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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싶었습니다 - 대봉성당 편정은(요셉피나) 교리교사
오로지 아이들을 위하는 마음으로


취재 박지현 프란체스카 기자

 

본당마다 청년신자가 부족해 주일학교 교리교사 모집이 쉽지 않다는 요즘, 이번 달 ‘만나고 싶었습니다’에서는 17년 동안 주일학교에서 봉사한 대봉성당 편정은(요셉피나) 교리교사를 만나 활동한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교리교사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시던 할머니를 따라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성당에 다녔는데 주일학교가 너무 재미있고 즐거웠어요. 그러나 학업에 집중하라는 부모님 뜻에 따라 중·고등학생 때에는 주일학교에 나가지 않았고, 고3이 되면서 주일 미사만 꾸준히 참례했어요.

스무 살 때 집안사정으로 대학에 진학할 수 없게 되어 속상해하고 있을 때 본당주보에서 교리교사 모집 안내를 보고 보좌신부님께 직접 연락을 드려서 시작하게 됐어요.

 

 

그동안의 활동에 대해 들려주세요.

처음 1년은 정말 정신없이 보냈고, 시간이 흐르면서 교리교사로서 어떻게 해야 할지 조금씩 정리되어 갔어요. 여름신앙학교를 갔다가 비가 너무 많이 와서 119의 구조로 무사히 돌아왔던 일, 본당에서 아이들과 같이 초 만들기를 하다가 실수로 불길이 치솟아 스프링클러가 터지는 바람에 십자가의 길을 하고 반성문을 썼던 일, 당시 본당 주임신부님과 보좌신부님의 적극적인 협조로 진행된 중·고등부를 위한 ‘성당에서의 1박 2일’ 등 많은 추억을 쌓으며 교리교사 생활 10년이 되었을 때, 문득 내가 후배 교리교사들이 역량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빼앗고 있다는 생각에 그만해야겠다고 결심했어요. 그렇게 2년쯤 교리교사를 쉬면서 평일미사를 봉헌하고 돌아오던 어느 날 첫 영성체반을 맡아줄 수 있겠냐는 수녀님의 전화를 받고 다시 시작해 7년이 흘렀고 올해는 잠시 쉬고 있어요.

 

꾸준히 교리교사를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요?

매년 교리교사를 계속할지 말지 신부님과 면담을 할 때마다 저는 아이들에게 뭔가 더 해주지 못했음에 항상 후회를 했어요. ‘교리, 미사, 교사회합은 절대 빠지지 말자.’는 신념으로 교리교사를 시작한 제가 10년, 그리고 다시 7년 동안 봉사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저의 ‘부족함’인 것 같아요.

교리교사에게는 아이들을 위하는 마음이 가장 중요해요. 학교의 담임선생님처럼 주일학교 아이들은 자신의 담당선생님을 믿고 의지하기 때문에 교리교사로 봉사하고자 마음먹었다면 최대한 미사와 교리시간에는 빠지지 않도록 책임감과 열정을 가지고 최선을 다 하면 좋겠어요.

 

 

 

 

 

몇 년 전부터 또다른 봉사를 시작하셨다던데 어떤 활동인가요?

교리교사에 살짝 회의감이 들 무렵 교구 청소년국 봉사자 모집에 지원했어요. 교구 청소년행사 준비를 위해 여러 본당의 교리교사들과 만나면서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고 본당에서 응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많이 배우게 되어 새로운 활력을 얻게 됐어요.

청소년국 봉사를 하면서 본당 주일학교에 청소년 윤일제 행사를 홍보해서 중·고등부가 참가하게 됐는데 사춘기 아이들이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과 달리 서로 단합해서 열심히 준비하는 모습에 교리교사들이 감동을 받았어요. 그리고 신임교리교사학교를 진행하면서 각자 비슷한 고민에 대해 서로 나누고 공감하며 새로운 방향을 모색할 수 있고, 특히 교리교사를 처음 시작하던 그때의 열정이 되살아남을 느낄 수 있었어요.

 

마지막으로 꼭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주일학교 행사준비를 위한 기안작성이나 학생의 부모님과 상담하면서 터득하게 된 어른 대하는 방법 등의 소소한 경험들이 일찍부터 직장생활을 시작한 제게 큰 도움이 된 만큼 저는 교리교사를 하면서 작은 사회생활을 경험할 수 있어서 참 좋았어요. 그리고 늘 교리교사를 아껴주시는 본당신부님과 수녀님,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선후배 교리교사 덕분에 이렇게 오랫동안 봉사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렇게 교리교사를 하면서 20~30대를 행복하고 알차게 보냈다고 자신할 수 있기에 신자라면 스무 살이 되었을 때 교리교사를 꼭 해보면 좋겠어요.

 

코로나19로 인해 중단되었던 본당미사가 재게되면서 틈틈이 평일미사에 참례해 주일학교가 하루빨리 다시 시작되길 기도한다는 편정은(요셉피나) 교리교사의 바람처럼 각 본당에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한 그날이 얼른 다가오길 간절히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