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마당비 - 나는 외롭지 않다
글 오차순 젤뚜르다 수녀|샬트르성바오로수녀회 대구관구
산이 녹고
바다가 젖어들어
온통 하늘로 바뀌고
희뿌연 숨소리
속삭임되어
진토같은 삶의 조각
권태 낀 생활의 넋두리들
한바탕 실어가네
말갛게 씻겨주네
구석진 길 모퉁이
챙겨보고
처마밑 속삭이는 어린 빗질로
때묻은 창문 먼지에
오늘을 벗기네
하이얀 햇살같은 치아
나무 끝가지에 드러내고
반호장 저고리에
끝동을 달 듯
풀잎 나뭇잎에
꿈을 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