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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싶었습니다 - 자천공소 서종대 회장과 이상옥 총무
공소를 지키는 이들


취재 박지현 프란체스카 기자

영천성당(주임 : 우제진 마르첼리노 신부) 관할 내에는 4개의 공소(고경, 괴연, 북안, 자천)가 있는데 그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자천공소 서종대(안토니오) 회장과 이상옥(안젤라) 총무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1. 자천공소의 역사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서종대 회장 : 자천공소의 시작은 금호 2리(현 화남면 금호동)에 있었던 질구지공소에서부터 시작됐습니다. 지금은 없어진 용평성당의 제2대 주임인 유홍모(안드레아) 신부님 때 노경옥(가밀로)이라는 교우가 대구에서 자천으로 이주해 오면서 1926년에 공소를 자천으로 옮기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1942년 5월에 최재선(요한) 신부님이 부임하시면서 한때 본당으로 승격되기도 했지만 3개월 후 최 신부님이(일본 경찰에 체포되었다가 석방되어) 대구 계산성당 보좌신부로 가시는 바람에 다시 공소가 되었습니다.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끝까지 공소를 지켜내어 1985년 영천성당 김상규 신부님 시절에 공소 건물을 새로 지어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2. 현재 공소신자는 몇 명 정도이며, 신앙생활은 어떻게 하고 계신가요?

서종대 회장 : 주일미사 참례자가 65명 정도 되고, 레지오 4개 쁘레시디움과 반모임 3팀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미사는 매주 수요일 저녁 7시 30분과 주일 오전 10시 30분에 봉헌되는데 근처에 있는 산자연학교장 이영동(치릴로) 신부님께서 집전해주시고 계십니다.

이상옥 총무 : 공소 신자를 대상으로 해마다 성경암송대회를 하다가 2018년부터 전 신자 성경필사를 하고 있습니다. 성경필사 공책와 볼펜을 준비해놓고 언제나, 누구든지 자유롭게 필사하도록 하고 있는데 연령대 구분없이 다들 열심입니다.

 

3. 각자의 신앙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서종대 회장 : 저는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앞서 말한 질구지공소 회장을 맡을 정도로 굳은 신앙을 가진 집안에서 태어나 모태 신앙으로 시작했습니다. 젊은 시절에는 생계를 위해 이곳저곳으로 돌아다니느라 냉담을 하기도 했지만 단 한 번도 신앙을 잊고 산 적이 없습니다. 저의 모든 삶은 하느님을 중심으로 살아간다는 생각으로 항상 마음속에 주님을 지니고 살았습니다. 그러던 중 3년 전부터 공소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이상옥 총무 : 어느 날 남편의 교통사고로 모든 것을 내려놓게 되면서 일반적인 행복보다 신앙 안에서의 행복이 낫다는 생각으로 세례를 받게 됐습니다. 이제는 어지간한 어려움이 닥쳐도 성당과 공소에만 가면 마음의 평화를 되찾게 됩니다. 신앙으로 참 행복을 깨닫게 되면서 7개월 동안 오르간교습을 받고 공소 미사 반주를 하고 있습니다. 미사 전에 항상 주님께서 저를 이렇게 써 주시는 것에 대한 감사와 제 손끝을 통해 흘러나오는 반주로 인해 신자들에게 미사가 조금이나마 더 풍성해지기를 기도합니다.

 

4. 2026년이면 공소설립 100주년이 된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준비를 하고 계시는지요?

서종대 회장 : 새 공소 건립금 마련을 위해 다함께 노력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적금을 넣는 이도 있고, 십시일반으로 조금씩 모으며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상옥 총무 : 전 신자가 건립금 마련에 동참하면서 시복시성 기도문을 바치고 있습니다. 100주년이 되는 그날을 기다리며 우리가 신앙선조들을 기억하며 신앙생활을 하듯이 후손들도 우리를 기억하게끔 주인의식을 가지고 살아야겠다고 다짐합니다.

 

5. 마지막으로 해 주실 말씀이 있으신가요?

서종대 회장 : 공소와 담 하나를 사이에 두고 살고 있는 안젤라 총무가 공소를 위해 벌써 10년 넘게 봉사하고 있는데 온갖 공소 살림을 도맡아하면서 단 한 번도 싫은 내색을 하지 않는 모습에 이 자리를 통해 고맙다는 인사를 꼭 전하고 싶습니다.

이상옥 총무 : 제가 본당과 공소를 오가며 여러 가지 일을 처리한다면, 회장님께서는 공소의 환경을 위해 몸을 아끼지 않으십니다. 더불어 너그러운 인품으로 공소신자들의 단합이 잘 되

도록 이끌어주십니다. 앞으로 공소 신자가 더 많이 늘어나면 좋겠습니다.

 

교통이 편리해지면서 공소의 존재가 차츰 사라지고 있는 요즘, 100년 가까운 세월동안 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자천공소는 그 명맥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자천공소는 근처를 방문해 미사를 봉헌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해 항상 열려 있다.

서종대 회장 : 010-2874-2712 · 이상옥 총무 : 010-2505-7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