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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싶었습니다 - 교구 성서사도직 담당 여한준 신부
하느님 말씀을 따라


취재 박지현 프란체스카 기자

 

2021년 사목교서에서 교구장 조환길(타대오) 대주교는 교구 설정 120주년을 바라보면서 2030년까지 ‘복음의 기쁨을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를 만들어가기 위해 말씀, 친교, 전례, 이웃사랑, 선교라는 다섯 가지 핵심가치를 매 2년씩 중점적으로 실천하며 살기를 제안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교구 성서사도직에서는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여한준(롯젤로) 담당신부를 만나보았다.

 

교구 성서사도직은 언제, 어떤 계기로 생겼나요?

대구대교구에 성서사도직 담당은 2008년 3월에 공식적으로 발족이 되었습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지침에 따라 성서사도직에 봉사하는 기관의 필요성에 의해 주교회의 성서사도직위원회가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이에 우리 교구에서도 교구 내에 활동 중인 여러 성경학교와 다양한 성서모임의 상호 긴밀한 유대와 협력 체제를 구축하고, ‘하느님의 말씀’을 통해 교구 신자들의 삶이 ‘복음화’되도록 장려하고 지원하기 위해 성서사도직 담당이 만들어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교구 성서사도직에서는 그동안 어떤 일을 해 오셨나요?

주교회의 성서사도직위원회 상임위원으로 연중 실시되는 회의와 세미나에 참석하고, 교구 성서사도직위원회를 중심으로 세미나 형식의 ‘말씀축제’, ‘성경암송대회’를 개최했습니다. 그리고 가톨릭 성서모임 지도와 연수, 성인 성경공부팀인 로고스 성경공부 운영, 차수별 성경통독 피정과 교구 내에 있는 대리구, 수도회 성경학교들과 연계한 ‘말씀잔치’를 준비해 왔습니다. 또한 성경을 읽을 수 있도록 안내하는 ‘임마누엘’, 매일 성경묵상에 도움을 주는 『함께야』라는 월간지도 출간했었습니다. 더불어 시대의 요청과 담당 신부에 따라 다양한 카리스마로 교구민들을 위한 성경강의와 세미나, 성경관련 행사와 자료집 발간에 주력해 왔습니다.

 

현재 하는 일은 무엇인가요?

과거에 해 오던 주교회의 성서사도직위원회 상임위원 역할과 함께 교구 성서사도직위원회 운영과 성서모임지도, 교구 내 성경학교와 협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성경통독 40주간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성경은 글로 쓰여진 하느님의 말씀입니다. 하느님께서 당신 말씀을 글로 써서 책으로 만들어 놓으신 이유는 언제든 읽을 수 있도록 하기위한 배려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래서 먼저 읽어야 하고, 읽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통독하는 방법들을 살펴보다가 영원한 도움의 성모회에서 만든 ‘성서사십주간’을 접하게 됐습니다. 성경을 읽는 분량과 기간을 봤을 때 적합한 방식인 것 같아 그와 같은 형식을 취하면서도 코로나 시대에 불가능해진 ‘소그룹 나눔’을 대신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성경통독 길잡이 노트’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이 노트는 기도로 시작하여 말씀을 읽고, 읽으면서 와 닿은 성경 구절과 그 이유를 적으며 온전히 성경과 자신만의 나눔을 적어가는 형식을 갖추고 있습니다. 노트의 도움을 받아 개별적으로 6일간 정해진 분량의 성경을 읽어오면, 일곱째 날에 지난 6일간의 성경 내용을 정리하는 강의를 듣는 형식으로 이루어지는데 이것이 지금 성서사도직에서 하고 있는 ‘성경통독 40주간’입니다.

 

2021년 사목교서에 따라 교구 성서사도직에서는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요?

‘주교님들과 함께하는 온라인 성경통독 40주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교구장이신 조환길(타대오) 대주교님께서 교구 장기 사목 계획 안에서 그 시작인 2021년부터 2022년까지 두 해에 걸쳐 ‘하느님 말씀을 따라’라는 주제를 정하셨습니다. 이에 성서사도직에서는 교구장 대주교님의 뜻에 따라 교구민들이 성경과 더욱 친숙해져 하느님 말씀으로 변화되고, 변화된 모습으로 ‘친교의 해’를 맞이하기를 바라며 성경통독을 더욱 확대하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 시대, 언택트 시대, 온택트 시대에 ‘거리두기’를 해야 하는 상황인지라 일곱째 날 강의를 위해 한정된 강의실에 다수의 사람이 모일 수 없음을 대비하여 7일 차에 진행되는 강의를 온라인으로 하려고 준비 중입니다.

2021년 4월부터 시작될 ‘주교님들과 함께하는 온라인 성경통독 40주간’은 교구에서 본당별로 신청받을 예정입니다. 신청하신 분은 영상을 볼 수 있는 권한(ID)과 성경통독 40주간 길잡이 노트를 제공받습니다. 그리고 노트가 알려주는 순서에 따라 혼자서 6일간 성경을 읽고, 7일차 강의를 온라인으로 수강하실 수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교구장 조환길(타대오) 대주교님과 총대리 장신호(요한보스코) 보좌주교님께서도 함께 동참하시고자 직접 성경을 읽으시고 강의도 들으시며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영상에도 직접 참여하시어 성경을 함께 읽고 계신 교우 분들을 격려하기로 하셨습니다.

 

마지막으로 더 해주실 말씀이 있으시면 해 주십시오.

성경은 하느님의 직접 계시인 말씀 자체이고, 가톨릭교회의 중요한 보물이자 유산입니다. 더불어 하느님의 말씀에 따라 살아가는 신앙인들이 반드시 읽어야 하는 신앙의 안내서이자 지침서이기도 합니다. 또한 살아있는 말씀은 우리의 마음과 생각을 변화시켜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해 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이유로 가톨릭 신자들은 마치 개신교의 전유물인 양 착각하며 성경을 가까이 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종교분열과 트리엔트 공의회를 통해 ‘성경보다 성사에 치중했던 아픈 역사의 결과’이기도 하지만 하느님 말씀의 소중함을 깨닫지 못하고 살아온 우리 모두의 잘못된 습성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바쁘고 지루하다며 성경읽기를 시도조차 하지 않고, 읽으려고 시도하다가도 부족한 의지와 수많은 핑계로 실패하여 다음으로 미루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성경을 읽지 않아도 신앙인으로 살아가는데 큰 무리가 없다.’는 생각과 ‘3년간 매일미사에 참여하여 독서와 복음을 빠지지 않고 읽으면 성경을 완독하는 것’이라는 착각입니다. 그러나 이는 성경을 읽지 않는 사람, 읽으려 하지 않는 사람이 대는 핑계입니다. 왜냐하면 3년간 매일미사 미사 전례 안에 성경의 내용이 온전히 담겨져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전례시기에 맞게 구성된 순서로 읽는 것과 성경의 순서대로 이해하며 읽는 것은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언제나 우리와 함께하고자 하시는 하느님께서는 당신이 어떤 분이고, 당신의 뜻이 무엇인지를 우리에게 알려주시려고 성령의 감도를 받은 저자들을 통해 당신의 말씀과 의지를 기록으로 남겨 두셨습니다. 글로 남겨두신 이유는 우리가 읽도록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것을 읽기만 하면 우리는 언제든 하느님을 알 수 있고, 만날 수 있고,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성경 안에서 우리보다 앞서 살았던 신앙의 선배들이 하느님을 어떻게 만났는지 배울 수 있습니다.

성경을 읽어보십시오. 하느님께서 어떤 분이신지 알게 되고,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배우게 됩니다. 그러면 하느님의 말씀이 우리를 변화시킬 것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답답하고 힘들게 보낸 2020년이 지나가고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된다. 아직 예전의 생활로 완전히 돌아가기는 어렵지만, 2021년에는 주님 안에서 성경을 읽으며 하느님 말씀을 따라 살아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