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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인들의 가족찾기 프로젝트 - 엄마, 보고 싶어요
독일 입양인 마르셀 규 슈페르트
- 오영규


글 김 데레사 수녀|샬트르성바오로수녀회

샬트르성바오로수녀회 대구관구 수녀원이 시작된 1915년 이래 백백합보육원을 거쳐 입양된 수많은 해외입양인들이 성장하여 자신의 친가족을 찾기 위해 모국을 방문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해외입양인들이 감동적인 친가족상봉을 하였습니다. 매번 상봉이 이루어지기까지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기도해 주신 《빛》 잡지 형제자매님들께 깊이 감사드리며 아직도 상봉을 기다리는 이들을 위해 기도와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독일에 사는 오영규 씨는 거의 한 해 동안 이메일을 통해서 여러 차례 자신의 입양전의 기록과 친가족에 대한 정보 등을 문의해 왔다. 31년 전 독일에 입양된 마르셀 규 슈페르트(Marcel Kyu Suppert) - 오영규 씨는 지난 10월 독일인 양부모님과 함께 처음으로 백백합보육원(현 백합어린이집)을 방문했다.

백백합보육원 원아카드 기록에 의하면 오영규 씨가 처음 발견된 곳은 1985년 5월 16일 10시 경 대구시 동구 검사동 한국 SOS 어린이마을 놀이터에서였다. 마당에서 울고 있는 생후 10개월 정도된 아기를 발견한 행인이 동촌파출소에 신고 했고 당시 SOS 어린이마을에서는 수용할 수 없었던 상황이라 파출소에서는 거리가 좀 멀었지만 백백합보육원에 아기를 맡겼다고 한다. 보육원에서는 아기의 생년월일을 1984년 9월 27일로 추정했고 이름을 ‘오영규’라고 지어주었다. 7개월여 보육원에서 보살핌을 받은 후 1985년 12월 독일 슈트트가르트의 한 유복한 가정에 입양되었다. 경제학자인 아버지와 교사인 어머니는 성탄절을 앞두고 맞이한 아기를 큰 축복으로 받아들였고 정성과 사랑을 다해 키웠다.

오영규 씨는 양부모와 함께 아기 시절 머물렀던 백백합보육원의 청방(7개월~12개월 유아방)을 둘러보고 SOS 어린이마을을 방문했다. 이 곳 역시 재건축을 하여 옛 모습은 모두 사라졌지만 한 복지사의 친절한 안내로 31년 전 울고 있었던 자리에 섰는데, 딱하게도 그곳에서는 유치원 아이들과 아빠가 함께 하는 행사가 진행 중이었다. 아빠의 손을 꼭 잡고 신나게 뛰노는 아이들의 모습을 바라보는 오영규 씨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그리운 어머니 아버지, 당신의 아들이 대구를 떠나 독일로 입양된 지 31년이 되었습니다. 오늘 저는 부모님이 저를 누이셨던 자리에 와 있습니다. 놀이터에서 함께 놀아주지 못하고 홀로 저를 남겨두고 떠나셔야만 했던 부모님의 마음을 헤아려봅니다. 그리고 저의 마음 속에서 다만 그리움만 가득 올라옵니다. 누구세요? 어디에 사세요? 너무 보고 싶습니다. 부모님께서도 저를 만나고 싶으신가요? 저를 낳아 주셨기에 저는 계시는 곳이 어디든지 기꺼이 가겠습니다. 참 저의 오른쪽 어깨에 검은 점이 있어요. 이 사연을 보시고 저의 부모님이라고 여기시면 꼭 연락을 주세요.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빕니다.”

그리고 그는 어머니가 자기를 기억하는데 도움이 될까 싶다며 어릴 적부터 있었다는 오른쪽 어깨 위의 검은 점을 보여주었다. 오영규 씨는 비록 부모는 아직 찾지 못했지만, 그를 보육원에 맡겼던 경찰관과 연락이 닿아 상봉을 할 수 있었다. 아직 낯선 어머니의 나라지만 아름다운 한국 문화와 친절한 사람들에게 감동했다고 하며, 경찰서에 DNA 등록을 하고 독일로 떠났다. 오영규 씨의 친가족이거나 가족을 알고 계신 분들의 연락을 기다립니다.

 

샬트르성바오로수녀회 대구관구 백백합보육원 입양인 지원 : 053-659-3333

김 데레사 수녀 : spctk@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