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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모당 봉헌 100주년 기념 루르드문학미술제 문학부문 〈동상〉 시
도돌이표


글 전은경 크리스티나|서울대교구 명동성당

 

밭일을 하다 힘줄이 끊어져 어깨 수술을 하신 엄마.

커오면서 처음 본 엄마의 눈물.

시간이 흘러 그 어깨가 다시 저리고

진료 예약한 병원에서 딸과 만나기로 했던 날.

 

오전 볼 일이 바빴던 딸은

문득 진료 예약증을 두고 온 것이 떠올라

다시 집으로 들어갔다.

같이 점심 먹고 나가도 되는지 묻는 엄마에게

머뭇거림 없이 등을 돌려 나가지 않았다면

한끼를 걸렀을지 모를 딸을 위해

식은 밥을 김치에 볶아 밑반찬을 넣어 김에 말지 않았을 것이다.

 

출발하려는 버스를 잡아 올라타고

시간에 쫓긴 버스기사가 급출발하고

4년 전 수술한 어깨가 부러지고

 

병실 침대에 보호대를 한 팔로

빨리 가라고

집에 가서 쉬라고

딸을 향해 휘젓는다.

 

이기적인 딸은

이기적이지 못한 엄마의 마음이 아파

휘젓는 팔을 잡아

옆으로 앉는다.

밤을 지새우며 그 옆을 지킨다.

평생 딸의 옆을 챙겼던 엄마의 모습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