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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탐방 - 제8대 대구대교구장 故 이문희 바울로 대주교 선종 1주기 추모 행사
사람이 사랑이 되다


취재|김선자 수산나 기자, 사진 |김선자 수산나 기자, 박지현 프란체스카 기자

지난해 3월 14일 선종한 제8대 대구대교구장 故 이문희(바울로) 대주교의 선종 1주기 추모 행사가 유고집 『사람이 사랑이 되다』 발간을 시작으로 3월 9일(수) 추모 음악회, 14일(월) 추모 미사로 거행됐다.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라는 사목 표어처럼 한평생 사제로서, 주교로서 헌신했던 故 이문희 대주교는 1986년부터 2007년까지 21년간 교구장으로 있으면서 교구 제1차 시노드 개최(1997년), 현재의 5대리구 체제 전환, 한.일 주교단 교류를 통해 한.일 교회 간 일치와 화해에 이바지하는 등 오늘날 대구대교구의 기틀을 마련했다. 또한 기존 79개의 본당을 147개로 늘렸으며 신자 수도 20만 명에서 41만 명으로 증가하는 등 교세를 2배 확장시켜 교구 성장을 이끌었으며 은퇴 후에는 한국떼이야르연구회, 한국여기회 활동과 호스피스 봉사 등을 펼치며 착한 목자로서 모범의 삶을 살았다.

1998년부터 2007년까지 이문희 대주교를 보좌했던 교구장 조환길(타대오) 대주교는 유고집 발간사를 통해 “코로나19라는 어수선한 상황에서 대주교님을 황망히 보내 드리고 인간적인 슬픔을 추스를 겨를도 없었는데 떠나신 뒤에야 새삼 그 빈자리가 더 커 보이고 아쉬움과 후회가 남는다.”며 “젊은 나이에 주교가 되시어 그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교구를 위해 헌신하셨던 대주교님의 마음을 헤아려 보면서 누구보다 교구와 교구민을 사랑하셨던 그 마음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우리가 가야 할 길을 인도하고 있는 것 같다.”고 소회했다.

9일 오후 5시 주교좌 범어대성당 대성전에서 열린 추모 음악회는 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한정된 인원이 참석한 가운데 대구대교구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 되어 교구민들이 이문희 대주교를 함께 추모했다. 추모 음악회 진행을 맡은 교구 문화홍보국장 최성준(이냐시오, 월간〈빛〉 편집주간) 신부는 “이문희 대주교님은 주님의 자녀로서 사랑과 희생을 최고의 덕목으로 삼고 살아야 한다는 가르침을 주셨고 이를 몸소 실천하셨던 분으로 은퇴 후에도 교구민들을 위한 봉사의 삶을 놓지 않으셨다.”며 “이 대주교님이 보여주신 큰사랑과 가르침을 오래도록 간직하며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추모했다. 이날 추모 음악회는 故 이문희 대주교의 뜻으로 만들어진 어린이 합창단인 뿌에리 깐또레스를 거쳐 성인이 된 뿌엘레 깐또레스의 공연이 김정선 수녀의 지휘로 열렸고, 유고집의 여는 시 「햇빛」을 교구 문인회 소속 이지희 시인이 낭송했다. 조환길 대주교는 “이 대주교님께서는 시도 잘 쓰시고 음악도 좋아하셨는데 하늘나라에서 오늘 미사곡들을 들으시면서 좋아하셨을 것”이라며 “1주년이 되었지만 여전히 이 대주교님의 말씀과 삶을 생각하며 본받는 가운데 그분의 삶과 정신을 따라야 한다.”면서 각자에게 주어진 삶을 열심히 살아가면 좋겠다고 인사했다.

故 이문희 대주교의 선종 당일인 14일 오전 11시 가톨릭 군위묘원과 성모당에서 교구장 조환길 대주교와 교구총대리 장신호(요한보스코) 보좌 주교의 주례로 미사가 각각 봉헌됐다. 조환길 대주교는 강론을 통해 “이 대주교님이 은퇴하신 후에도 가끔 찾아 뵙곤 했는데 처음 교구청에서 맞이한 축일 때 식사값을 축일자가 내야 하는 룰이 있어 제가 계산을 했는데 그 다음날 제 사무실에 불쑥 오신 이 대주교님께서 ‘식사값이 많이 나왔지요.’ 하면서 봉투를 주시고 가셨다.”며 “저는 그런 부분까지 신경을 못 쓰는데 이 대주교님께서는 이런 세심한 부분까지 마음을 써 주시는 걸 보면서 그 마음이 참 넓고 따뜻하다는 것을 가늠할 수 있었다.”고 추억했다. 계속해서 조환길 대주교는 “이 대주교님께서는 제가 부족하고 잘못한 것이 있어도 지켜봐 주시고 기다려 주셨는데 그것은 아들을 지켜봐 주는 아버지의 마음이었고, 그렇게 사제들을 사랑하셨다.”고 회상했다. 성모당 추모 미사에서 장신호 보좌 주교는 “여러분도 생전에 이 대주교님과의 여러 가지 기억이 있을 것이라 생각되는데 저는 1993년 재유럽 신학생과 사제를 방문하신 이 대주교님께서 손수 라면을 끓여 주신 것에 소주를 한잔하면서 이야기를 했던 것이 기억난다.”며 “이 대주교님의 미발표 시와 일기, 강론을 담은 유고집 『사람이 사랑이 되다』의 단상에서 ‘성체 성사’의 글을 보면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몸을 내어주신 것처럼 이 대주교님께서도 예수님 사랑 안에서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실천 하신 분이셨다.”고 추모했다. 미사 후에는 故 이문희 대주교가 교구에 기부한 5억으로 조성된 장학금전달식이 있었다.

* 유고집 구입 문의 : 교구 문화홍보국 053-250-304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