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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싶었습니다 - 가톨릭 군위묘원 담당 장영일(그리산도) 신부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취재 김선자 수산나 기자

죽음과 삶이 공존하는 공간, 가톨릭 군위묘원은 대구대교구에서 운영하는 사설 공원묘원으로, 1982년 3월 15일 묘지 설치 허가를 받아 257,420평의 부지 위에 매장묘, 봉안묘, 봉안당, 봉안담, 가족단 등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또한 교구청 내 성직자 묘지가 포화됨에 따라 2013년 군위묘원 내에 제2의 성직자 묘지를 조성했다.

가톨릭 군위묘원은 매년 11월 2일 위령의 날에 성직자 묘역에서 미사를 봉헌한다. 또한 매주 미사가 있고 교우들의 기도가 끊이지 않는 곳이다.

늘 특별한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11월, 위령 성월이면 더욱 뜻깊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가톨릭 군위묘원 담당 장영일(그리산도) 신부는 “누구든지 죽음을 피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지만 그 사실을 잊고 있다가 현실이 되면 많은 분들이 당황을 한다.”며 “위령 성월이 되면 많은 분들이 묘원에 와서 기도하고 묵상한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오늘 우리를 부르지 않은 하느님의 의중을 헤아리는 가운데 하느님이 어떤 뜻을 가지고 있는지 돌아보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며 “늘 죽음에 대해, 그리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건강한 삶만큼 건강한 죽음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웰다잉 (Well-dying) 교육이 확대되고 있다. 대구시 수성구에서 운영되는 귀천준비학교의 어르신 학생들을 대상으로 삶과 죽음, 죽음 준비에 대한 특강을 했다는 장 신부는 “삶의 막바지에 계신 분들, 죽음을 잘 준비하고자 하는 분들이 모인 귀천준비학교는 우리가 만든 것이 아니라 수성구청의 요청으로 그분들을 위해 특강을 한 것”이라며 “이제 군위묘원은 더이상 죽은 이들을 위한 장소가 아닌 사람들이 오고 싶고 머물고 싶고 걷고 싶고 기도하고 싶은 곳으로, 가족들이 함께 올 수 있는 공원같은 곳으로 아이들도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 됐다.”고 자부했다.

묘원을 방문하는 모든 이에게 관심을 가지고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며, 유족들이 편안히 장례를 치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어느덧 선교의 한 방편이 됐다는 장 신부는 “오늘도 장례가 있었다.”며 “상주들과 인사를 하고 성당에 나가느냐 등등의 질문을 하면서 쉬는 교우면 다시 성당에 나갈 수 있도록 안내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얼마 전에는 93년도에 세례를 받고 냉담을 해 교적이 없어진 분을 세례증명서로 대신했던 일이 있었다.”며 “묘원이야말로 쉬는 교우를 만나는 중요한 곳으로 자연스럽게 선교가 되는 장소”라고 전했다.

사제이기 전에 인간으로 묘원을 방문하는 이들을 만나고 있는 장 신부는 고해성사를 통해 위로를 주고 있다. 그는 “쉬는 교우였던 어떤 분은 우연히 이곳에서 고해성사를 본 후 다시 성당에 나가게 되셨는데 많은 분들이 묘원에서 위로를 받고 가신다는 사실을 알려주셨다.”고 말했다.

죽은 이의 영혼을 생각하고 위로하는 달 11월 위령 성월에 만난 장영일 신부는 가톨릭 군위묘원에 대해 “죽음이 생각나는 곳이 아니라 빛과 희망, 삶의 활력을 얻어 가는 장소가 되어 찾는 이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곳”이라고 소개하면서 “오늘 하루도 성실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며 내 이웃을 위해 기도하면서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주님 안에서 평안한 나날이 되길 기도한다.”고 말하며 인터뷰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