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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싶었습니다 - 반하나 동아리
반쪽에서 하나 되기


취재 박지현 프란체스카 기자

 

4월의 첫째 주일 오후, 성토마스성당(주임 : 주국진 보나벤투라 신부)에 청소년들이 삼삼오오 모여들기 시작한다. 바로 반하나 동아리 모임이 있는 날이기 때문이다.

 

반하나 동아리는 교구 청소년국(국장 : 황성재 프란치스코 신부)에서 시작한 YHY(Youth Helping Youth, 청소년을 돕는 청소년) 활동에서 비롯되었다. 2013년 제1회 YHY 시상식의 수상자와 청소년들이 해외봉사활동을 다녀온 후 지속적인 봉사를 하고 싶다는 그들의 마음이 모여 2014년에 반하나 동아리가 만들어졌다.

그동안 대구광역시에서 주최하는 행복 페스티벌에서 YHY 부스를 마련해 홍보활동을 펼쳤고, 방학 때는 YHY 센터에서 각자가 가진 재능을 다른 청소년들에게 기부하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해 주교좌범어대성당에서 있었던 청소년주일에 아직 반하나 동아리를 알지 못하는 청소년들에게 소개하는 자리도 마련했으며, 지금은 매월 첫째 주일 오후 4시에 성토마스성당 천사주일학교 친구들과 함께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발달장애를 가지고 있어 부모님과 함께 미사에 참례하는 천사주일학교 친구들을 위해 미사 전례 봉사를 하고 미사 전후에 천사주일학교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다.

중학교 3학년이 되기 전 겨울방학 때 제1기 YHY 해외봉사활동을 다녀온 후 자연스럽게 반하나 동아리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는 신혜원(안젤라, 중방성당) 학생은 “해외봉사활동을 다녀온 후 봉사에 대한 아쉬움이 많이 남았기에 반하나 동아리가 생긴다는 소식에 흔쾌히 가입했죠.”라며 “동아리 이름은 ‘반쪽에서 하나 되기’를 줄인 말이기도 하고, 청소년을 돕는 청소년인 ‘우리에게 반하나?’라는 청소년 특유의 발랄함이 담긴 의미이기도 해요.”라고 했다. 그렇게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활동은 계속되었다. 신혜원 학생은 “주중에는 온전히 학교생활에 임했고, 주말에는 반하나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공부보다 더 소중한 것을 얻었다고 자부할 수 있어요.”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한동건(마르티노 데 포레스, 신암성당) 학생은 “봉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은 항상 가지고 있었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고민하던 중에 제2기 YHY 해외봉사활동을 가게 되었고, 다녀온 후에도 계속 봉사하고 싶었는데 좋은 기회를 얻게 된 거죠.”라며 “원래 무척 내성적이었는데 3년 정도 활동하면서 외향적인 성격으로 완전히 바뀌었어요. 그리고 남 앞에 나서는 것을 꺼리고 리더십이 부족한 편이었는데 반하나 동아리 단장을 맡을 정도로 적극적이고 활동적으로 변한 제 자신을 보면 신기하고 감사할 따름이에요.”라고 했다.

반하나 동아리는 중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청소년이라면 신자, 비신자 구분 없이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다. 박윤선(세라피나, 이곡성당) 학생은 “엄마가 SNS를 통해 반하나 동아리를 알게 되어 저에게 한 번 해 보면 어떻겠냐고 하셨어요. 그렇게 작년 9월부터 한 달에 한 번씩 천사주일학교 친구들과 미사를 봉헌하고 있어요.”라며 “솔직히 처음에는 제 안에 발달장애 친구들에 대한 편견이 있었나 봐요. 그런데 한두 달 같이 시간을 보내다보니 그냥 저와 똑같은 청소년일 뿐이에요. 지난번에는 한자를 무척 열심히 쓰는 친구 옆에 앉게 되었는데 한 가지에 집중해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며 저보다 훨씬 낫다고 생각했는걸요.”라며 환하게 웃었다. 아직 일 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매달 무척 ‘의미 있는 시간’이라는 박윤선 학생은 현재 반하나 동아리 단장을 맡고 있으며 남동생도 같이 활동하고 있다.

  

취재에 응한 4명의 학생 가운데 유일하게 비신자였던 김은하 학생은 “반하나 동아리 활동을 하던 친구의 권유로 함께하게 되었는데 처음에는 비신자라서 미사 등 종교 활동이 어색했지만 같은 뜻으로 모인 친구들과 어울리다 보니 그런 부분은 크게 문제 되지 않았어요.”라며“천사주일학교의 아주 조금 특별한 친구들을 처음 만났기에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도 했지만 이제는 저와 전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학교 친구들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하게 되었고, 지금은 주변의 여러 친구들이 함께 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반하나 동아리의 봉사자로 시작해 담당자로서 몇 년 동안 반하나 친구들과 같이 지내온 교구 청소년국 이상철(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직원은 “본당의 주일학교나 청년회와 달리 교구 내 여러 본당에서, 그리고 신자, 비신자 구분 없이 다양한 친구들이 모이기 때문에 자칫 서먹해질 수도 있는데 청소년 스스로가 청소년을 돕겠다는 마음이 모여 서로서로 잘 어울리는 모습을 보면 참 기특하고 대견스러워요.”라며 “앞으로 더욱 다양한 활동을 위해 그들 스스로 회의하고 의견을 나누는 모습을 보면 좀 더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더 많은 청소년들이 함께 하길 기대해봅니다.”라고 했다.

 

한 달에 한 번, 짧은 만남이 그들에게 큰 의미가 있겠나 싶겠지만 가장 민감한 시기인 청소년들에게는 편견 없이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임을 배워가는 소중한 시간이 되고 있다.

 

“청소년을 돕는 청소년” : cafe.daum.net/ YouthHelpingYout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