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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싶었습니다 - 송현성당 나눔곳간
언제나 열려있는 송현성당 나눔곳간


취재 박지현 프란체스카 기자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되면서 일상적 삶이 흔들리고 있는 요즘, 천주교대구대교구 사회복지회(국장 : 최광경 비오 신부)에서는 우리 이웃들에게 먹거리와 생필품을 매개로 누구나 물품을 줄 수 있고,받을 수 있는 공간인 ‘나눔곳간’을 마련했다. 덕분에 지난 7월부터 교구 내 11개 본당(군위, 내당, 대덕, 도원, 백천, 송현, 윤일, 중리, 진량, 형곡, (대구)황금성당)의 참여로 주변 이웃을 위한 작은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이번 달 ‘만나고 싶었습니다’에서는 ‘나눔곳간’에 참여하고 있는 본당 가운데 한 곳인 송현성당을 방문해 이재호(가브리엘) 보좌신부로부터 그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송현성당(주임 : 나진흠 아우구스티노 신부)에서는 나에게는 필요 없지만 다른 이에게는 필요한 것을 서로 나누어 이웃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고민하고 있던 찰나에 ‘나눔곳간’에 대한 공문을 받고 무척 반가웠다고 한다. 이재호 신부는 “교구사회복지회에 신청을 하고 담당사회복지사로부터 설명을 들은 후, 뜻있는 분들과 함께 어디에 설치할 것인지, 물품관리 및 운영은 어떻게 할 것인지 구체적인 의견을 나누었다.”면서 “평소에 본당 신자들의 쉼터로 이용하던 성당 마당 한켠에 깨끗하게 손질한 철재 캐비닛 두 개를 옮겨서 물품을 진열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나눔곳간’은 기본적으로 교구사회복지회에서 지원하는 물품으로 시작해서 한 달에 한 번씩 부족한 물품을 신청하면 채워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재호 신부는 “본당주보에 공지해 개인적으로 물품을 지원하려면 유통기한이 3개월 이상 남았거나 상하지 않은 식료품이면 좋겠다고 안내했더니 신자들이 나누고 싶은 물품을 하나둘씩 가져와 나눔곳간을 조금씩 채워주셨다.”고 했다. 본당 신자나 이웃주민들이 부담 없이 나누고 쓸 수 있도록 나눔곳간을 마련했는데 정말 가져가도 되는지 자꾸 망설이는 분들이 생겨나서 나진흠 주임신부가 심사숙고하며 만든 문구인 ‘누구나 나눌 수 있습니다. 누구나 가져 갈 수 있습니다. 누구나 기증할 수 있습니다.’가 적힌 현수막을 담벼락에 걸었두었다. 이재호 신부는 “현수막을 보고 이제는 조금 가벼운 마음으로 들어와서 가져 가시고, 세례를 받고 지금은 본당 활동을 하지 않지만 물품을 지원해 주신 분도 계시는데, 모두 따뜻한 관심과 뜻을 모아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처음에는 진열해놓은 물건을 가져가는 속도가 다소 느렸지만 요즘은 필요하면 누구든지 들어와서 가져가고, 서로의 사정을 잘 알다보니 거동이 불편한 신자를 위해 자전거에 물품을 실어 직접 전해 주기도 하고, 이용 하는 이웃에게 어떤 물품이 필요한지 이재호 신부에게 살짝 알려주기도 한다.

송현성당 나눔곳간은 현재 이재호 신부와 본당생태환경위원회에서 나눔곳간의 물품정리 및 진열 등을 담당하고 있는데 다가오는 겨울을 대비해 이웃들에게 필요한 방한물품을 준비하는 등 정성을 다하고 있다. 이재호 신부는 “이번에는 가져가는 입장이지만 다음에는 나도 뭔가 나눌 수 있다는 마음으로 눈치 보지 않고 이용할 수 있는 것이 나눔곳간의 올바른 모습이라 생각한다.”면서 “준비한 물품이 줄어들고 채워지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모두 코로나19로 인해 실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웃이 우리 곁에 있다는 것을 느끼고, 직접적인 이웃사랑과 실질적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고 했다.

 

신자, 비신자 구분없이 필요한 물품이 있다면 누구나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도록 언제나 활짝 열려있는 송현성당 나눔곳간, 이곳을 통해 사각지대에 놓인 주변의 이웃들이 좀 더 편안하고 넉넉하게 지냈으면 좋겠다.

 

* 문의 : 천주교대구대교구 사회복지회 053-422-3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