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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싶었습니다 - 교구 여성위원회 김마리나(마리나) 위원장
교회는 여성입니다


취재 박지현 프란체스카 기자

 

교회 안에서 여성들의 활동이 활발해짐에 따라 대구대교구 여성위원회(담당 : 이기수 비오 신부)에서는 교구 내 여성을 위해 다양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번 달 ‘만나고 싶었습니다’에서는 김 마리나(마리나, 상동성당) 위원장을 만나 앞으로의 활동들에 대해 들어보았다.

 

교구 여성위원회는 언제, 어떤 계기로 시작되었나요?

1962년 제2차 바티칸 공의회로 거슬러 올라가서 ‘이제는 여성들이 거의 모든 생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여성들은 그 본성에 상응하는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도록 되어야 하고 여성 고유의 문화생활 참여를 인정하고 장려하는 것이 모든 사람의 의무’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사회적으로 여성적인 감성과 에너지가 중시되면서 여성의 사회진출과 사회변화에 발맞춰 나가야하는 것이 우리 교회의 과제였으며, 신자 수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여성이 남성과 공동의 협력자로 동등하게 복음화에 힘쓸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1975년에 ‘대구대교구 가톨릭여성연합회’가 결성됐습니다.

그리고 교구 시노드에 따라 여성을 위한 사목정책의 수립과 개발을 위해 2002년에 ‘여성위원회’라는 새로운 명칭으로 여성의 복지와 권익보호를 위한 정책, 건전한 여성문화 만들기, 교회 내 여성의 일치·평등문화 정착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쳐나가던 중 2009년 2월 27일에 제1기 이옥분(우달리까) 여성위원장이 임명되었습니다. 그리고 2013년 11월 27일에 임명된 제2기 남인숙(세레나) 여성위원장에 이어 2017년 11월 1일에 제가 제3기 여성위원장으로 임명됐습니다.

 

그동안의 활동과 코로나19로 인한 상황에 대해 들려주세요.

해마다 신년교례회, 3월 8일 전후로 개최되는 세계 여성의 날 기념행사 및 특강, 주교회의 여성소위원회 회의참석과 정기 세미나 참석, 매년 3-4차례의 특강(교육적이고 영성에 도움이 되는 내용으로 인지도 있고 영성적이며 실천에 합당한 강사 섭외), 불우한 여성을 돕기 위한 바자회 2회 실시(수익금으로 불우한 여성을 위한 기관에 성금 전달), 제3기 위원장부터 합류한 전국 여성연합회(한국가톨릭 여성협의회) 회의 참석, 여성 교육관 설립 기념 감사미사(10월)와 정기발표회, 본당 여성위원들과 함께하는 피정 및 엠마우스 등을 진행해왔는데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해 1년 간 계획된 모든 일정이 취소됐습니다.

그러나 어려운 시기 속에도 작년 8월 26일에 교구장 조환길(타대오) 대주교의 주례로 축복식을 거행하며 ‘갤러리 1981’이 개관됐습니다. 여성교육관 로비를 개조한 이곳은 하느님의 큰 축복의 선물이고 그동안 여성교육관에 종사했던 모든 분들의 노고의 결과라고 볼 수 있는 만큼 앞으로 전교의 도구가 되길 간절히 빌어봅니다.

 

여성위원회를 이끌어 가는데 어떤 중점을 두고 계신가요?

크게 두 가지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여성들 서로 간의 화합과 배려, 돕기 등 건전한 여성문화 만들기입니다. ‘여성의 적은 여성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여성 상호간의 시기, 질투, 복합적인 관계, 뒷담화 등 여러 가지 나쁜 습관을 끊어버리고 여성이 여성을 돕고 이해하고 신뢰하는 사랑을 실천하여 서로서로 윈윈(win-win)하는 마음으로 보다 수준 있는 여성문화조성과 아름다운 모습의 봉사로 모범이 되는 그리스도인이 되자는 것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교구 여성위원회와 각 본당 여성위원회의 원활한 소통과 화합으로 여성의 일치와 연대를 위해 노력하는 것입니다.

교구와 각 본당의 여성위원회가 교구의 발전과 복음화 사업을 위해 함께 고민하고 실천해 나가는 사랑의 공동체, 일치의 여성위원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더불어 교구 내 하나의 위원회로서의 구실을 알차게 해 나가며 각 본당 여성위원회와 유기적인 협력으로 합심하여 대구대교구의 발전은 물론이고 하느님께 영광과 찬미를 드릴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과 의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인상 깊었던 일과 개인 신앙생활에 대해 들려주세요.

제일 벅찬 감동으로 와 닿는 것은 세계 여성의 날 기념행사입니다. 전국 교구에서 유일하게 대구대교구에서만 하는 행사이면서 여성위원회에서 준비하는 가장 큰 행사인 만큼 부담도 많이 됩니다. 제5, 6회 세계 여성의 날 기념행사를 주관하면서 참석자가 적을까봐 매일매일 마음을 졸이다가 행사 당일에 준비된 장소의 1, 2층을 꽉 메운 약 800여 명의 참석자들을 보는 순간 눈물이 핑 도는 감사함을 느꼈고 지금까지 잊을 수 없는 감동으로 남아있습니다. 교구 내 여성위원들이 한마음으로 일치하고 화합함을 느끼면서 하느님의 사랑을 맛볼 수 있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의 활동에 있어서 더욱 신나고 기쁘게,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 할 수 있는 힘을 얻었습니다.

개인 신앙생활은 부족하지만 매일 미사에 참례하려 애쓰면서 하느님을 사랑하며 제게 주어진 모든 것에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는 것이 전부입니다. 이사오기 전 만촌1동성당에서 여성부회장, 꼬미시움 단장, 예비자 교리 봉사 등을 했고, 지금은 상동성당에서 시니어대학 학장을 맡고 있습니다. 다음은 제 삶의 신조이자 모토로 삼고 있는 성경구절입니다. “너희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희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신명기 6,5), “언제나 기뻐하십시오. 끊임없이 기도하십시오. 모든 일에 감사하십시오.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살아가는 여러분에게 바라시는 하느님의 뜻입니다.”(1테살로니카 5,16-18)

 

앞으로 여성위원회가 나아갈 방향과 계획에 대해 들려주세요.

2021년 교구 여성위원회의 실천방향은 생명존중, 즉 생명사랑입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미혼모·부 돕기 캠페인을 펼칠 계획입니다. 화가의 기증품 전시와 사진작가의 작품 전시를 통해 모아진 성금으로 그들에게 따뜻함을 전하고자 합니다. 아직 사회적으로 그들에 대한 편견이 있지만 우리는 미혼모·부에게 친구가 되고, 가족이 되고, 어머니가 되어주며 그 아픔을 어루만져주며 사랑을 실천하고자 합니다. 이 같은 우리의 작은 실천이 생명존중과 거대한 인류애에 동참하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그들을 돌보고 사랑을 베푼 사례를 공모해 평신도지에 실어 다 같이 공유하며 귀감이 되도록 하고자 합니다.

나아가 여성위원회의 더 큰 방향은 코로나19 시대에 늘어가는 냉담자, 위기의 교회입니다. 어머니가 한 가정의 분위기와 행복을 좌우하듯 대구대교구라는 큰 가정을 여성이 어머니의 강함과 열정을 발휘하여 지켜나가야 할 것이고, 여성본성의 따뜻함과 부드러움으로 전교와 복음화에 앞장서서 우리 교회를 튼튼히 유지, 발전시켜야 할 것입니다. 더불어 비대면시대의 활동에 대한 문제를 강도 있게 고민하며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 나갈 방안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교회는 여성입니다.’라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말씀을 깊이 숙지하면서 코로나19 시대 이후 가톨릭교회의 변화에 여성의 적극적인 통찰과 발전적 의견으로 시대에 빠르게 적응하며 미래장기사목계획과 발전에 여성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얼마 전 교구 여성위원회에서는 갤러리 1981에서 12년 동안의 발자취를 담은 사진전을 열었다. 사진을 감상하면서 교구여성위원회의 앞으로의 활동이 더욱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