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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코로나19 속 신앙생활


글 다사성당 신자(익명)

 

지난 2월경 코로나19 사태로 레지오 회합을 못하게 되었고, 이후 교구에서는 미사도 함께 드리지 못하게 되었다. 세례를 받고 레지오 활동을 쭉 해 오던 지금까지 이런 일이 없었기에 어떻게 지내야 할지 막막했다. 비록 성사생활과 레지오 활동은 중단된다 하더라도 매일 묵주기도와 까떼나를 성실히 바치고 TV를 통해 미사를 매일 드릴 수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밖에 나갈 일이 별로 없으니 편하기도 했다. 세수를 안 해도 되고, 옷도 갖추어 입지 않아도 되면서 나태함이 찾아왔다.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 TV 미사를 하는 동안에도 평일미사와 같이 앉는 자세와 서는 자세를 동일하게 하면서 미사를 드렸고, 오전에는 성경쓰기와 읽기, 개인기도, 그리고 교회 미디어 관련 잡지와 신문을 정독하는 등 시간을 보냈다. 때마침 사순시기였기에 성당 마당에서 십자가기도도 열심히 하려고 했고 성모님께 기도도 드렸다. 그때마다 성모님 앞의 촛불은 꺼지지 않고 있었다. 누군가 다녀갔구나 싶었다. 교구청 내 성모당에도 다녀왔다. 지하철 타기가 어려웠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출퇴근 시간을 피했다. 그곳에 가면 의자에 앉아 기도를 드리는 교우 분들을 만나볼 수도 있었다. 다른 활동은 할 수 없으니 가족들에게 충실하려고 애썼다. 꾸리아에서는 레지오 단원으로서의 생활에 대한 월례공지를 메일로 보내주었다. 레지오가 재개되면 그때부터 주회기가 다시 시작된다고 알려주었다.

 

외부활동을 못해서 가질 수 있는 장점도 있었다. 성당활동이나 외부 모임 등을 못하게 되니 집안일에 더 관심을 두게 되었다. 그동안 정리하지 못했던 냉장고 청소, 옷가지들 정리, 소홀히 했던 집안 청소도 차분히 할 수 있어서 좋았다.

 

5월이 되어 미사가 재개되었고 성당 내에서 체온 체크와 청소 등의 봉사를 시작했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미사에 참여하는 신자들의 수는 많지 않았다. 나이가 65세 넘는 분들의 성사생활에 관면이 주어지다보니 그동안 성당에 나오지 않고 기도를 하는 것에 익숙해 버린 신자들이 많아졌다. 그러나 레지오 회합이 시작되면 그들도 다시 열심히 성당에 나와 함께 성사생활을 할 수 있을 거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