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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싶었습니다 - 성서성당 총회장 배재회(율리아노)·김영숙(율리아) 부부
부부, 별처럼 영원히 함께 빛나다


취재|김명숙(사비나) 편집장

계절은 어느새 한 해의 끝자락에 닿아 있고 새로운 한 해를 준비하고 있다. 2016년 ‘가정의 해’에 마지막으로 만난 가족은 성서성당(주임: 구본식 안드레아 신부)에서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 배재회(율리아노)·김영숙(율리아) 부부의 가정이다. 이들의 이야기를 일문일답으로 풀어보았다.

 

· 교수, 경영자, 부동산기획전문가 등 다양한 사회활동과 함께 본당 ME대표로 6년 넘게 활동하시면서 가장 보람된 일은 무엇인지요? 7년 전 새해를 맞으며 아내의 권유로 ME교육을 함께 받게 됐어요. 교육을 통하여 보수적인 저에게 아내와 자녀는 서로의 생각과 추구하는 삶의 방식이 다르므로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해 주면서 서로 사랑이라는 힘으로 맞추어 가는 것임을 알게 되었죠. 그리고 본당 ME대표로 활동하면서 지난 5월 “성서성당 부부의 날 기념 부부 언약식”을 거행했었는데 이 일이 가장 보람 있고 기억에 남습니다. 이 행사는 교구장님의 “가정, 가장 가까운 교회”라는 2016년 사목교서에 따라 특별히 본당 신자 전체를 대상으로 부부의 사랑을 재점검하고 새로운 삶의 활력을 얻는 동기를 부여하고, 부부의 날을 통한 ME주말의 활성화 및 참여를 홍보하고, 짝교우 및 비신자들의 참여를 통한 선교활동을 하자는 목적으로 행사를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식전행사로 형제자매님의 축가에 이어 제1부 부부의 날 기념식, 제2부 특강(주제는 “부부 사랑의 언어”), 제3부 부부 언약식으로 나누어 진행되었습니다. 무엇보다 행사를 통해 참석자 모두 지난날 부부간의 삶에 대한 반성과 앞으로의 각오를 다짐하면서 즐겁고 재미있고 유익한 시간을 함께했고 많은 분들로부터 찬사를 받아 참으로 보람을 느낀 그런 행사였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 세례받은 동기와 자녀교육에 대해 들려주세요. 아내와 저는 대한적십자(RCY) 대학동아리에서 활동하다 만나 결혼을 했고 세례는 제가 1995년 의회의원 선거에 출마하고 있는 기간에 어느 분의 권유로 통신교리를 거쳐 성당성당에서 정삼덕(베네딕토) 신부님께 세례를 받았어요. 아내는 저보다 1년 빨리 1994년 본리성당에서 이대길(시메온) 신부님께 세례를 받고 직장 내 어려운 환자 돌봄을 위한 간호직 수행에 가톨릭정신으로 충실히 임하고 있습니다. 자녀교육의 경우 요즘에는 자녀들이라고 해서 무조건 부모의 뜻에만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어려서부터 부모의 모범적인 삶이 곧 자녀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오직 주님의 뜻에 맡겼습니다. 저희 부부의 자녀교육은 먹이를 잡아주는 것이 아니라 먹이 잡는 방법을 알려 주는 것이라 생각하고 나름대로 확고한 소신을 가지고 교육하고 훈련시켰습니다. 저희가 맞벌이 부부여서 두 아들과 함께할 시간이 많이 부족했기에 어려서부터 독립심을 키워주며 자신의 의무와 책임감을 갖도록 가르쳤어요. 또 어떤 일이든 목표를 설정하여 능률을 극대화 하도록 도우면서 여건만 되면 함께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려고 했습니다. 가훈을 “가족화목”으로 하고 실천을 위해 가족회의도 자주 열고 어려서부터 스킨십을 많이 한 덕분에 지금도 인사할 때 껴안으며 인사합니다. 특별히 잘 키운 건 아니지만 부모 걱정 크게 안 끼치고 스스로 학업을 마치고 취업하여 둘 다 결혼해서 열심히 살고 있으니 감사할 일이죠.

 

· 결혼과 가정의 의미에 대해 들려주시기 바랍니다. 결혼이란 육신(몸)과 영혼(마음)의 만남이랄까요. 결혼은 두 사람이 하나가 되어 무한한 새로움을 창출하고 인류의 존속을 희망하는 하느님의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가정은 진정한 나눔의 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신적인 나눔과 신체적인 나눔, 나아가 경제적 나눔의 장이지요. 이 나눔의 장을 통하여 비난보다는 용서가 있고 주장보다는 이해와 관용이 우선되며 따스함과 마음의 평화가 자라서 항상 웃음이 있는 동산이 되지요.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책임감을 갖고 가정을 지켜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 기도와 신앙생활은 어떻게 하고 계시는지요? 제가 신앙생활에 적극적이지 않다고 항상 아내로부터 잔소리를 듣습니다. 제 나름대로 잘 한다고 하는데 아내 눈에는 많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아내는 성가대, 레지오마리애, 꾸르실리스타회 대표, ME대표 등 여러 본당활동과 사회활동까지 참 적극적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반면 저는 본당 ME대표를 하면서 부부사랑의 모범적 가정을 가꾸어 나가는 데에만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 나가고 있는 편입니다. 신앙은 말씀이고, 더 중요한 것은 바른 실천적 삶이라 생각합니다. 참사랑이나 행복을 말할 때 논리적인 답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모범적인 삶이 필요한 것이죠. 바오로 사도께서 말씀하셨듯이(사도 20,33-35 참조) 저 또한 남의 것을 탐하지 않고 제 노력의 대가로 살며 남에게 주는 삶을 살려고 애씁니다. 그래서 제가 가진 범위 내에서 아껴 쓰고 큰 욕심을 부리지 않습니다. 또한 제가 가진 재능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마음으로 사회봉사활동을 통하여 실천하고 있습니다.

 

· 본당 총회장으로서 앞으로의 계획과 더불어 특별히 좋아하는 성경구절이 있다면 무엇인지요? 뜻밖에 얼마 전 본당 총회장직을 맡게 되었습니다. 본당 총회장으로서 주임신부님을 존경하고 사랑하며 신부님의 사목지침을 충실히 따르고, 영적 내실화와 더불어 본당공동체의 일원으로 사랑을 실천하는데 앞장서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저희 가족과 저에게 늘 힘이 되어주고 등불이 되어주는 다니엘서의 성경말씀이 있는데 오랜 세월 가슴에 새기고 살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을 정의로 이끈 이들은 별처럼 영원무궁 빛나리라.”(다니 12,3)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거리마다 꽃등불을 켠 11월의 나무는 가장 고운 빛으로 자신의 존재를 여실히 드러낸다. 한 해 동안 묵묵히 견딘 나무는 아름다운 색채로 그 수고로움의 결실을 우리에게 선사한다. 배재회(율리아노)·김영숙(율리아) 부부의 삶처럼 올 한 해 ‘가정의 해’를 지내면서 우리는 얼마나 많이 가족을 사랑하고 보듬으며 살았는지, 또 얼마나 아름다운 빛을 뿜어내는 노력을 했는지 다시 한 번 되묻게 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