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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싶었습니다 - 관덕정 순교자현양사업후원회 고시영 회장과 강종학 부회장
순교자의 삶과 영성, 애니메이션으로 만나다


글 김선자 수산나 기자, 사진 박지현 프란체스카 기자

다달이 행해지는 전례 안에 9월 순교자 성월은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자신이 가지고 있는 신앙에 대한 깊은 묵상거리를 던져주는 시기이다. 순교자를 기리며 그들의 신앙을 본받고, 순교 정신을 이어받으려고 특별히 더 사색하는 달이기 때문이다.

이번 순교자 성월을 앞두고 관덕정순교기념관(이하 관덕정, 관장 : 이찬우 다두 신부)에서는 현재 시복운동이 펼쳐지고 있는 ‘하느님의 종 이벽 요한 세례자와 동료 132위’에 속한 ‘하느님의 종 5위’ 순교자의 삶과 영성에 대한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고 있다. 고시영(제준 이냐시오, 관덕정 순교자현양사업후원회) 회장은 “올해 초 이찬우 관장 신부님의 건의로 ‘하느님의 종 5위’ 순교자에 대한 애니메이션 제작을 시작하게 됐는데 김흥금•김장복•안치룡 순교자는 세례명조차 알 수 없을 정도로 자료가 미약해 고증작업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며 “이번 애니메이션 작업은 모든 교구를 통틀어 최초의 작업으로 미디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과 주일학교 학생 등 젊은이들이 보다 쉽게 순교자들의 삶과 영성을 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애니메이션 제작의 실무를 담당한 강종학(세바스찬, 관덕정 순교자현양사업후원회) 부회장은 “현장 실사를 다녀오는 등 많은 준비 작업을 거쳤지만 ‘하느님의 종 5위’는 민들레 홀씨 같은 분들로 자료가 전무해 기록하는데 있어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며 “하느님만을 바라보며 살다 순교하신 무명 순교자들이 더 떠올라 숙연한 시간”이라고 말했다.

대구대교구는 꾸준히 경상도 지역에서 순교한 순교자들의 시복시성운동을 추진해 오고 있다. 1984년 시성된 103위 성인 중 한 명인 교구 주보 이윤일 요한 성인과 2014년 시복된 복자 20위의 시성운동에 힘쓰고 있다. 이 가운데 이윤일 요한 성인과 복자 11위 김희성 프란치스코•구성열 바르바라•이시임 안나•고성대 베드로•고성운 요셉 •김종한 안드레아•김화춘 야고보•이재행 안드레아•박사의 안드레아•김사건 안드레아•박대식 빅토리노 복자, 그리고 ‘순교자 5위’ 김예기•김인기 •박수연•송 마태오•박 요셉 순교자가 현재 관덕정이 위치한 곳에서 순교했다.

이번 애니메이션 제작의 대상이 된 교구 ‘하느님의 종 5위’는 알려지지 않은 김흥금•김장복•안치룡•서태순 베드로•이 알로시오 곤자가 순교자이다. 고시영 회장은 “이번 애니메이션 제작은 이런 순교자들도 계시다는 것을 알리는 동시에 더 많은 무명 순교자들을 조사해 알리는 것이 목적”이라며 “하느님의 종 5위’ 중 김흥금•김장복•안치룡 순교자는 을해박해 때 붙잡혀 경상감영에서 옥중 순교하셨고, 서태순 베드로는 경신박해 때 배교를 했지만 병인박해 때 붙잡혀 교수형으로 순교하신 분으로, 서상돈 아우구스티노 회장이 조카”라고 밝혔다. 계속해서 “이 알로이시오 곤자가는 16세 때 천주교를 알게 된 후 지금의 수도자처럼 사신 분으로 한티 교우촌에서 농사를 짓고 교회서적을 필사하는 등 신자들에게 교리문답을 가르치고 묵상과 기도생활에 열중했다.”며 “병인박해 때 붙잡혀 압송된 서울 포도청에서도 포교들에게 교리를 가르치셨고, 30세 때 교수형으로 순교했다.”고 설명했다.

교구 ‘하느님의 종 5위’ 애니메이션은 본편 3편과 종합편으로 구성됐다. 강종학 부회장은 “9월부터 12월까지 순차적으로 배포된다.”며 “이분들 자체의 자료가 워낙 없다 보니 아쉬움이 남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기에 보시는 분들에게 뜻깊은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순교자들의 삶과 영성을 발굴하는데 있어 교회사 연구와 순교자 현양사업이 함께 이루어져 왔다는 고시영 회장은 “이 일을 하면서 자부심도 많이 느낀 반면 안타까운 점도 있는데 이윤일 성인의 여우목 성지가 교구 성지사업으로 인해 잘 개발되어 있는데도 예전 모습을 떠올리며 많이 찾지 않는 것 같다.”며 “교구 주보 성인인 만큼 본당에서도 적극적으로 홍보해 교구민들께서 많이 순례를 하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또한 고시영 회장은 “우리 관덕정은 신자들의 신앙생활에 도움이 되도록 시설을 정비하고 전시를 하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이번에 제작하는 애니메이션으로, 주일학교에도 보급할 예정”이라며 “시내 중심지에 위치한 관덕정에 젊은이들이 많이 순례하며 활동할 수 있도록 더욱 힘쓸 테니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부탁했다.

교구 ‘하느님의 종 5위’ 순교자 애니메이션을 통해 순교자들의 삶과 영성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며 이 시대의 순교의 삶이란 어떤 것인가에 대한 묵상과 더불어 이름 모를 순교자들을 위해 기도하는 순교자 성월이 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