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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지를 다녀와서
모잠비크 선교지 방문


글 이상옥 엘리지아 | 대봉성당

 

저는 지난 달 한국외방선교후원회원의 자격으로 한국의 신부님이 사목하시는 모잠비크에 다녀왔습니다. 그곳은 우리나라의 초봄 날씨라 지내기가 참 좋았고, 너무 알차고 기쁘고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인천공항에서 에디오피아 항공을 타고 아디스아바바에 내려 모잠비크로 가는 비행기로 갈아타고 마푸토에서 리칭가로 갔습니다. 니아싸 호수 또는 말라위 호수라고도 불리는 곳에서 아름다운 석양을 보며 1박을 하고 마주네에 계시는 신부님께로 가서 짐을 풀고 이틀을 머물렀습니다. 마주네 공소의 유아세례식에 함께했는데 그동안 알고 있던 우리의 전례와는 조금 다른 춤과 노래로 찬미하는 거룩한 미사였습니다. 그리고 마루파 공소에서 거행되는 혼배미사에도 함께했습니다. 주일은 마루파 성당에서 봉헌되는 미사에 참례했는데 성가대도 있고 신자들이 가득 찰 정도로 많았습니다. 미사가 2시간 정도 진행됐는데 율동과 춤, 그리고 노래로 하다 보니 전혀 지루하지가 않았습니다. 보이는 그대로 몸과 마음으로 드리는 미사였습니다.

 

 

모잠비크 선교지에서 지내는 동안 생활은 조금 불편했지만 서로 도와주고 함께하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마주네 본당에는 23개의 공소가, 마루파 본당에는 24개의 공소가 있어서 사목하시는 신부님께서 해야 할 일이 무척 많았습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식사를 해결해야 하고, 성당 주변의 공사도 해야 합니다. 여러 곳을 이동하다가 자동차의 타이어가 펑크 나면 교체는 물론 차 정비도 직접 하셔야 합니다. 그렇게 본당과 여러 공소를 오가며 참으로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열악한 환경과 조건에도 기쁘게, 열심히 사시는 모습을 보고 많이 도와 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음식도 버리지 않고 먹을 만큼만 남김없이 먹으며 절제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7일 동안 선교지에서 머물다가 모잠비크에서 펨바행으로 향해서 케냐 나이로비에 도착했습니다. 케냐 국립공원 사파리 자연동물원의 넓고 평온한 초록빛 땅에서 사자를 비롯하여 코끼리, 기린, 하마, 코뿔소, 사슴, 하이에나, 원숭이, 펠리칸 등등 온갖 동물들을 보면서 하느님의 창조섭리에 감탄했습니다.

   

 

 

 

케냐에서 지낸 3일 동안 보스코·엘리사벳 부부 집에서 머물게 됐는데, 이 가정은 17년 동안 케냐에 살면서 돌아가신 이태석 신부님께서 자주 오셨고, 지금도 신부님과 수녀님이 오시면 항상 머물다 가신다고 합니다. 엘리사벳 자매는 성당에서 봉사를 많이 하시고, 보스코 형제는 가이드를 해 주시며 기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감명을 받았습니다. 하느님께서 케냐에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며 좋은 일을 하라고 보스코·엘리사벳 부부를 그곳으로 부르신 것 같았습니다.

마지막 날은 콘솔라토 수도회에서 지은 부활성당에서 미사를 봉헌하고 십자가의 길과 성당 주변을 돌아보면서 성지순례를 했습니다. 그곳 사람들이 십자가의 길을 할 때 땅바닥에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모습을 보면서 신심이 무척 깊다고 느꼈습니다. 케냐에 수만 평의 땅을 기증한 켈런 여사의 박물관도 둘러보고 차 밭과 커피 밭도 구경하고 미혼모들이 만든 예쁜 장식품도 구경했습니다. 모잠비크 선교지 방문을 아무 탈 없이 잘 다녀올 수 있어서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이번순례를 통해서 세상 사람들은 모두 하느님의 창조물이며 귀한 작품들이라는 생각을 되새기게 되었습니다.

 

 

아프리카는 경제적으로는 어렵지만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참 순박하고 순수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우리도 예수님의 사랑으로 나누고 배려하는 마음으로 살아갈 때 온 세상이 그리스도 왕국이 될 것이라는 생각했습니다. 그날이 올 때까지 서로 나누고 도와주고 배려하는 삶을 잘 실천하도록 저희들 가슴에 주님의 사랑을 가득 채워주소서. 아멘.