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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인들의 가족찾기 프로젝트 - 엄마, 보고 싶어요
미국 입양인 웬디 리브즈
- 한국이름 : 이정희


글 김 데레사 수녀|샬트르성바오로수녀회

샬트르성바오로수녀회 대구관구 수녀원이 시작된 1915년 이래 백백합보육원을 거쳐 입양된 수많은 해외입양인들이 성장하여 자신의 친가족을 찾기 위해 모국을 방문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해외입양인들이 감동적인 친가족상봉을 하였습니다. 매번 상봉이 이루어지기까지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기도해 주신 <빛> 잡지 형제자매님들께 깊이 감사드리며 아직도 상봉을 기다리는 이들을 위해 기도와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미국 가정에 입양된 웬디 리브즈 씨는 입양된 지 44년만에 남편과 함께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중년이 된 그녀는 두 자녀를 두었으며 아이들을 키우면서 친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이 커졌고 꼭 뿌리를 찾아야겠다고 결심했다고 한다.

보육원 아동카드 기록을 보면 리브즈 씨는 1971년 10월 11일 대구시 남산동 서현교회 앞에서 기아로 발견되었다. 지나던 행인에 의해 발견되어 그날 저녁 덕산파출소(현 남산지구대)를 통해서 백백합보육원에 맡겨졌다. 한국이름 이정희는 보육원에서 지어 주었고 생년월일인 1969년 12월 29일도 추정에 의한 것이다. 보육원에서 한 달여 보살핌을 받은 후 리브즈 씨는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미국의 일리노이주의 한 가정으로 입양되었다. 성장 과정은 외동딸로 양부모와 친척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행복하게 자랐다고 한다.

리브즈 씨는 40여 년 전 한 달여 머물렀던 백백합보육원(현재 백합어린이집)의 나자렛방(2~3세 아기방)을 둘러보았다. 그리고 나서 서현교회를 찾아갔다. 교회 정문 앞 계단 바로 그 장소에 도착하자 입양갈 때 신고 있었던 색동꼬까신을 가방에서 꺼냈다. 친모가 신겨 주었는지 입양기관에서 신겨 주었는지 알 수 없으나, 어디든 지니고 다닌다고 하며 신을 손바닥 위에 올려놓았다. 아기 때의 신을 버리지 않고 잘 보관하여 양딸에게 준 양부모의 마음 씀씀이가 고귀하게 느껴졌다. 색동꼬까신은 그녀의 정체성이고 고향이며 조국인 것이다. 색동신을 신은 채 엄마 손을 잡고 팔랑팔랑 걷는 꿈을 얼마나 많이 꾸었을까?

“어머니, 어디 계세요? 보고 싶어요!”

 간절히 불러도 되돌아오는 소리 없는 교회 앞마당을 한 바퀴 걷고 나서 낯모르는 사람의 품에 안겨 파출소까지 갔을 길을 되짚어 걸었다. 리브즈 씨의 사연을 접한 경찰관들은 적극적으로 나서서 가족 찾는 일을 도와주고자 했으나 너무 부족한 정보인지라 안타깝게도 어떠한 실마리도 찾을 수가 없었다.

현재 미국의 디자인 회사에 근무하는 리브즈 씨는 한국에 체류하는 동안 경험했던 한국의 문화와 친절한 사람들에게 매료되었다고 한다. 언젠가는 어머니를 꼭 만날 수 있으리라 희망하며 기회가 닿는 대로 가족과 함께 다시 대구를 찾아올 계획이라고 하며 미국으로 떠났다.

웬디 리브즈 씨에 대해 아시는 분은 아래 연락처로 연락해 주시고 가족을 찾을 수 있도록 주변에 널리 알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샬트르성바오로수녀회 대구관구 백백합보육원 입양인 지원 : 053-659-3333

김 데레사 수녀 : spctk@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