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로그인

함께 사는 세상
마음의 상처가 큰 요한보스코 씨


취재 박지현(프란체스카) 기자

  수성성당 최민욱(요한보스코, 41세) 씨를 만나기 위해 방문한 어느 병원, 굳게 잠긴 철문을 관계자의 허락 하에 열고 들어가니 두 눈에 초점을 잃은 그가 우두커니 앉아있었습니다.

10여 년 전 제대 후 직장생활을 시작한 요한보스코 씨는 군생활을 같이 한 친구와 우연히 연락이 닿아 무척 반가웠습니다. 소극적인 성격으로 사람들과 쉽게 어울리지 못하던 그와 달리 활달한 그 친구가 좋았고 많이 믿었기에 자신의 명의로 카드를 발급해주고 월급까지 다 맡겼지만 친구는 수천만 원의 빚을 남기고 사라져버렸습니다. 큰 충격을 받은 요한보스코 씨는 그때부터 외부와 접촉을 끊고 지내기 시작했습니다.

부모님과 두 명의 여동생, 그리고 남동생은 그를 진심으로 걱정하고 위로하며 치료받을 것을 권했지만 가족들이 자신을 비난하고 남들에게 소문내어 손가락질 받도록 내버려둔다는 환청과 망상에 사로잡힌 그는 치료를 완강히 거부했습니다. 하지만 상태가 점점 더 심각해져서 방 안에 흉기를 두고 있는 그와 함께 지내는 것이 불안했던 가족들을 대신해 어머니가 나서서 그를 정신병원에 입원시켰습니다. 한 달 정도 치료를 받고 돌아온 그는 상태가 나아지기는 커녕 본인의 동의없이 강제로 입원시킨 어머니에 대한 분노로 가족들을 위협하고 폭언과 폭행을 일삼았습니다. 결국 4년 전부터 아버지와 미혼의 남동생은 따로 원룸을 얻었고, 어머니는 경기도에 있는 결혼한 여동생의 집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요한보스코 씨가 목숨을 끊으려고 집에 불을 질러 살고 있던 빌라 한 채와 윗집까지 몽땅 다 타버렸습니다. 일용직노동자인 아버지는 고령인 탓에 일감을 얻지 못해 일하는 날보다 쉬는 날이 더 많고, 어머니는 경제능력이 없습니다. 남동생이 매달 100만 원 정도의 월급을 받지만 화재보상과 형의 치료비, 그리고 남은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지기에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요한보스코 씨의 어머니는 “엄마라고 부르기는 커녕 심한 욕설만 내뱉는 무서운 아들이지만 자식이기에 절대 포기할 수 없어요.”라며 “수천만 원이 넘는 화재보상과 수리비, 그리고 아들의 치료가 지속적으로 필요한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네요.”라며 깊은 한숨만 내쉬었습니다.

도와주세요. 마음의 상처가 큰 요한보스코 씨와 그로 인해 힘들어하고 있는 가족들에게 여러분들의 사랑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