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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싶었습니다 - 무료급식소 ‘대구 요셉의 집’
따뜻한 밥 한끼로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다


취재 김선자 수산나 기자

 

IMF로 많은 회사가 부도를 겪고 경영 위기에 몰리는 등 대량 해고와 경기 악화로 온 국민이 큰 어려움을 겪던 시절, 하루 아침에 실업자가 되어 또는 여러 가지 이유로 거리로 나앉은 이들에게 따뜻한 밥 한끼를 제공하기 위해 1989년 1월 9일 대구역 근처에 설립된 ‘대구 요셉의 집’은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여전히 그 자리에서 어려운 이들을 보듬고 있다.

2004년 소임을 맡으며 요셉의 집을 찾는 모든 이와 함께 울고 웃고 있는 네오니아 원장 수녀는 “지금은 백화점도 들어서고 도시 정비사업으로 많이 변했지만 그 당시 대구역과 칠성시장 부근에는 오갈 곳 없는 가난한 사람들이 많았다.”며 “한끼가 절실한 이들을 보면서 우리 수녀회는 그들을 도와야겠다는 생각에 요셉의 집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대구 요셉의 집은 예수성심시녀회가 ‘가난한 이들 안에 예수성심의 나라가 임하도록 하라.’는 창설자 루이 델랑드(Louis Deslandes, 한국 이름:남대영) 신부의 정신과 가톨릭교회의 정신에 따라 노숙자와 고통받고 소외된 이들에게 무료 중식을 제공한다는 목적으로 설립됐다. 네오니아 원장 수녀는 “지금 이 자리는 ‘요셉’이라는 분이 교구에 기증한 땅을 우리 수녀회가 매입하면서 시작한 곳으로 요셉의 집을 예수성심시녀회가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분들도 많다.”고 알렸다.

 맨 처음 협소한 공간으로 인해 밥을 먹는 이도, 봉사를 하는이도 모두가 큰 불편함을 겪었다는 네오니아 원장 수녀는 “공간을 조금씩 넓혀 현재의 요셉의 집이 됐다.”며 “한끼 먹는 밥을 편하게 먹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노숙자들뿐만 아니라 쪽방 사람들, 40~50대 직장이 없는 이, 신용불량자, 가정형편 등으로 오갈 곳 없는 이, 주민등록말소자, 상처가 있는 이들이 찾고 있는 요셉의 집은 한때 중구청의 요구로 노인급식을 함께 한 적도 있다. 네오니아 원장 수녀는 “노인 인구가 늘면서 노인에 대한 정책이 시행되던 시절 급식비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1000명을 급식한 적이 있는데 정작 필요한 이들이 밥을 먹는 게 아니라 부자들이 와서 밥을 먹었다.”며 “하루는 어떤 노인이 팔과 목에 금붙이를 두르고 왔길래 여기 올 때는 빼고 오라고 한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경제적으로 어렵지 않은 노인들까지 와서 급식을 하다 보니 정작 한끼가 절실한 이들이 밖으로 내몰리고 위축되었다. 네오니아 원장 수녀는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중 하루는 1000명이 넘는 이들이 마실 보리차를 끓여 댈 수가 없어 생수를 구입했는데 중구청에서 생수 비용은 급식비로 줄 수 없다는 것이었다.”며 “이전에도 소통이 되지 않아 운영상의 문제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이 발생하면서 생수 비용을 계기로 서로 협의하에 노인급식을 중단하게 됐다.”고 밝혔다.

노인급식 중단 후 무료급식이 필요한 이들에게 양질의 급식을 제공하기 위해, 그리고 1000인분을 준비하면서 협소해진 주방 등 시설을 재정비하기 위해 한 달 동안 문을 닫았다. 그동안 요셉의 집은 씻고 빨래하고 잠깐이라도 쉴 수 있는 공간 등을 마련했다. 네오니아 원장 수녀는 “새로 문을 열면서 인원수를 파악하기 위해 6개월 동안 숫자를 헤아려 250여 명이 꾸준히 밥을 먹으러 온다는 것을 파악하면서 그 사연 또한 하나같이 아프지 않은 것이 없었다.”며 “예전과는 달리 가족이 있어도 돌아갈 곳이 없는 이들이 많다.”고 안타까워했다.

 

 

현재 요셉의 집은 노숙자와 고통받고 소외된 이들을 대상으로 급식을 제공하고 있다. 매주 수요일과 주일을 제외한 월, 화, 목, 금, 토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식사가 제공되고 있으며 예수성심시녀회의 지원과 후원자들의 도움으로 운영되고 있다. 네오니아 원장 수녀는 “급식은 11시부터지만 새벽미사를 드리고 가면 벌써들 와서 잠을 자고 있거나 티비를 보고 있거나 씻고 빨래를 빨고 있다.”며 “밥도 중요하지만 거리에서 편히 잘 수 없다보니 휴게실을 이용해 쪽잠을 자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6대 구교우 집안으로 수도자가 많은 집안에서 성장한 네오니아 원장 수녀는 메리놀회 소속 본당 주임 신부의 영향으로 충주에서 대구의 예수성심시녀회에 입회했다. 오랜 수도생활을 거치며 모든 것이 주님의 섭리였다는 노(老)수녀는 가난한 이들에게 따뜻한 밥 한끼를 먹이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네오니아 원장 수녀는 마지막으로 “요즘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몇십 년을 후원하셨던 분이 후원을 못하게 되셨다.”며 “단돈 천 원이라도 후원을 해달라.”고 부탁하면서 요셉의 집에 후원과 봉사를 해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무료급식소 ‘대구 요셉의 집’ 후원 문의 053) 426-8737

대구은행 007-05-101710-001 성모자애원 요셉의 집

신한은행 801-03-007692 성모자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