가가려고 합니다. 어느 동화에서 나그네의 외투를 열게 만든건 바람이 아닌 따사로운 햇살인 것처럼 말이죠. 있는 나! 살아계시는 하느님! 제가 의지를 갖고 주님의 일을 시작하려는 마음을 보이면 성령께서 할 말을 입에 담아주시는 것을 저는 참 많이 경험했습니다. 가두선교단장, 성당의 구역반장 겸 아파트 줄 반장까지 주님께서 제게 맡기신 크고 작은 역할이 힘에 부칠 정도로 한꺼번에 쏟아질 때 주님께서 보여주신 기적 사례가 몇 가지 있습니다.

15년 넘게 살았던 아파트의 같은 동에서 위, 아래층에 사는 부부 세 쌍이 연달아 세례를 받는 모습에 너무 기뻤던 저는 들뜬 마음으로 가두선교단 담당신부님께 말씀드렸더니 신부님께서 는 딱 한 말씀, “성령께서 하시는 일이다!”라고 하셨습니다. 그 말씀을 되새겨보니 모든 결과는 내 능력이 아니라 주님의 섭리로 열매 맺는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본당에서 간부를 맡고 있다 보니 이웃에게 더 열심히 인사하고 남편과 성당에 갈 때 엘리베이터에서 이웃을 만나면 그분의 좋은 점을 칭찬해 주며 항상 밝게 웃습니다. 그리고 구역 반 모임은 항상 저희집에서 하면서 냉담 중이거나 주일만 지키는 분들도 반 모임에 항상 초대했지요. 돌이켜보면 성령께서 저희 부부가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시고 도구로 쓰셨던 것 같습니다.

가두선교센터에서 선교사로서 갖추어야 할 기본지식과 소양들을 듣고 있는 저는 아직 너무 많이 부족하고 어설프지만 주님께서, 성령께서 저를 선교사로 다듬어 가시리라 믿으면서 한 주 한 주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주님, 저는 당신만이 제 마음을 소유하기를 기도합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