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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인들의 가족찾기 프로젝트 - 엄마, 보고싶어요
프랑스 입양인 안느 셀리에
- 한국이름: 김윤정


글 김 데레사 수녀|샬트르성바오로수녀회

샬트르성바오로수녀회 대구관구 수녀원이 시작된 1915년 이래 백백합보육원을 거쳐 입양된 수많은 해외입양인들이 성장하여 자신의 친가족을 찾기 위해 모국을 방문하고 있습니다. 지난해는 수십 년 만에 친가족과 극적인 상봉을 한 경우가 몇 차례 있어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매번 상봉이 이루어지기까지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기도해 주신 <빛> 잡지 형제자매님들께 깊이 감사드리며 아직도 상봉을 기다리는 많은 이들을 위해 기도와 격려 부탁드립니다.

 

해마다 명절을 맞아 고향으로 내려가는 귀성 차량에 관한 뉴스를 보면 고국에 왔다가 부모를 만나지 못하고 돌아간 입양인들 생각이 난다. 혹 이런 풍경을 보게 된다면 그 마음이 얼마나 쓸쓸할까? 양부모가 계시고 배우자와 자녀가 있어도 근원적인 그리움은 채울 수 없는 것 같다. 돌아가셨다면 포기하고 하늘을 향해 기도라도 하겠지만 하늘 아래 어디엔가 계시다 나타날 것 같은 막연한 기대감으로 모국을 찾는 이들 중 하나인 프랑스 입양인 안느 셀리에(Anne Sellier) - 김윤정 씨의 사연을 소개한다.

그녀는 남편과 함께 2008년에 이어 두 번째로 한국을 방문하여 샬트르성바오로수녀회 대구관구 백백합보육원(현 백합어린이집)을 찾아왔다. 보육원 아동카드 기록을 보면 1984년 2월 24일 대구 중구 남산 1동의 옥풍슈퍼 앞 길가에 유기되었으며 남산 1동 파출소를 거쳐 백백합보육원에 맡겨졌다. 아동카드 뒷면에는 친부가 쓴 것 같은 사연이 또렷하게 남아 있다.

 

<성명: 김윤정, 생년월일: 1982년 음력 10월 27일. 엄마 없는 자식이니 키울 사람이 없어서 몇 달을 헤매다가 안 되어 여기에다 놔둡니다. 키울 형편이 못 됩니다. 부잣집으로 부탁…. >

 

아기는 보육원에서 6개월을 지낸 후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프랑스 작은 마을 앙제의 한 가정에 입양됐다. 프랑스인 부모는 양딸을 사랑과 정성으로 키워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건강하고 행복하게 보냈고, 현재 프랑스의 한 대학교에서 조교로 일하고 있다. 결혼 후 자녀를 갖게 되자 모국과 친부모에 대해 궁금해졌고 자신의 뿌리를 찾아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입양인들이 으레 그렇듯 김윤정 씨도 처음 유기된 장소와 자신을 데려다준 파출소를 가보고 싶어했다. 그곳은 백백합보육원에서 그리 멀지 않은 남문시장 네거리 근처였다. 인근에 사는 주민들의 도움으로 첫 발견 장소인 옥풍슈퍼와 남산 1동 파출소가 있었던 장소를 찾았다. 그 당시 슈퍼와 파출소가 있던 곳은 넓게 트인 도로가 되었고 새로 지은 고층아파트가 자리잡고 있다. 안타깝게도 2살 때 부모의 품을 떠나야만 했던 김윤정 씨는 이역만리에서도 부모의 소망대로 잘 성장하여 남편과 함께 친가족 상봉의 꿈을 가지고 다시 돌아와 그 자리에 섰다.

 

“결혼을 하고 아이들을 키우다보니 저를 낳아주신 부모님이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키울 형편이 못 되어서 저를 포기해야만 했을 때 얼마나 힘드셨을까 생각합니다. 저의 이름과 생년월일이 적힌 부모님의 메모를 보면서 행복을 빌어주신 부모님을 상상하곤 합니다. 부모님을 만나면 사랑하는 남편과 두 아들을 보여 드리고 싶습니다. 부모님도 부디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사랑합니다.”

 

트르성바오로수녀회 대구관구 백백합보육원 입양인 지원 : 053-659-3333

김 데레사 수녀 : spctk@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