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로그인

만나고 싶었습니다 - 한국SOS어린이마을 대표이사 신영규 베드로 신부
모든 어린이를 위한 사랑의 가정


취재 김선자 수산나 기자

1963년 ‘쌀 한 톨의 기적’으로 설립된 한국SOS어린이마을이 지난 5월 13일 60주년을 맞이해 교구장 조환길(타대오) 대주교를 비롯해 데레제 월도파(Dereje Wordofa) 국제SOS어린이마을 총재와 전 세계 대표단, 서울·대구·순천 마을 가족들, 그리고 정·재계 인사들이 함께 기쁨을 나눴다. 지난 2021년 8월 한국SOS어린이마을 한국본부장 겸 대표이사로 부임한 신영규(베드로) 신부의 소회는 남달랐다.

 

Q. 한국SOS어린이마을의 6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A. 지난 60년 동안 크나큰 관심과 사랑을 아끼지 않고 후원해 주신 국내외 모든 은인들에게 가슴 깊이 감사드리며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Q. 한국SOS어린이마을이 어떻게 시작됐는지 소개해 주십시오.

A. 한국SOS어린이마을은 비유럽권 최초로 대구에서 시작됐습니다. 1959년에 오스트리아에서 대구에 선교사로 파견된 하 마리아 여사님이 서정길 대주교님께 소임을 청했더니 삼덕동에 있는 넝마주이와 구두닦이 소년들을 돌보라고 해서 돌보던 중 1962년 동생 사제 서품식에 참석하러 고향에 갔다가 SOS어린이마을을 대구에도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뜻을 창설자인 헤르만 그마이너 박사에게 청하면서 시작됐습니다. 1963년 헤르만 그마이너 박사가 직접 대구를 방문해 우리 주교님의 허락을 받았고 대구 후생원을 인수하면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현재 각각의 마을에 50명 정도 생활하고 있으며 법인 산하 시설이 14개 있습니다. 학대 받는 아동을 발견하고 사례 관리하는 아동보호전문기관과 임시 보호기관, 단기 보호시설, 남아 쉼터, 유치원, 어린이집 등 아이들을 위한 여러 기관을 운영하고 있는 가운데 대구 마을에는 독립을 준비하는 18세 이상 아이들을 위한 자립관 두 곳이 있습니다. 현재 이곳에는 대학을 다니거나 취업을 한 청년들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Q. 60년 전과 달리 물질적·정신적으로 많은 변화를 체감하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SOS어린이마을이 겪고 있는 변화에 대해 말씀 해 주십시오.

A. SOS어린이마을은 부모, 형제자매, 가족, 집, 마을의 개념을 도입한 가정 형태로 아이들을 보육하는 소규모 양육시설입니다. 그렇지만 현재는 집단 양육시설과 동일시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국제본부로부터 지원을 받고 후원자들의 후원금으로 어머니와 이모, 그리고 직원을 채용해 시설을 운영했는데 지금은 국가의 사회복지기금에서 운영비를 받다 보니 국가의 법규, 사회복지법에 따라야 합니다.

예를 들어 집집마다 공과금 등의 비용이 차이가 있는데 일괄적으로 지원을 하고, 전에는 어머니들과 아이들이 직접 장을 봐서 먹고 싶은 것을 먹었다면 현재는 공개입찰을 해서 식자재를 똑같이 주고 있다 보니 어려움이 있습니다. 또 임상심리상담사 인력이 필요한데 국가에서 재정지원을 하지 않아 자체적으로 상담사를 고용하다 보니 부담이 있습니다. 하지만 서울과 순천은 상담사 고용을 지원받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어머니들이 월급도 받지 않고 희생과 봉사로 가정의 역할을 하면서 아이들을 양육했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과거와 달리 전쟁 고아들이 아닌 가정 폭력, 아동 학대, 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ADHD) 등을 가진 아이들이 마을에 오다 보니 양육하는데 있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런 사회의 변화로 SOS어린이마을의 카리스마를 유지하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Q. SOS어린이마을에서 성장해 성인이 된 분들의 근황이 궁금합니다.

A. 변호사, 교사, 기업인 등 다양한 직업군에서 성실하게 일하는 사회인으로 성장해 은퇴하신 어머니들을 친어머니로 생각하고 왕래를 하며 수시로 연락하면서 좋은 일이 있으면 서로 나누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Q. 현재 SOS어린이마을이 당면한 과제는 무엇입니까?

A. 마을이 마을답게 잘 발전하려면 어머니들의 희생과 땀이 깃들어야 하는데 어머니로서 봉사하고자 하는 분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특히 가톨릭에서 시작했지만 이제는 종교적인 것을 강요하지 못하는 복지 시스템 때문에 종교적인 헌신이나 동정녀로서 아이들을 돌보려는 분들이 줄어들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Q. 마지막으로 〈빛〉 잡지 애독자 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60년 전 국제본부에서 도움을 받아 한국SOS어린이마을이 시작된 것처럼 우리도 이제는 국외의 어려움에 처한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어야 합니다. SOS어린이마을이 담고 있는 ‘Societas Socialis(소키에타스 소키알리스)’, 즉 ‘사회적으로 책임 있는 사회’를 위해 도움을 필요로 하는 아이들에게 손을 내밀어야 합니다. 여러분들도 저희와 함께해 주십시오.

 

현재 서울과 순천, 그리고 대구 SOS어린이마을에는 각각 50여 명의 아이들이 생활하고 있다. 10년 전만 해도 100명 정도였지만 이제는 출산율과 여러 가지 이유로 50명 안팎이 된 각 마을이 모든 어린이를 위한 사랑의 가정을 만들기 위해 헌신해 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아이들이 사랑받고 보호받아 든든한 사회구성원으로 자라날 수 있도록 함께할 것이다.

 

한국SOS어린이마을 후원 문의

• 전화 : 053-984-6928

• 이메일 : soschild1963@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