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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탐방 - 천주교순교성지 관덕정순교기념관 개관 25주년
순교자들의 신앙과 얼을 기리기 위한 관덕정순교기념관


취재|박지현(프란체스카) 기자

 

대구대교구에는 도심 속에 위치한 성지, 관덕정순교기념관이 있다. 이곳은 아미산이라고 불리던 언덕바지 땅으로서 조선시대 사상범을 처형하던 형장이었다. 천주교를 박해하던 시절(을해박해, 정해박해, 기해박해, 병인박해)에 경상도 전역에서 체포된 신자들이 대구감영으로 이송되어 와서 이곳 관덕당 형장에서 순교했다.

 천주교대구대교구에서는 한국천주교회 200주년(1984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관덕당 형장에서 순교하신 분들과 대구감영에서 옥사하신 분들을 기리는 뜻으로 1991년 5월 31일 이 자리에 관덕정순교기념관을 개관했고, 2007년 기념관 옆에 신관도 개관했다. 건물 위의 단청 문양 누각은 가톨릭의 상징을 담고 있고 화강석 건물 벽은 순교자들의 굳건한 신앙과 얼을 기리고 있으며, 외벽 부조는 하느님께 대한 순교자들의 사랑을 묘사하고 있다. 건물 안에는 성당과 이윤일 요한 성인의 유해를 비롯한 성인들의 유해가 모셔져 있으며, 순교자들과 관련된 많은 사료들이 전시되어 있다.

관덕정순교기념관 최호철(안토니오) 관장 신부는 “올해는 관덕정순교기념관 개관 25주년과 병인박해 150주년, 을해박해 200주년이 되는 해이다. 그리고 2017년에는 이윤일 요한 성인이 순교하신 지 150주년이 된다.”며 “이를 기념하고자 올 한 해 동안 상반기에는 기념관 개관 25주년, 하반기에는 순교자 현양에 초점을 맞추어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지난 1월 16일(토) 오후 4시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순교 영성 25주년”이라는 주제로 관덕정순교기념관 개관 25주년 기념 음악회를 열었다. 그리고 이윤일 성인의 순교일인 1월 21일(목) 오후 5시 계산주교좌성당에서 교구장 조환길(타대오) 대주교의 주례로 순교기념미사가 봉헌된 가운데 기념관 기획위원회 위원 한명수(미카엘) 씨가 집필한 <관덕정 순교자들의 신앙과 삶>을 조 대주교에게 직접 봉헌했다.

8월에는 13일(토) 오후 5시 기념관에서 성음악연구회(Cantate Domino Canticum Novum)의 제2회 연구 발표회 미사가 봉헌되었다. 최 관장 신부는 “성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박대종 신부의 지도로 성음악연구회 평신도 회원들이 참여한 이날 미사는 라틴어 그레고리오 성가로 진행되었고, 미사 전체를 라틴어로 봉헌하였기에 미사 순서와 내용 등에 대한 우리말 해설이 곁들여졌다.”고 했다. 이어서 9월 3일(토)에는 관덕정에서 돌아가신 열한 분, 경상감영에서 옥사하신 일곱 분의 순교복자를 위한 순교복자비를 세우고 관덕정순교기념관의 25년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사진전과 전 신자들을 대상으로 백일장도 열 계획이다.

“사진전을 준비하기 위해 보관되어 있는 자료를 정리하던 중 귀한 것을 많이 찾게 되었다.”는 최 관장 신부는 “을해박해 때 돌아가신 순교자들에 대한 연극대본을 공모한 적이 있었는데 그 자료들을 발견하게 되어 당시 행사를 주관한 이들에게 동의를 구하고 그것을 정리해 책으로 펴내려 한다.”고 했다. 계속해서 “우리나라 국문학 가운데 ‘천주가사’(조선후기 천주교의 교리와 신앙의 교훈을 전달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가사)라는 가사문학이 있는데 최양업 신부님이 계실 때의 가사문학 원본 필사본이 남아 있었다.”면서 “순교자들의 자료를 발굴하는 것 만큼 보관되어 있는 자료들을 많은 이들에게 알리는 것도 매우 중요한 일이므로 25주년을 맞아 그동안 모아둔 수많은 자료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관덕정순교기념관에서는 정기적으로 평생회원을 모집하고 매주 화요일 오전 10시, 금요일 오후 3시(순교자 현양미사), 토요일 오후 5시(매월 첫째 토요일은 후원회원을 위한 미사)에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그리고 매월 첫째 토요일 오후 4시부터 교회사 강좌를, 분기별로 영성강좌를 마련하고 있다.

최 관장 신부는 “시내 한 가운데 위치해 있어 대구 내에서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쉽게 다녀갈 수 있고, 다른 지역에서는 미리 순례신청을 하면 봉사자들이 친절한 안내와 설명을 해 준다.”면서 “바쁜 도심 속에 위치한 작은 쉽터라는 생각으로 누구든지 부담없이 와서 신앙을 위해 돌아가신 그분들의 삶을 생각해보고 오늘을 사는 내 신앙을 돌아보며 순교자들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순교자성월인 9월, 관덕정순교기념관을 찾아 순교자들의 신앙과 얼을 되새겨보는건 어떨까?

 

대구광역시 중구 관덕정길 11(중구 남산2동 938-19)

순례시간 : 오전9시 30분 -오후 5시까지(매주 월요일 휴관)

전화 : 053-254-0151 www.daegusaint.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