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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시선
초저출산 속 어린이 신자가 감소하고 있다


취재|김선자 수산나 기자

 

2023년 11월 통계청은 3분기 합계출산율이 0.7명으로 1년 전보다 0.1명 줄었다고 발표했다. 이를 토대로 12월 2일 미국 뉴욕타임스(NYT) 로스 다우서트 칼럼니스트는 ‘한국은 소멸하는가’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한국은 선진국들이 안고 있는 인구감소 문제에 있어 두드러진 사례연구 대상국”이라며 흑사병 창궐로 인구가 급감했던 14세기 중세 유럽 시기보다 더 빠른 속도로 인구가 감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뉴욕타임스」 2023.12.2. 참조)

우리나라의 출산율이 줄고 초고령화사회에 접어든 것이 오늘내일의 문제가 아니지만 이제 더이상 간과해서도 묵시해서도 안 되는 시점에 와 있는 건 분명한 것 같다. 이로 인해 해마다 교회는 신자가 감소하고 있다. 대구대교구는 2016년 사목교서를 통해 ‘가정, 가장 가까운 교회’를 지향하며 하느님의 선물인 자녀를 많이 낳아 성가정을 꾸미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이며 하느님 보시기에 아름다운지를 보여줬다. 그 실천 방안으로 많은 자녀를 낳도록 주변에 알리고 격려하는 취지에서 ‘생명사랑 장려금’과 고등학교, 대학교 학자금을 지원하며 출산을 장려한 가운데 현재에도 교구 차원을 넘어 대리구, 본당에서 다채로운 사목을 펼치고 있다.

한국교회 또한 사태의 심각성을 알고 수년 전부터 다양한 연구와 방법을 모색해 오고 있는 가운데 2014년 당시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이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제3차 임시총회에서 ‘저출산’과 관련해서 “교구와 본당이 맞벌이 부부들이 생업과 가정을 잘 조화시킬 수 있도록 아이와 노인 돌보는 일을 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이는 고령화 추세와 함께 한국 사회가 깊은 고민으로 안고 있는 저출산 문제에 대해 교회가 실제적인 도움 방안을 줄 수 있으며 ‘가정 사목’이라는 큰 틀 안에서 교구와 본당들이 구체적으로 한국 사회의 저출산 문제 극복에 함께할 수 있는 관심과 의견을 모으는 계기를 만들었다.(「가톨릭신문」 2014.10.26.사설 참조)

2022년 한국 천주교회 통계에 따르면 65세 이상의 신자 수는 증가했지만 65세 이하에서는 뚜렷한 감소 추세가 드러났다. 특히 20~24세에는 20.5%, 5~9세는 22.6%, 0~4세에는 무려 40.6%가 감소해 젊은이는 줄고, 고령화는 짙어지는 교회 문제를 다시 한번 직시하게 했다. 주일학교 학생 수를 보면 초등부는 전년 대비 0.9% 감소, 중등부는 1.8% 증가로 비슷한 증감률을 보였지만 고등부에서는 7.9%가 감소한 뚜렷한 결과를 볼 수 있다. 전대미문의 팬데믹 코로나19 사태를 원인으로 꼽아도 마냥 긍정적으로만 볼 수 없는 사안임에 틀림없다.

2023년 각종 매스컴에서 “‘저출산 직격탄’ 내년 초교 신입생 수, 40만 명 첫 붕괴”라는 타이틀로 기사를 쏟아냈다. 이는 곧 한국교회의 주일학교 학생 수가 감소하게 된다는 의미이다. 대구대교구도 2022년 교세 통계를 보면 0~4세는 0.26%, 5~9세는 1.06%로 전년도에 비해 각각 0.2%와 0.34% 감소했다. 그동안 대구대교구는 교구 유아교육기관 담당, 가톨릭사회복지법인, 수도회 등을 통해 유아 사목에 힘써왔다. 또한 교구 청년청소년국의 청소년 사목 주일학교 담당에서는 초등부 어린이들이 복음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으며 교구 가정복음화국에서는 카나강좌 및 임신부 축복 미사, 어머니·아버지 학교 등으로 그리스도교적 혼인의 의미와 삶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복음 안에서 성가정을 살아가도록 준비시키는 가정 성화에 힘쓰며 다방면에서 어린이(유아·아동) 사목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그러나 저출산이 사회 문제로 대두된 현재 시점에서 어린이(유아·아동) 사목에 대한 여건은 그리 녹록치 않다. 유아 교육사도직에 대해 새로운 방향을 모색 중인 한국천주교여자수도회장상연합회 유아교육분과위원회 회장 유 세시리아(예수성심시녀회) 수녀는 “매체가 발달하고 가정이 붕괴되면서 생명존중이 사라진 현대 사회에서 유아 때부터 길러져야 하는 기본적인 소양이 부족한 아이들이 자라나고 있는데 기본적인 인성 교육을 받을 기회조차 박탈한 아이들을 품어야 할 곳이 교회”라며 “교회는 이 아이들을 품어 안아 미래의 전인교육에 앞장서야 한다.”고 말한다.

교회는 어린이(유아·아동) 사목, 즉 유아복음화가 가정복음화로 이어지며 나아가 미래의 교회를 이끌 일꾼을 길러내는 일이 된다는 사실에 주목하며 초고령화 시대에 필요한 다양한 사목적 대안을 준비해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